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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선 룰' 논란 진심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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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선 룰' 논란 진심이 뭔가?

한나라 '경선룰' 갈등 고조…중재 난망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게임의 법칙'을 둘러싼 신경전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경선 시기.

박 전 대표 측은 공식적으로는 현행 방식(6월-4만 명)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입장이지만 내심 9월 경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가 "특정주자의 유불리에 따라 '원칙'을 바꿀수는 없다"고 이 전 시장을 압박하면서도 충분한 명분과 당원들의 동의를 전제로 경선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그 때문이다.

박근혜 "구태로 돌아가면 용납 못해"

박근혜 전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정례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헌당규는 정당의 헌법"이라면서 "힘센 사람이 밀어붙여 바꾸는 헌법(당헌당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당원들에게 한 번 물어봐야 한다"면서 "불가피하게 원칙을 바꾼다면, 왜 이렇게 바꿔야 하는지 당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확실한 명분을 제시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의 경준위 대리인인 김재원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입장은 9월 경선을 주장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당헌당규대로 하자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논의 자체를 닫아두는 것은 아니고 손학규 전 지사, 원희룡 의원 등이 7월 경선에 강력히 반발하는 만큼 9월경선도 열어 두고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도 이날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표의 의중은 경준위의 중재안이 명분이 없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여권의 후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경선을 하자는 것이 대다수 당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6월 경선'이라는 현행 방식 고수를 주장하면서도 내심 9월 경선론에 무게를 둔 셈이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조기경선-선거인단 확대를 주장하는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후보가 자신의 승리를 위해 '이렇게 해 달라'는 것을 들어주는 공당이 어디에 있느냐"면서 "한나라당은 사당(私黨)이 아니다. 당의 개혁을 통해 한나라당은 당원들의 당으로 거듭 났다. 왜 사당으로 돌아가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논쟁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특히 박 전 대표는 "요즘 공천을 미끼로 줄세우기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 창피하다"며 "어떻게 변화시킨 정당인데 대선을 앞두고 구태로 돌아가는 조짐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건 용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대선후보들이 자신이 불리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하는 이런 접근방법은 공당으로서 창피한 일"이라면서 "만일 다른 후보가 나타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리하다고 하면 또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현재의 경선방식인) 혁신위안을 만들 때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정치개혁, 정당개혁을 이끈 사람"이라면서 "나는 유·불리를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측 "9월 경선은 악수 중의 악수"

반면 이 전 시장 측은 7월 경선까지는 수용 가능하지만 9월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시장 측의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여권의 전열정비를 고려해 9월에 경선을 하자는 박 전 대표 측의 논리야말로 당 중심이 아니라 후보 중심의 사고"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9월까지 당 내의 경쟁만 하고 있다가는 결코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면서 "박 전 대표 측이 시기와 관련해 겉으로는 '6월'을 주장하면서도 속으로 '9월'을 고집하며 경선연기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당 내의 갈등만 더 깊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에 과열돼 있는 한나라당 경선을 몇 달 더 미루는 것은 극심한 적전 분열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경선 후유증도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이 선호하는 '9월경선'과 관련해 정 의원은 "9월에 경선을 치르면 선출된 후보가 힘 있게 정국을 주도한다기보다는 장 내의 경선 후유증 치유에 급급하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본선에서 우리 후보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악수 중의 악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피 못 잡는 당 지도부

이런 가운데 당 경선준비위는 활동시한을 1주일 연장키로 했다. 애초 경준위는 각 대선주자 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7월-20만 명', '9월-23만 명'이라는 두 개의 중재안을 최고위에 제출하고 지난 10일 활동을 종료한 상태.

그러나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경준위의 활동시한을 3월18일까지로 연장하고, 18일 이후에는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재연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경준위는 그 기간 동안 국민과 당원으로 된 일정수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참조해 경선의 시기 및 방식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18일 이후에도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최고위원회에서 경선방식 및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은 경준위 활동시한 연장을 통해 합의를 위한 시간을 번 셈이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손학규 전 지사, 원희룡 의원이 지지부진한 경선논쟁에 반발하면서 '경선불참 연합전선'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어 당분간 경선 룰을 둘러싼 당 안팎의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 측은 이날 경선준비위 연장 활동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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