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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주목에 핀 눈꽃...함백산을 오르다"

[인문학습원] 백두대간학교 12월 산행 참가 안내

백두대간학교가 <백두대간걸작선> 제4기를 시작합니다. 이와 함께 지난 3년간 백두대간학교를 이끌어주신 최창남 교장선생님이 물러나시고 이철승 선생님이 교장대행을 맡으셨습니다. 최창남 전 교장선생님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이철승 교장대행선생님에게도 고마운 말씀 전합니다.

▲함백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매봉산(천의봉) Ⓒ백두대간학교

이철승 교장대행선생님은 지난 3년 백두대간학교 수석가이드로 활약해주셔서 낯익은 얼굴입니다. 산행 경력 30년의 저명한 M.T.디자이너이며 국가공인 숲길체험지도사(산림청), 응급처치법 강사(대한적십자)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배낭 하나 메고 지리산을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렸습니다. 산으로 들어가면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며 얼굴이 환해집니다. 천상 산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연이어 정맥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등산학교를 졸업하고 백두대간 가이드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산악회 가이드, 기업체 가이드, 목적산악회 가이드 등으로 활약하며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가이드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지난 3년 인문학습원 백두대간학교 가이드로 동분서주했습니다.

백두대간 교양강좌, 트레킹학교 등의 실무를 도맡아 진행했고, 아이들과 뚜르드몽블랑(TMB), 몽블랑 일주 트레킹을 다녀왔으며, 흥덕고등학교 백두대간 종주대 <백두대간 하늘길를 걷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백두대간 숲길을 거닐며 바람과 햇살, 구름, 안개, 곤충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함백산 정상 표지석 Ⓒ백두대간학교

백두대간학교 제4기를 열며 교장대행선생님은 말합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강이나 계곡을 건너지 않고 이어진 산줄기입니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이어진 분수령 산줄기입니다. 백두대간에서 1정간 13정맥이 갈래치고 또 기맥, 지맥으로 뻗어 한반도의 구석구석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 산줄기에서 모든 강들이 시원하고 그 강줄기에 기대어 마을이 생기고 문화가 일구어졌습니다. 우리는 한평생 그 산줄기와 강줄기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우리가 기대어 사는 이 땅 한반도의 모든 산줄기가 백두대간입니다. 낙동정맥, 호남정맥, 땅끝기맥 등 정맥과 지맥, 기맥을 모두 아우른 백두대간입니다.


지난 3년에 이어 앞으로의 백두대간학교는 이 땅 곳곳으로 갈래친 백두대간을 찾아갑니다. 앞으로 백두대간학교는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하나, 백두대간학교의 원래 취지대로 백두대간 걸작 구간 산행을 계속합니다.
둘, 백두대간에서 갈래친 정맥, 기맥의 걸작 구간도 찾아갑니다.
셋, 월별, 계절별로 특별히 아름다운 산줄기를 찾아갑니다.
넷, 산행과 문화유적 탐방을 아울러서 인문학적 소양도 풍부하도록 합니다.
다섯, 참가자들이 희망하시는 산줄기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합니다(전체 일정은 유지하지만, 꼭 고수하지는 않습니다).
여섯, 산행 후 계절별, 지역별 특색 있는 먹거리로 뒤풀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곱, 멤버십 강화를 위해 정기 산행 이외에 비정기 산행(번개산행, 종주산행, 번개모임 등)도 추진합니다.
여덟, 참석하시는 모든 분들이 중심이 되는 산행을 이어갑니다.
아홉, 백두대간학교가 지향하는 산행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땅 여러 갈래로 백두대간의 아름답고 소중한 산줄기를 찾아갑니다. 그 아름다운 산줄기를 늘 함께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백두대간학교는 12월 21일 토요일, <백두대간걸작선> 제4기 첫 번째 산행으로 <주목에 핀 눈꽃...함백산 구간>을 오릅니다. 순백의 함백 송년 산행. 그 넓고 밝은 품에서 번잡한 마음 비우시고 주목이 전하는 기상을 맘껏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중함백 가는 길 Ⓒ백두대간학교

[교장대행선생님의 산행지 설명]
함백(咸白), 태백(太白) 모두 "크게 밝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태백산의 명성에 가려 있던 함백산.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 더없이 밝고 흰 산 함백산으로 들어갑니다.

산행은 '꽃방석' 화방재에서 시작합니다. 봄 철 화방재는 붉게 타오릅니다. 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피어올라 불이 난 듯 온통 붉은 빛으로 휘감겨 있습니다. 한겨울의 화방재는 수줍은 순백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고즈넉한 겨울 아침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양철지붕 민가 사잇길을 지나 낙엽송 우거진 숲길을 헤치고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숲을 지납니다. 수리봉 오르는 길은 노송의 기상을 느끼며 걷는 길입니다. 수리봉에 올라서면 아늑한 능선길입니다. 조릿대 사스락거리는 숲길이 이어지고 군부대를 지나면 만항재입니다.

천상의 화원인 만항재엔 흰 눈꽃만 가득합니다. 여기저기 세워진 솟대들도 눈을 이고 있고, 나무들은 저마다의 모양으로 눈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겨울 만항재는 순백의 눈꽃들이 야생화를 대신해 언제나 '천상의 화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옥봉에서 바라보는 눈 덮인 함백산은 더없이 밝고 큰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 밝음 속으로 발길 내딛습니다.
그 맑음 속으로 마음 열며 들어갑니다.
그 넓음 속으로 머리 숙여 오릅니다.

함백산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한 풍광들이 펼쳐집니다. 태백산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능선과 은대봉, 금대봉을 지나 매봉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북쪽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또한 백운산과 피재에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능선이 굽이치고 태백 시내가 지척에 펼쳐집니다.

칼바람에 정신 깨우고 함백산의 맑은 기운을 뒤로하며 내려서면 주목의 군락지입니다.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함백산에는 수백 그루의 주목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입니다. 예부터 귀신을 쫒는 신비의 나무로 최상의 목재로 쓰였습니다. "살아 천년은 의연한 기상으로, 죽어 천년은 최상의 목재로..."

바람이 만든 서리꽃이 핀 주목은 고고한 모습으로 백두대간 천의봉을 호위하고 있는 듯 마루금을 따라 도열하고 있습니다. 중함백으로 향하는 길목, 아기자기한 쉼터가 손짓하는 숲길을 지나면 자작나무샘터입니다.

샘터 안부 사거리에서 정암사로 내려섭니다.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정암사는 규모가 큰 절은 아니지만 추상같은 위엄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즈넉하고 단아한 경내는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만항재 솟대 Ⓒ백두대간학교

[구간소개]
-산행월일 : 2013년 12월 21일(토)
-산행코스 : 화방재→수리봉→만항재→함백산→중함백→자작나무샘터→정암사
-산행거리 : 약 11km
-소요시간 : 약 6시간 30분(충분한 휴식시간 포함)
-난 이 도 : 중하(★★)

[산행계획]
여유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와 동행하며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공인 등산가이드이신 이철승 교장대행선생님과 엄재용 선생님이 선두와 후미에서 함께 하며 평안하고 안전한 산행을 진행합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 전에 도착하여 다은고속관광 <백두대간학교> 버스에 탑승하세요.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3350-1055 입니다.

06: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 2번 출구)
06:30 사당역 공영주차장 앞 출발(지하철 2,4호선 1번 출구)
06:40 양재역 서초구청 폭포 앞 출발(지하철 3호선 13번 출구)
06:50 경부고속도로(하행) 죽전 버스승차장


<산행일정>
09:30 화방재. 스트레칭 후 출발. 산행 시작
10:10 수리봉
11:10 만항재
11:30 창옥봉. <함백산 안내도> 부근 안부에서 점심식사
13:30 함백산
14:00 중함백
14:30 자작나무샘터
15:30 양지촌
16:00 정암사. 산행 마감. 스트레칭
16:30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함백산돌솥밥> 식당 도착(033-591-5564). 곤드레나물밥, 곤드레막걸리로 식사 겸 뒤풀이
17:30 서울로 출발
20:00 서울 도착(예정)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만항재 솟대 Ⓒ백두대간학교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스패츠, 아이젠, 버프(얼굴가리개). 그리고 꼭 점심도시락 싸가지고 오세요.

<백두대간걸작선> 제36강 <함백산 구간> 참가비9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2회 식사와 뒤풀이, 강의비, 가이드비,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백두대간학교 홈피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교장대행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10-8727-0202). 아울러 백두대간학교 카페에도 많이 놀러오시고 회원 가입도 해주세요
(http://cafe.naver.com/baekdudaeganschool)^^.

☞참가신청 바로가기

▲정암사 수마노탑 Ⓒ백두대간학교

[산행자료]

[화방재] 939m. 태백과 영월을 연결하는 고개로 31번 국도가 넘어간다. 마루금에는 어평휴게소가 자리한다. 내륙 쪽 200m 거리에 만항재에서 내려온 414번 지방도로가 합류한다.
'화방'은 '꽃밭'이라는 뜻이다. 진달래가 피는 계절에 이곳을 지난 여행자나 종주자에게는 쉽게 납득이 된다. 봄이 되면 도로변의 밭을 제외하고 온 산이 붉게 물든다. 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타올라 꽃방석 같다. 또한 어평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서쪽 기슭의 어평리라는 마을에서 유래했다 한다. 태백산의 산신이 된 단종대왕의 혼령이 "이제부터는 내 땅(御坪)이다"라고 해서 '어평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재'를 어평재라고 불렀다는 유래도 있다.

[수리봉] 1,214m. 함백산 구간의 가장 남쪽 봉우리이다. 남쪽으로 태백산이 올려다 보인다. 독수리의 일종인 수리가 살던 봉우리다. 아름드리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만항재] 1,330m. 고한읍과 태백시를 잇는 414번 지방도로가 정상으로 나있다. 만항재는 지리산 정령치(1,172m)와 강원도 운두령(1,089m)보다 높은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교통이 편해졌지만 옛날 고한 사람들이 이 재를 넘어 황지를 거쳐 춘양까지 가서 소금을 사오기도 했는데, 소금 한 가마를 지고 고한에 도착하면 소금이 녹아 반 가마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만항재는 우리나라 최대 야생화 군락지로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며, 만항재 주변과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시야가 넓고 완만해 야생화를 관찰하며 여유롭게 등반할 수 있다.
고한에서 태백시로 넘는 다른 고개인 두문동재에 2004년 12월 터널이 뚫리면서 만항재가 더욱 한가해진 데다가 한 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가을에는 높은 일교차에서 오는 화사한 빛깔을 단풍을 만끽할 수 있으며, 겨울에 1300고지에서 펼쳐지는 설경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고지적응 훈련장소인 국가대표선수촌 태백분촌이 자리하고 있다.

[창옥봉] 특색이 없는 흙길 능선 봉우리로, 표지석이 없어 대부분 봉우리인지도 모르고 지나간다.

[함백산] 1,572.9m. 함백산은 대간과 지맥의 분포를 살펴 기록한 <산경표>에 대박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정선총쇄록>에는 상함박, 중함박, 하함박 등의 지명이 나오는데 왜 함백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태백(太白), 대박(大朴)과 함백(咸白)이라는 말은 모두 '크게 밝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측량기술을 통해 밝혀낸 높이는 함백산(1,572.9m)이 태백산(1,566m)보다 높지만 옛날에는 두 산 모두 '크게 밝은 산'의 봉우리였음이 틀림없다.
함백산 북서쪽 사면에는 서기 636년 신라 선덕여왕 5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정암사가 있는데 이곳에는 보물 제410호인 정암사 수마노탑(水瑪瑙塔),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와 강원도문화재자료 제32호로 지정된 정암사 적멸보궁이 있다.
함백산은 강원 동남부의 최고봉으로 정상에서 태백산, 백운산, 가리왕산, 매봉산 등 지역 전체와 동해 일출 전망이 가능한 곳이다. 함백산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곳에는 오래된 주목이 수백 그루 살고 있으며, 겨울철 설원에서 펼쳐지는 주목군락지는 겨울철 산행의 장관을 이룬다.
함백산의 야생화는 국내 최대 규모로 군락을 이루고 계절마다 다양하고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시 찾아와도 늘 다른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매년 야생화 축제가 열린다.

▲이종구 작 정암사 Ⓒ이종구

[중함백] 1,505m. 중함백 정상엔 자연스레 깎인 넓은 돌판 쉼터가 있다. 동남쪽으로 시야가 열려 있어 태백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함백산 방송중계탑과 오투리조트 스키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함백산과 중함백 사이의 마루금에는 유명한 주목군락지가 자리하고 있다.
[정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자장이 636년(선덕여왕 5)에 당나라에 들어가 문수도량인 산시성 운제사에서 21일 동안 치성을 올려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의 신보(神寶)를 얻어 귀국한 후 전국 각지 5곳에 이를 나누어 모셨는데, 그 중 한 곳이 이 절이었다고 한다. 신보는 석가의 정골사리(頂骨舍利)와 가사·염주 등인데, 지금도 사찰 뒷편 함백산 아래 남아있는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水瑪瑙塔)에 봉안되어 있다고 하여 법당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절은 1713년(숙종 39) 중수했는데 낙뢰로 부서져 6년 뒤 중건하였고, 최근에 새로 두세 차례 중건하였다. 신라시대 때 절을 창건한 자장법사가 탑을 쌓기 전 정성껏 기도를 하니 용왕이 감복해 빛이 고운 수마노(석영의 일종)를 하사했고, 이를 받아와서 탑을 쌓았다 한다.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영월 법흥사와 함께 5대 적멸보궁으로 꼽힌다. 원래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데, '사리'라는 진신이 모셔졌기 때문이다. 정암사에는 그 사리가 산 중턱의 수마노탑에 모셔져 있다. 수마노탑은 용왕이 보내준 마노석으로 쌓은 탑으로 알려져 있다.

-적멸보궁
적멸이란 열반(涅槃, Nirvana)을 뜻하는 말로 적멸보궁은 열반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7세기에 중국에서 사리와 가사를 가져와 이 땅에 5곳의 적멸보궁을 지었다. 5대 적멸보궁이라 불린다. 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대신 수미단(불단)에 빈 방석만이 놓여 있다.

[영축산 통도사 적멸보궁] 경남 양산시 하북면. 우리나라 불교에는 3보 사찰이 있다. 부처의 말씀인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는 법보(法寶), 수많은 대승을 배출한 순천 송광사는 승보(僧寶),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양산 통도사는 불보(佛寶)사찰이다.
3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부처를 모신 불보, 통도사이다. 자장율사가 사리를 가장 먼저 봉안한 곳이 바로 통도사이다. 일주문 기둥에 '불교의 종가(佛之宗家)'라고 쓰여진 것도 이런 까닭이다. 5대 적멸보궁 중 참배객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일주문과 금강문, 불이문을 차례로 지나면 좌우로 고풍스러운 건물과 탑이 도열한다. 적멸보궁은 정면에 서 있다. 사방으로 적멸보궁, 대웅전, 대방광전, 금강계단이라는 현판을 걸었는데 금강계단 글씨와 일주문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작품이다. 불상이 없는 빈 불단 뒤로 창이 넓게 나 있고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金剛戒壇)이 보인다.
적멸보궁 옆에는 구룡신지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통도사의 터는 원래 큰 호수였고 옛날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다고 한다. 절을 짓느라 호수를 메우면서 여덟 마리의 용이 쫓겨가고 한 마리만이 절을 지키며 남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는다는 신비의 연못이다.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 강원 정선군 고한읍. 정암사는 대찰은 아니지만 함백산 기슭에 연꽃처럼 정(淨)하게 피어 있는 절이다. 탄허 스님이 현판을 쓴 일주문을 들어서면 왼편으로 육화정사, 정면에 범종각이 서있고 범종각 너머 적멸궁이 눈에 들어온다. 적멸궁으로 가기 위해서는 극락교를 건너야 한다. 다리 밑으로 맑은 물길이 있다.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산다. 적멸궁은 고색창연하고 아름답다. 단청은 색이 바래고 기둥과 서까래는 세월만큼 주름이 졌다. 지붕에만 반짝이는 청기와를 얹고 있다. 잘 정돈된 돌담과 그 안에 적멸궁이 좌정해 있다.
적멸궁 뒤 언덕에 사리를 모신 수마노탑(보물 제410호)이 있다. 보석의 일종인 마노석 벽돌로 쌓은 7층 모전탑이다. 적멸보궁을 나와 왼쪽의 갈지(之)자 계단길을 100여 미터 올라야 한다. 5곳의 적멸보궁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 절 앞에 대로(414번 지방국도)가 나 있다.

[오대산 적멸보궁] 강원 평창군 진부면. 우리나라의 사찰 중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좋은 곳에 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보궁이다.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 아래에 있다. 이곳의 모양은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상'이라고 한다. 연봉이 주위를 호위하고 앞은 시원하게 툭 터졌다. 이 터에 부처님을 모신 덕에 우리나라 스님들은 먹을 것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흔히 '상원사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상원사는 적멸보궁을 보필하는 절로 세워졌다. 다른 적멸보궁이 절 안에 들어있는 것과는 달리 상원사 적멸보궁은 산 위로 약 2㎞ 지점에 있다. 봉분처럼 생긴 언덕 위에 자리한 적멸보궁은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다.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강원 영월군 수주면. 법흥사는 불교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이 문을 열고 위세를 떨쳤던 사찰이다. 1912년 산불로 소실됐고, 17년의 중건불사를 마치자마자 1931년에는 산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939년 적멸보궁만을 중수한 채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최근에 비약적으로 대찰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
최근에 중수된 적멸보궁이어서인지 5대 적멸보궁 중 가장 화려한 단청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운치는 떨어진다. 현판을 좌우에서 호위하고 있는 용머리 장식이나 뜰에 서있는 한 쌍의 석등도 아직 세월의 맛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적멸보궁 뒤로는 자장율사가 기도하던 토굴이 있고 그 옆에 사리를 넣어왔다는 석함이 남아있다. 법흥사에는 보물 제612호인 징효대사탑비, 탑과 나란히 극락전이 세워져 있다.

[설악산 봉정암]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소청봉 바로 아래에는 날카롭게 이어진 바위 능선이 있다. 용의 이빨이라는 뜻의 용아장성이다. 봉정암은 그 용아장성이 시작되는 바위 사이에 들어 있다. 해발 1,244m의 돌산에 있기 때문에 참배객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거에는 그랬다. 불자보다는 대청봉에 오르는 산꾼들이 들러 목을 축이곤 했던 곳이다.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영험스런 기도터로 알려지면서 기도하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봉정암은 백담사에서 6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절을 찾는 이들 중 건장한 젊은이는 드물다. 중년 이후의 여성이 대부분이다. 도시에서라면 1층 계단도 못 오르겠다고 엄살을 떨 사람들이 아찔한 돌 언덕을 기다시피 오른다. 새삼 종교의 힘이 경외롭게 느껴지는 모습이다.
봉정암은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암자이다. 봉정암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영봉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적멸보궁 뒤 계단을 오르면 사리탑이 서 있다. 사리탑 위에 서면 용아장성의 날카로운 침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
우리나라에서는 압록강, 두만강, 청천강, 대동강, 한강, 낙동강 상류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하천에서 가장 상류의 시원한 곳에서 살고, 겨울에는 중류지역까지 내려와서 월동한다.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는 세계에서 열목어가 살 수 있는 가장 남쪽지역이며, 숲이 잘 발달하여 열목어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지닌 지역 가운데 하나이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자료 출처 : <산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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