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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불참'으로 기운 손학규, 다음 행보로 '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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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불참'으로 기운 손학규, 다음 행보로 '잰 걸음'

거취 함구 속에 '전진코리아'와의 관계 주목돼

손학규 전 지사가 15일 오후 '반노비한(反노무현-非한나라) 노선'을 표방하는 정치단체인 '전진 코리아' 창립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아끼는 후배들이 하는 행사이고 축사가 오래 전에 약속돼 있다 보니 정치적 해석이 두려워 안 갈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이를 보는 시각은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불참 의사를 굳혔다는 해석과 맞물려 손 전 지사가 당 밖의 정치세력과 함께 새로운 모색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질적으로 다른 고민 중"

손 전 지사는 15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초청 특강에서 "역사와 시대가 변하는데 아직도 옛날에 안주해서 옛날로 자꾸 돌아가고자 하는 리더십으로는 결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 그는 "북한 핵이 다 폐기되고 나서 지원하자는 엉터리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두 사람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또한 "세몰이와 줄서기 정치가 횡행하는 것을 보고 있지 않느냐"며 양측의 줄세우기 행세를 거듭 지적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전 시장을 향한 비난의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는 이 전 시장을 향해 "언필칭 경제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국민들한테 한미 FTA 해야 한다고 똑똑히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직공했다.

그는 그러나 관심의 초점인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쏟아지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경선 불참 여부와 관련해 "손 전 지사의 결단의 영역이다. 참모들이 토를 달 문제가 아니다"고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측근은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고민을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캠프 전반에 무언가 비장감이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정치권에선 손 전 지사가 전날 봉은사 법회에서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지금 나한테 있는 어떤 길도 어려운데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으며 "결정이 어려우면 어려운 길을 택하라고 했다"고 한 말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는 경선불참 여부를 묻는 질문에 "천천히 생각해봅시다"고 심각한 고민에 돌입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념과 지역을 초월한 중도 정치의 실현을 위해 탈당해 제3세력 규합에 나서겠다는 뜻인지, 당에 머물며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측근들도 선뜻 해석을 주저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경선 룰 논란에 대한 체념의 의지만은 확연했다.

새로운 모색?

손 전 지사가 처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그와 이념적 지향점이 비슷한 '전진코리아' 창립대회가 주목받는다. 전진코리아는 소위 중도세력 통합을 기치로 내건 신생 정치조직으로 김윤 한국세계경제화포럼 대표, 최배근 건국대 경상학부 교수, 김유식 디지털인사이드 대표이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6월까지 정강정책을 내고 하반기에 신당을 창당해 이번 대선에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슷한 성격의 정치조직인 '창조한국 미래구상'이 개혁적 노선을 지향한다면 전진코리아는 중도지향성을 밝히고 있는 점이 차별화된다. 이로 인해 구여권이 중도를 기치로 한나라당 일부,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을 아우르기 위한 전진기지로 전진코리아를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실제로 전진코리아는 지난해 12월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의 외곽조직인 '선진한국연대'가 중도개혁세력 통합을 위한 전진코리아 창립을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15일 창립대회에도 열린우리당에서 김부겸 임종석 의원, 민주당에선 김종인 의원,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한나라당 쪽에선 손 전 지사와 더불어 당 경선준비위에서 철수한 원희룡 의원, 고진화 의원이 참석한다.

이로 인해 열린우리당 재선 의원들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간의 연대를 중심으로 민주당 등 구여권의 통합을 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진코리아의 김윤 공동대표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 전 지사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전진코리아와의 정치적 관계에 대해선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남아 순교할 수도, 탈당해 곧바로 구여권으로 몸을 옮길 수도 없는 손 전 지사의 처지와 전진코리아의 향후 행보는 맞물리는 지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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