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2일 서울 중구 시청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개월 동안 진행한 '세빛둥둥섬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연말 세빛둥둥섬에 대한 정책전환을 검토 중인 시점에 충분한 논의없이 2차 변경협약이 체결되자 특별감사를 지시했다.
특별감사에 따르면 민자사업으로 진행된 세빛둥둥섬 사업은 사업자 (주)플로섬과 서울시간 체결한 사업협약이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한 시의회 동의절차를 무시하고 진행됐다.지방자치법에는 중요재산을 취득 및 매각할 때는 관리계획을 수립해 시의회 의결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세빛둥둥섬 사업은 그런 시의회 의결 없이 진행된 셈이다.
사업협약 내용 측면에서도 민자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된 점도 이번 감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시와 (주)플로섬은 두 차례나 협약을 변경해 총투자비와 무상 사용기간을 무리하게 확대해 총투자비를 2배 이상 증액(662억→1390억 원)하고 무상사용 기간을 20년에서 30년으로 더 연장했다.
민자사업에서 총투자비가 늘어날수록 사업자가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는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투자비용이 커질수록 무상사용기간도 늘어난다. 세빛둥둥섬 사업은 민자사업자가 일정 기간 소유, 운영 후 시에 귀속시키는 BOT방식으로 진행됐기에 서울시에 운영권이 넘어오는 30년 후엔 그 가치를 장담할 수 없어 문제가 된다.
의도적으로 사업자가 총사업비를 늘리려고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에 따르면 (주)플로섬은 연간 1억 원 이하가 적정한 하천준설비를 매년 10억 원이나 소요(30년간 318억 원)되는 것으로 부풀렸다. 주차장운영 등 세빛둥둥섬 운영 개시 전 발생한 수입 49억 원은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사업비 집행 잔액 31억 원을 2차 변경협약 시 오픈행사비로 새롭게 요구함으로써 약 80억 원의 총사업비를 부당하게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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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빛둥둥섬 조감도. ⓒ서울시 |
"민자사업 중 세빛둥둥섬은 가장 문제 있는 사업으로 기록될 것"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세빛둥둥섬은 민자사업 중 가장 절차적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무효에 가까운 절차적 하자가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세빛둥둥섬 사업이 이렇게 된 배경은 지방재정법과 민자유치법, 이 두 개의 법에서 유리한 부분만 채용해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하나의 법을 기준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면 그것만 따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방재정법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면 민자사업자에게 기부 체납을 하게 한 뒤,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민자사업법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면 계약이 체결된 이후엔 다시 협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세빛둥둥섬 사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지키지 않았다.
김 부시장은 "세빛둥둥섬 운영과는 별개로 계약 조건 관련해서 다시 한 번 정상적인 내용과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되길 바란다"며 "현재 계약 내용은 서울시로서는 이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법적 다툼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세빛둥둥섬 사업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건 어떻게든 빨리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에서도 당시 담당 공무원들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속히 공사를 마치기 위해 토목, 건축 등 기술적 분야에만 치중하고 추진 상황 보고서 작성에만 급급해 규정이나 절차는 제대로 검토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감사결과를 토대로 독소조항과 불공정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10명 안팎으로 법률·회계 자문단을 구성해 절차상 하자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자에 운영개시 지연에 따른 지체배상금 92억 원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업무 관련 공무원 15명을 경중에 따라 문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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