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당 : 사장이 사표 좀 냈다고 욕하는 것 자체가 문제야. 어디서 평민들이 사장이 사표 좀 맘대로 했다고 물러가라 어쩌라 해. 건방지게. 나 때 평민들이 사장 욕할 수 있을 때는, 조인트 맞고 돌아왔을 때 밖에 없었어. 이사장이 '쟤 큰집에서 조인트 맞았어' 그러면, 사람들이 '야! 어디서 방송사 사장이 조인트나 맞고 다녀! 나가!' 하고 쫓아내고 그랬지. 그러면 또 사장은 '흑흑, 나 조인트 맞은 적 없어요' 이러고 소송하고 그랬지.
그렇게 맞던 사장이 위에다 거꾸로 조인트 좀 까겠다는데 뭐어? 새 사장? 새애 사자앙? 어디 건방지게 사장을 새로 뽑자고 그래. 그렇게 매번 사장을 새로 뽑으면 큰 집은 무슨 재미로 방송을 보겠어. 나때 사장을 새로 뽑을 수 있었던 건 거기서 원할 때 밖에 없었어. 사장들은 사표 낼 때도 '저기, 이거 낼까요?' 하고 물어보고 내고 그랬지.
그런데 뭐어? 낙장불입? 나악장 불이입? 사표 한번 냈다고 그렇게 사장 뽑을 거 새로 다 뽑으면, 소는 누가 키울꺼야 소는. 차라리 그 사표, 소한테 갖다주란 말이야. 사장이 사표를 무르고 키워야 하는 소가 '투표소'야.
▲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일장연설'로 화제가 된 김재철 사장. ⓒMBC |
여당당 : 어이어이,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라.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그래봐야 '관제사장' 소리 들으면서, 청와대에 사표로 조인트 올려서 뭐합니까? 청와대가 아프다고 해주니? 최시중 위원장이 인상 한번 쓰디? 아니 그리고, 항의하려면 방통위에 말을 해야지, 사표를 왜 내니, 사표가 장난입니까? 그리고 사표를 냈으면 사장 그만 둬야지. 입 싹 닦고 모른체 하는건 또 뭐니?
그래도 사표 낸 거 자체는 다른 사장들도 이런 거 좀 배워야합니다. 솔직하지 않습니까? 나 평소에 사원들이랑 소통도 안되는데, 위에서도 안 도와주니까 되는거 없더라, 이런 거 솔직하게 보여준거 아니에요. 요즘 방송사 사장들 보면 어떻습니까. 기껏 사장까지 하면서 위에 비위만 맞추고 앉아서 딸랑딸랑, 좋단다. 막 이럽니다. 낙하산이 뭐 금싸라기니? 김 사장의 이런 '낙하산 찢기' 정신, 다른 사장들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아니, 그래도 결국 사퇴 안한다고 했잖아요.
여당당 : 뭐요, 당신도 사퇴하고 싶다고요? 저랑 같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고요? 나도 그 사장 옹호할 생각 없어요.
남하당 : 어이 MC, 거기 자꾸 일반인이랑 말섞지 마. 내가 하던 이야기 마저 하겠어. 사장 이해 못하는 사람 보면 아주 가~관이야. 사장이 초반에 뭐라고 그랬어.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한게 말이다", "약속 지키지 못하면 사원들이 저를 한강에 매달아버리세요" 그랬지. 그래 안그래, 이번에 사표, 뭐로 냈어? 문서로 냈잖아. 문서보다 강한게 말이라고. 그니까 사표를 종이로 내고 직접 가서 말로 뒤집었잖아. 앞뒤가 맞잖아. 딱딱.
여당당 : 아이고, 자기 말이나 앞뒤를 맞추세요. 이런 사장들 보면 어떻습니까. 방송 잘 만드는 PD 방출하고, 좀 괜찮다 싶은 연예인들은 '소셜테이너'니 뭐니 해서 못나오게 하고는 시청률 안나온다고 볶아대지요. 그리고는 자기는 카메라 밖에서 혼자 코미디도 하고 막장 드라마도 찍고, 난리도 아니에요. 아주 방송 편성표 하나 짜시겠어요. 또 뭡니까. 연말에는 시상식 나가서 혼자서 상주고 이야기하고 사람들 이름 부르고 다 하셔야지요? 응? 대단한 국민MC 나셨다 그지요?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서 사표까지 내서 나홀로 서바이벌 프로그램까지 만든다 이거죠. 사장이 다 해먹어라~.
남하당 : 사장의 '위대한 재탄생' 정신을 매도하지마!
* '프덕프덕'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풍자 칼럼입니다. 이번 칼럼은 KBS <개그콘서트> '두분토론'을 패러디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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