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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도 공무원이었다…전업작가가 될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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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도 공무원이었다…전업작가가 될 수 없다면?

[나도 책 쓴다]<3>불어로 책을 쓰든가

회사를 그만 둘 때 우리는 꿈을 꾼다.

큰 유리창으로 된 카페에 앉아 있다. 따뜻한 햇살과 커피. 맥북을 꺼내 놓고 음악을 듣는다. 잠시 후 당신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때는 화요일 오후 1시, 사람들은 종종 걸음으로 회사로 향한다. 웃는 얼굴로 여유 있게 화면으로 눈을 돌린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작가는 시간을 지배한다. 직장인이 주어진 시간에 산다면 작가는 자신이 계획한 대로 글쓰기를 하게 된다. 독자는 책 속의 시간에 갇힌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작가라는 로망을 갖는다. 자신이 만든 시간에 글을 쓰고 자신이 만든 시간에 독자를 가둔다. 그러나 현실에서 전업작가와 직장인은 일하는 시간대만 다르다. 대필과 기고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쓸 수 없다. 시간을 내지 못한다. 게다가 강의까지 하면 직장 생활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유형2'로 살 수 밖에 없다. (유형2는 전회 연재에서 확인하시길…) 일단 본업은 가지고 있고 부업으로 저자를 해야 한다. 직장 생활하면서 글을 쓰려면 얼마나 힘들까? 힘들고 지치고 스트레스에 술도 먹어야 한다. 자기계발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잔소리에 심리적인 위협까지 받는다. 부업작가로 살기도 만만치는 않다. 작은 결론을 내본다.

작은 결론.

하나. 작가는 힘들다.

하나. 작가의 99%는 부업 하는 전업작가와 직장인 부업작가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 작가의 1%는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와 정년퇴임한 작가와 부업 하는 전업작가를 대필작가로 고용한 사용자이다. 혹은 배우자가 훌륭한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훌륭한 사람도 포함된다.

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가난하게 시작한다.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의 저자 김훈은 책을 쓰는 이유를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강연에서 밝혔다. 100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은 태어난 아이와 생활비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 때 남편은 감옥에 있었다. 독자와의 소통을 하고 독자가 감동을 받고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책에서 우리는 배고픔을 느껴야 한다. 조앤 롤링의 배고픔은 유모차에 누워있는 아이가 있어 더욱 슬프다. 스티븐 킹도 아이가 열이 39도까지 올랐는데 병원에 갈 돈도 없이 집을 나서야 했다. 그래도 이들 모두 성공했으니 신화처럼 이야기가 전해진다. 성공도 그냥 성공이 아니다. 김훈, 공지영, 조앤 롤링, 스티븐 킹이다. 수억에서 수백억의 인세를 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유명 작가이고 이미 부자가 된 작가가 인세 문제로 출판사와 다툰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을 밝히는 작가'는 오명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촘촘히 박혀있는 가난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가난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을 힘들게 했다. 이문열은 어릴 적 배고픔 때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에도 거실에 쌀가마니를 쌓아두었다고 고백했다. 거실을 지나다 괜히 쌀가마니를 발로 건드리며 흐뭇했다는 그의 글에서 우리는 작가의 기억을 만나게 된다.

어떤 영화 시나리오 작가는 굶어 죽었다. 이 죽음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과 예술인들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들은 후회하고 자책했다. 예술을 대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도 했다. 향후 예술인의 생활대책에 대한 정책적인 논의도 되었다. 우리 집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그가 죽은 이유보다 죽었다는 사실에 내 부모님은 더 관심을 가졌다. 한나라당 당원 아버지는 '죽긴 왜 죽어. 뭐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지.' 민주노동당 지지자 어머니는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라고 말했다.

가혹하게 말하든 불쌍히 여기든 그가 받았을 고통에 숙연함을 갖는다. 문자가 생긴 이후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작가는 굶어 죽는 위협에 시달린다. 그리고 굶어 죽기도 한다. 이것이 작가가 만든 결과일 수도 있고 사회가 만든 상황일 수도 있다. 원인과 결과를 따지기 전에 이미 작가는 위협에 시달리며 산다. 이것이 사실이다.

작가 선언만 하면 차비와 밥값을 주는 정부는 없을까? 불어로 쓰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한글로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은 하지 말자. 못된 생각이다. 프랑스에서는 작가 지원제도가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부족하지만 한국보다는 많다. 한국도 등단한 작가를 위해 초중고에 작가 파견 사업을 하거나 각종 공모를 통해 지원금을 주고 있다. 소수 작가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작가 김현진은 생식배달을 했다. 전업작가의 생활이다. 작가에게 연재는 첫 번째 행복이다. 안정된 고료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연재가 없다면 언제 올지 모르는 원고청탁을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고정 수입이 없는 전업작가가 선택한 길은 생식배달이다. 김현진의 글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에서 볼 수 있다. 시사in에서도 한겨레21에서도 본다. 고정팬도 있다. 그리고 책도 세 권 있다. 그런데 생식배달을 해야 했다. 글로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일단 살아야 작가다. 스티븐 킹은 빨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작은 테이블에서 틈틈이 글을 썼다. 작가 김현진은 새벽에 생식배달을 했다.

이것이 미래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회사를 그만두면 안 된다. 그만두게 되더라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글쓰기를 위해 글쓰기 말고 우선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라.

좋은 생각이다. 생명보험사 이사가 책을 냈다.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니다. 재테크와 노후 연금에 관한 책이다. 자신의 직업과 취미를 글이나 사진으로 옮길 수 있다.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저자 나물이는 예외적으로 배고프지 않은 저자였다. 백수로 지내며 적은 돈으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사이트에 요리법을 올렸다. 나물이는 어떤 프로 요리사나 요리 연구가보다 많은 인세를 받았다. 수십만의 독자를 가진 스테디셀러 작가가 되었다.

전국의 모든 가정에 있다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원장도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로 유명한 출판사인 열린책들에서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이라는 책을 내서 출판사 편집자들을 고정 독자로 만들었다. '토익 답이 보인다'의 저자 김대균은 유명 토익 강사이다. 강의 때 마다 사용하던 몇 페이지 안 되던 문제지를 모으고 모아 책으로 묶었다. 물론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다.

저자가 꿈이 아니었지만 전문 분야와 자신의 일을 글로 바꿔내는 작업을 통해 작가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취미나 일을 했지만 결과는 작가가 되었다. 직업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 저자들의 책 출간은 일종의 외도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것은 일종의 기대효과이다. 사업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생기는 부수효과이다.

요즘은 이 부수 효과가 주 수익모델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미키 마우스도 뽀로로도 애니메이션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주 수익은 캐릭터 사업이다. 기대효과는 이제 주된 목표가 된다. 직장 생활 10년, 취미 생활 10년 이면 그 분야의 주전 선수가 되어 있다. 이들이 쓰는 글은 바로 책이 된다. 이 경우 잘 된다면 연봉보다 높은 인세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꾸준히 한 분야를 파온 서른 살 이상의 사람은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후배 둘이 있다. 하나는 글을 쓰기 위해 시청 공무원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학교 서무과 직원이 되었다.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난 후 둘에게 '글은 쓰니?'라고 묻지 못했다. 지쳐 보이기는 했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매월 잊지 않고 나오는 월급은 지우개이다. 글 쓸 생각을 지운다. 부업작가는 전업작가보다 글쓰기가 더 힘들다. 뇌가 반쪽으로 나뉘어 일과 글쓰기를 분리하지 않는 이상 하나의 일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을 하고 동시에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작가는 공무원을 하면서 매일 2시간 30분씩 글을 썼다고 한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7시 30분에서 9시까지 매일 글을 썼다. 이 시간이 아침이라니. 대단하다. 엄청난 다작 작가로 이름을 남겼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알베르 까뮈도 공무원이었다. 오후에 출근해 2시간 정도 일하고 와인을 마시러 갔다고 한다. 항상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회사 생활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근무시간만 놓고 보면 글쓰기가 가능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었다. 방해자는 술이었을 것이다.

직장을 다니며 인간관계, 스트레스, 술자리를 쉽게 피할 수 있을까? 이럴 때 현실적인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 직업을 글 관련 쪽으로 옮기거나 혹은 글쓰기 관련 업계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원하지 않은 글을 쓸 수 있다. 남의 글을 다듬는 일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작가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는 도움을 받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글쓰기 관련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이런 행복한 작가가 될 기회를 놓치지 마라. 월급이 적더라도 작가가 되고 싶다면 출판사 편집자가 돼 보는 것도 좋다. 내내 책을 읽고 글을 고치는 일은 일종의 견습 기간일 수 있다.

많은 작가들이 출판사 편집자 출신이다. 소설가 정이현도 편집자였다. 그리고 기자출신의 작가들도 많다. 김훈과 김소진은 기자였다. 시인 김경주는 등단 전에 유명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였다. 그 영향인 듯 그의 시는 카피 같다. 김경주는 원하는 글쓰기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일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갔다. 글과 가까이 살고 싶다면 출판사와 잡지사 혹은 카피라이터처럼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도 글을 쓰고 고치는 곳으로 가라.

이런 행운이 없을 수도 있다. 글과 아무런 관계없는 직장은 독한 결심이 필요하다. 무조건 글을 쓰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중요하지 않다. 매일 글을 써야 한다. 지우개와의 싸움이 쉽지는 않겠지만 해야 한다. 월급이 작더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 직장이 좋다. 계약직으로 사는 것도 방법이다.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을 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아니면 까뮈 같이 하루 두 시간만 일해도 되는 행운의 직장을 찾아야 한다. 작가의 꿈을 꾼다면 주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면 된다.

이것이 현실적인 생각이다.

초베스트셀러 저자를 목표로 삼을 수는 없다. 신정아라는 사람이 15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자랑하는 저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은 기회와 이슈, 독자의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설 도가니는 영화 도가니가 나오기 전까지 공지영 전작 소설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저자는 글을 쓸 뿐이다. 책이 판매되고 인세가 되어 통장에 들어오는 일은 저자의 생각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평생 안정적인 벌이 없이 허덕이다 글쓰기를 마감할 수 있다.

부업을 하는 전업작가와 직장을 가진 부업 작가의 공통점은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글쓰기 하나와 돈을 벌기위해 해야 할 다른 일이다. 이 일을 하나로 만들려면 초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거나 든든한 스폰서를 가지면 된다. 하지만 직장은 월급이 들어오고 글쓰기는 돈이 안 생긴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글쓰기를 포기하거나 늦출 수밖에 없다. 우선 생계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직장과 자금 계획이 당장 필요하다. 그 계획을 짜는 것이 저자의 시작이다.

두 가지 일을 하며 절약하라!

세계작가협약을 만든다면 1조에 들어갈 말이다. 그래도 써놓고 보니 후회가 든다. 그래도 저자이거나 저자가 될 독자가 볼 텐데 결국 '3년 만에 40억 만들기' 같은 재테크 책의 내용이 나오고 말았다. 세상에! 지금 저자가 되는 꿈을 재테크랑 바꾸었다. 만약 자기계발이나 경제경영 저자가 보았다면 충분히 이해를 할 내용이지만 문학이나 인문사회 저자가 보면 혀를 찰지 모른다. 이 글을 읽고 예술가적 풍모를 보이는 저자가 있다면 꼭 친구가 되고 싶다. 그는 분명 부자이다.

'교보문고가 '교보이리더'라는 새로운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5.7인치의 화면에 제한된 기능(주로 전자책 구독 용도), 적지 않은 가격(34만 원)을 갖고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화려한' 태블릿PC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와 e-ink 형태의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었지만 외면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시장' 자체는 앞으로 더디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전자책 독서에 강점을 가진 태블릿PC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미국의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제품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양의 전자책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향후 콘텐츠 수익이 커질 것임을 예상해 싼 값에 킨들을 보급했습니다.


결국 전자책 시장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싸고 편리하게 제공하느냐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제2의 킨들'을 기대하며 인터넷서점과 통신사(태블릿PC 서비스)들이 전자책에 내놓을 콘텐츠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전자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이 이 기회를 잡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12월 7일 전자책 저자(작가) 되기 강의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된 웹페이지를 참조하세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1118142928§ion_code=04


1편, <'나꼼수', 무료 전자책 버전이 나왔다고?…전자책, 기계가 아닌 사람이 관건>



☞2편, <전자책 시대…"나도 해볼까?"의 현실. 꿈을 먹고 살면 굶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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