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의 '개성공단 춤' 사건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버스 탑승 거부로 촉발된 국회 국방위의 파행 사태가 25일 오후에도 계속됐다. 여야 간 합의로 가까스로 재개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 이어갔다.
원혜영 "호전적인 사람만 국방위원 되나"
원혜영 의원은 개회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국방위 전체회의가 오후 2시에 시작되자 "나로 인해 군부대 시찰이 지연돼 국정감사가 차질을 빚었다"며 "국군 장병들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들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일단 사과했다.
사건의 당사자로서 유감을 밝힌 것이지만 원 의원은 한나라당의 국방위원 사퇴 요구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원 의원은 "개성 방문 그 자체를 문제 삼아 국감 참여를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라며 "북한에 호전적인 주장을 하는 분만 국방위원이 될 수 있고, 타협과 평화적인 해결을 주장하는 쪽은 될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우리당 간사인 안영근 의원은 "내일은 논산훈련소 시찰이 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원 의원이 함께하면 빠지겠다고 한다"며 "한나라당은 과도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 다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우리가 왜 호전적이냐"…"친북좌파의 집권연장술"
이에 대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일부 친북 좌파세력들은 나를 전쟁주의자로 몰고 있다"며 "과거의 김대업 사건과 같다. 이는 북한의 핵도발을 방조한 햇볕정책을 옹호하고 내년의 대선을 평화주의자 대 전쟁주의자의 구도로 치르기 위한 여당의 집권연장술"이라고 받아쳤다.
송영선 의원은 원 의원이 발언 도중 한나라당을 '호전적'이라고 표현한 대목을 문제 삼아 "호전적이라니 도대체 누가 호전적이라는 것인가"라며 "거짓말 하지 말라. 왜 우리를 호전적이라고 밀고 나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위 김성곤 위원장(열린우리당)이 "이제 그만 하자.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고 제지에 나섰지만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발언을 신청해 또다시 오후 3시47분 감사가 중단됐다.
이날 여야 의원들이 원혜영 의원을 둘러싼 공방으로 국방위 감사가 파행으로 흘렀던 시간은 약 4시간. 국방위 감사는 정회 40여 분 만에 재개됐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회의장에서의 감사는 함께 할 수 있지만, 장병들을 만나야 하는 현지 실사는 원 의원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원혜영 의원은 "한나라당의 보이콧 선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명히 내일 일정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의 강대강 대치 속에 오는 26일로 예정된 충남 공군 호크미사일 발사훈련 참관일정과 육군논산병원 시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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