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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김근태 발언은 정치입지 위한 구시대적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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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김근태 발언은 정치입지 위한 구시대적 차별화"

김병준 파동 이후 4개월 만에 靑-GT 난투극 재연

열린우리당 김근태 당의장의 반격에 청와대가 재반격을 가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김근태 의장의 발언은 유감스럽다"며 "개별적인 정치입지를 위한, 대통령과 구시대적 차별화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만한 발언들이 쏟아져오는 것을 보고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실을 직접 찾은 이병완 실장은 '김근태 열린우리당 비대위 의장께서'라고 또박또박 지칭하며 작심한 듯 공격했다.
  
  이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은 지역당을 만들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나는 우리당을 지킨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날 오전 김근태 의장이 "통합신당 논의를 지역당 회귀로 정의하는 것은 다시 모욕감 주는 일이고 대통령의 말은 '제2의 대연정 발언'과 같다"고 한 것에 대한 재반격의 성격이다.
  
  "김근태 면담요청? 개별 입장에 답할 필요있나"
  
  이 실장은 "지금까지 우리당에서 몇 달 동안 정계개편론, 통합신당 논의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무성했지만 그 실체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고, 말씀 해주신 분도 없었다"며 "대개는 일차적으로 민주당과 통합 문제를 이야기한 분들도 많았고 그런 차원에 대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을 (김근태 의장이) 그렇게 (비판) 말씀하신 데 대해서는 선후가 바뀐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직공을 가했다.
  
  이 실장은 "정계개편 문제니, 통합신당 문제니 무성한 이야기가 어떤 당론을 거쳐서 이야기 된 것도 아니지 않냐"고 되묻기도 했다.
  
  '당에서 통합신당의 내용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말하지만 김근태 의장 측은 4번이나 면담요청을 해도 성사가 안 됐다는 불만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이 실장은 "그런 개별적 입장 하나하나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은 아니지 않냐"고 답했다. 김 의장의 면담 요청은 개별적 입장에 불과하다는 것.
  
  이 실장은 "개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대통령을 흔들고 하는 것은 차별화 전략"이라며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 정치사에서도 성공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직설적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 실장은 "대통령의 어제 말씀은 우리당의 법적, 역사적, 정책적 정체성을 변화발전시키는 그런 신당 논의에까지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고 지역구도로 회귀하는 신당, 통합신당 논의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은 "말이 신당이지 지역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혀 일체의 신당논의를 사실상 지역주의적인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우리당의 의회활동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
  
  이 실장은 우리당 전체에 대해서도 공세를 아끼지 않았다. 이 실장은 "대통령이 국내에 있을 때나 해외순방 중에나 국정에 한 시도 손을 뗀 적이 없는데 당 쪽에서 대통령에게 정치에 손을 떼라면서 대통령이 정치에만 매몰된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우리당을 비판했다.
  
  이 실장은 "지난 1년여 국회가 사실상 표류상태를 면치 못했고 그 과정에서 밤낮없이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흔들기를 계속해 왔고 법안뿐 아니라 전효숙 재판관 동의 문제 등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전혀 온당치 않은 주장을 가지고 인사권을 흔드는 정치공세에 반응하고 의견을 표한 것을 정치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실장은 "야당은 그렇다 치고, 우리당도 과연 얼마나 책임있게 임해 왔던가에 대해 자문해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마디로 말해 야당이 대통령을 흔들 때 여당도 이에 부화뇌동했다는 것.
  
  이 실장은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당에 대해 어떤 권한과 권력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우리당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우리당의 정책이나 의회활동 대상은 한나라당이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 실장은 "그런 면에서 이번에 몇 가지 우리당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신 걸 가지고 (김 의장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힘들다"고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았다.
  
  "대통령의 30일 발언은 김근태의 물음에 대한 답"
  
  '지금 이야기가 이 실장 본인의 뜻이냐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오늘 아침 대통령과 티타임을 하면서 탈당 관련 보도나 당의 움직임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은 있다"면서도 "김근태 의장에 대한 유감 부분은 내 생각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실장의 이날 발언이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신당을 반대하면 대통령이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실장은 "당의 정체성을 지키며 변화 발전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고 원론적 답만 내놓았다.
  
  최근까지 청와대는 "정계개편이나 신당의 실체가 아직 나오지 않아 특별히 언급할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방금 말한대로 실체가 없긴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왜 별안간 지역당 반대 이야기가 나오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김 의장이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 쯤에 뭘 제시하겠다. 11월 말까지는 구도윤곽을 뭘 제시할 것이다는 말을 했었지 않냐"고 답했다.
  
  당초 김 의장은 "9일까지 당청이 앞으로도 함께 갈 것인지, 중립내각으로 갈 것인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 실장의 말인즉슨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것.
  
  노 대통령의 이같은 해답에 김 의장은 이날 아침 "제2의 대연정 발언이다"고 응수했다. '
  
  4개월만에 재연된 선상반란결과도 같을까?
  
  지난 8월 초 김병준 당시 교육부총리의 논문 파동이 터지고 인사문제로 당청갈등이 격화됐을 때 이병완 비서실장은 기자실에 내려와 "당청 차별화 하면 인기가 올라가냐"며 "과거 정권에서도 차별화하려고 하다가 잘된 적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1일 발언과 글자 한자 틀리지 않은 문장들이다.
  
  당시 이 실장이 선제공격에 나선 후 3일이 지난 8월 6일 대통령은 당 지도부 21명을 청와대에 불러놓고 '선상반란'을 완전 진압했다.
  
  당시에도 노 대통령은 탈당카드를 적절히 사용했었다. 노 대통령은 지도부 앞에서 "임기 끝난 후에도 당과 함께 하겠다"며 "당은 앞으로 '질서 있게' 의견 전달하라"고 훈계했고 김 의장은 "실수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재연된 이번 선상반란은 당시와 똑같이 완전진압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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