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탈당 이후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의 양자대결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 전 시장은 그 동안 손 전 지사가 일정부분 점유하고 있던 '중도층'을 흡수해 박 전 대표의 보수색과의 대립점 구축에 진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때리기'의 협공 파트너였던 손 전 지사가 떠나자 '후보 검증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이명박 "꼴통 수구보수가 아니라 젊은 보수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1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초청특강에서 "나보고 개발시대 사람이라고, 개발과 군사만 한나라당에 남았다고 하는데 나는 시대의 변화에 한 걸음 씩, 혹은 반걸음 씩 앞서 변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19일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임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개발시대에는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데 노력했고, 환경이 중요한 때에는 환경 복원에 노력했다"면서 "생각을 바꾸고 시대를 앞서가고 바르게 가면 우리는 젊은 보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낡은 보수, 꼴통 수구보수가 아니라 젊은 보수가 되어서 그들(현 정권)보다 국민을 잘살게 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나라를 강하게 만들 능력과 정신과 경험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시장은 "정권을 찾아오지 못하면 (한국사회는) 완전히 좌로 가는 것이다.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나라를 지킬 책임이 우리에겐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한 점의 비리나 구태도 없어야"
반면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를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도덕성 검증'에 포문을 다시 열었다.
전날 MBC <PD수첩>이 이 전 시장의 위증교사 의혹을 보도한 데다 박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도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다시 건드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동구 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재도약포럼' 특강에서 "부패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이 신뢰할 정당으로 거듭나기까지 저와 한나라당은 정말 처절한 노력을 해 왔다"면서 "한 점의 비리나 구태가 없는 가장 깨끗한 경선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당도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중단되거나 다시 뒤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캠프가 정책과 검증 두 가지 기조로 가지 않겠느냐"며 향후 검증공세를 예고했다.
최경환 의원도 "검증은 당 외에도 언론이나 시민단체 같은 사회적 공기들이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 후보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작정이며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상대편의 약점도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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