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산하 기관장으로 배석했다가 민주당 이미경 의원에 의해 불려나왔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2009년에 희생자가 나와 가슴 아프다고 말한 후, 당시 유명을 달리한 이들에게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참사를 낳은 원인인 강경 진압에 대해서는 "직무상 불가피하게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참사 책임자를 공직에 임명해서는 안 된다며 김 사장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용산 참사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공공 기관장으로 취임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한 김 사장이 항공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홍철·윤후덕 의원도 김 전 청장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취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노조 |
김 전 청장은 7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 취임식도 하지 못했다. 노조는 '공공 기관장 낙하산 선임은 없을 것'이라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김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용산 참사' 희생자 유가족도 "김석기가 죽였다"는 팻말을 들고 이들과 함께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16일 취임식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관련 기사 : 공항공사 앞에 선 용산 유족들 "아이고 꽃이 들어가네…")
김 사장은 '용산 참사' 후 서울경찰청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 후 참회하며 자숙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었다. 참사가 일어난 그해에 관변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를 맡으며 다시 전면에 나섰다. 2011년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 의해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됐다. 이번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 파동과 마찬가지로 그때도 '용산 참사 책임자를 공직에 복귀시켜서는 안 된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럼에도 총영사로 갔던 김 사장은 2012년에 총선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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