새누리당이 31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압박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해 "제왕적 총재의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가 기초선거 무(無)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의 회담 제안이 "대통령을 끌여들어 기초공천 문제를 다시 선거 이슈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기초공천을 해야겠다는 당내 거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여당은 안중에도 없이 선거에서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그 자체가 오만 그 자체"라며 "십수 년 전 제왕적 총재가 당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에나 보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새 정치에 대해 '혹시나'하고 기대했던 국민에게 '역시나'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제왕적 총재, '도로 민주당'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또 안 대표를 향해 "당내 의견부터 통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안 대표가 어제 '미생지신(尾生之信·신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는데, 본인의 말도 안 지키는 사람이 남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할 자격이 있느냐"면서 "안 대표가 '미생지신'의 100분의 1이라도 보여줬다면 국민 지지율이 이렇게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블랙코미디"라고 혹평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손바닥 뒤집듯 거짓말만 일삼던 안 대표가 약속을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라면서 "추락한 지지율 속에서 어떻게든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안 대표의 몸부림에 국민은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100년 정당을 창당하겠다던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남의 집에 더부살이하는 자신의 모습부터 반성해야 한다"면서 "안 대표가 기초선거 공천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처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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