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선 룰 논란과 관련해 강재섭 대표가 제안한 '8월-23만 명' 중재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해 선택은 이제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명박-박근혜, 막판 타결로 가나
울산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16일 울산시당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번 혁신안(현행 경선 룰)도 당원들이 만든 것이니 당원들이 (8월 안에) 동의하고 찬성하면 그렇게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오전 강재섭 대표가 전화를 해서 '범여권의 후보 결정 상황과 정기국회 개회 일정 등을 감안해 8월20일 경 23만 명의 선거인단으로 경선을 치러야 할 것 같다'고 제안해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원의 동의'이라는 전제를 제시하긴 했지만 9월경선이 어렵다면 '6월-4만 명'이라는 현행 방식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중재안의 정확한 규모는 전체 유권자의 0.5%인 23만7000여 명 수준.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아니라 강재섭 대표가 안을 냄으로써 당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갖췄고, 또 '범여권의 후보', '정기국회 일정' 등 나름대로 명분도 제시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입장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경선 룰을 둘러싼 양 진영의 의견 접근이 18일까지 활동시한인 당 경선준비위의 막판 타협안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경선 참여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선택을 놓고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지사가 중재안을 수용할지가 최대 관심사.
손 전 지사 측의 이수원 특보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손 전 지사는 묵언수행 중이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을 아끼면서도 "시기나 규모 등 경선논쟁의 세세한 부분은 이미 우리의 손을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룰에 대한 관심은 이미 접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손 전 지사는 9월에 40만 명 이상의 선거인단 규모를 주장해 왔다.
"구태로 돌아가면 공든탑 무너져"
박 전 대표는 한편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천미끼 줄 세우기, 금품살포 논란'과 관련해 "대선을 앞두고 그런 말들이 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구태로 돌아가거나 후퇴한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5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는 것도 당이 그만큼 민주적으로 깨끗한 정당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면서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경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누구든지 한나라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조짐이 보이는데 지금부터 그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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