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5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희태 대표의 권유에 따라 대북 전단 살포를 당분간 자제하고 북한의 태도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간담회를 가진 후 이들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간담회에서 박희태 대표는 "여러분들의 애국 충정을 잘 이해하고 헌법 어디에도 (전단 살포를) 막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서 엄청나게 트집을 잡고 있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을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박상학 대표 등이 화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보ㆍ혁 물리적 충돌 사태까지 빚었던 대북 전단지, 이른바 '대북 삐라' 사태는 휴지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상학 대표는 "김정일의 공갈 협박 때문에 당분간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곤혹스러움, 대북 정책 이런 데 대해서…"라고 말꼬리를 흐리면서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최성용 대표도 "한나라당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박희태 대표의 의견과 마음을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자제요청을 충분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관망하겠다. 뿌릴 수 있는 준비는 다 돼 있다. 박희태 대표의 역할과 정부 역할, 북한의 반응을 다시 보면서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상학 대표는 "회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두 차례 밝히는 등 눈물을 흘리기로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 박왕자씨 사망 사건에 대한 북한 정권 차원의 사과"라며 "우리 민족을 도와주려고 관광을 간 아줌마를 쏴 죽이는 포악무도한 일, 이런 식으로 (북한이) 정상적 남북관계를 바랄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상학 대표는 박희태 대표와 면담 과정에서 "저는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을 안 찍었다. 그러나 민주주의 원칙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두고 (북한이 비판하면서) 독재자가 뭐고 역도가 뭐냐"면서 "그런데 우리 정부와 한나라당은 뭐하느냐. 민주당 나쁜 놈들은 우리를 매국노라고 했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대북 전단지 살포는 하루 이틀만에 시작된 게 아니다. 2004년부터 오늘까지 580명 회원들이 5000원, 1만 원씩 모아가지고 보내왔는데 누구 한 사람이 관심을 가졌느냐"며 "왜 우리 전단지를 사람들이 다 막느냐. 북한 주민들은 알 권리도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학 대표의 이같은 말에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별다른 답을 하지 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희태 대표 외에도, 김효재, 윤상현, 최구식, 이인기, 차명진 의원 등이 배석했다.
박상학 대표 등이 대북 전단 살포 일시 중단을 선언했지만 한나라당과 기자회견 진행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냉각되기도 했다. 박상학 대표가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소리를 치자 차명진 대변인이 나서서 만류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해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지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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