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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물폭탄' 수도권 강타…"오늘밤 더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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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물폭탄' 수도권 강타…"오늘밤 더 쏟아진다"

매몰되고, 고립되고…전국 사망·실종자 30명 이상 집계

시간당 최고 100mm 이상 내린 물 폭탄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쏟아지며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도 고립된 상태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에서만 13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전국적으로는 3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께, 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에서 집중 호우 때문에 산사태가 일어나 토사가 산 주변 마을을 덮쳤다. 이 사고로 전원마을 주민 4명과 인근 아파트 주민 3명이 사망했다. 또한, 전원마을 가옥 20채가량이 토사에 묻혔다.

집중 호우로 곳곳에서 인명 피해

양재동 양재면허시험장 뒷산과 우면동 형촌마을에서도 산사태로 각각 1명이 사망했다. 또한, R아파트와 일원동 C아파트 등에서 8명이 다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전원마을에서 1명이 실종됐다.

또 집중호우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를 전후로 은평구 불광천 등 시내 하천의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상태다.

우면동에 있는 관문사와 인근 아파트 주민 400여 명은 토사 때문에 상당 시간 고립됐다가 현재는 대피한 상태다. 하지만 우면동 송동마을의 비닐하우스 등이 산사태로 파묻혔고 영진암에는 현재까지도 12명이 고립돼 있다.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펜션 등 다섯 채가 토사로 묻힌 가운데 이 사고 때문에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 강원지방경찰청과 강원도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1시48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산사태가 발생한 펜션 인근에서 매몰자 수색 중 인하대학교 학생인 김유신(20) 씨와 신원 미상의 40대 남녀 등 시신 3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전 11시께는 김 씨의 같은 학교 학생 최용규(21) 씨가 토사에 묻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인하대학교 학생 10명과 주민 1명, 신원 미상 남녀 2명 등 모두 1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천과 경인천이 범람해 수백 명의 주민들이 고립되고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27일 서울 사당역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침수된 차량을 빼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틀 동안 400m 이상 내린 폭우로 서울에서만 9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수도권 일대 교통 마비, 강남 일대는 도로 침수

물 폭탄으로 수도권 일대 교통도 마비 상태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사거리, 올림픽대로 진입로, 강남역 등은 침수된 상태다.

현재 강남역 일대는 하수가 역류하면서 무릎 높이까지 침수돼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강남역에서 양재역 구간은 거대한 수로로 변해버린 상황이다. 대치동 사거리는 인근 양재천이 범람하면서 아예 자동차들이 절반 이상 잠긴 상황이다.

주요 간선도로와 일부 지하철역도 침수돼 대중교통 역시 마비상태를 빚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선릉역에서 수서역까지 분당선 열차는 오전 10시부터 현재까지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또한 3호선 대치역은 무정차로 통과하고 있으며 청량리역에서 용산역까지 운행되는 중앙선 열차는 오후 1시30분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도로 교통이 통제된 곳은 서울 19곳, 경기 8곳 등 모두 27곳이다. 경춘고속도로 금남·월문3터널 인근 도로 및 서울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월계1교도 침수되는 등 고속도로 1개, 일반도로 11개 구간이 통제됐다.

또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1만5000톤으로 늘면서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나들목∼하류나들목 양 방향은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올림픽대로·강변북로 한강철교 하부 구간은 오전 9시50분부터 차량 진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건물침수 신고가 접수된 건은 199건이고 서울시가 배수지원 조처를 내린 건물은 1695건에 이른다. 서울시는 추가 침수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내 남산공원 등 8개 공원도 침수된 상태다.

▲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27일 오후 서초구 우면산이 산사태로 인해 토사와 나무가 쓸려 내려가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 "100년에 한 번 내리는 폭우"

26일과 27일 중부지방에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에는 1년 치 강수량(1450.5m)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10mm의 비가 쏟아졌다. 관악 지역은 27일 시간 최대 110.5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100년 한 번 내리는 폭우에 해당한다.

기상청은 이렇게 많은 폭우가 내린 것을 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기단의 정체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 동쪽에는 일본 동해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사할린에 중심을 둔 따뜻한 고기압이 마치 벽처럼 버티고 있어 공기의 흐름을 막고 있다.

통상적으로 7월 말에서 8월 초 쯤 한반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오는데, 남중국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 등의 온난 습윤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문제는 이 온난 습윤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한반도 북동쪽 사할린에 중심을 둔 고기압 덩어리에 막혀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높은 수분을 머금은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 상공에 갇혀 있는 상황인 셈이다.

결국, 고기압 벽에 부딪친 이 따뜻한 공기 덩어리는 한반도에 머물며 끊임없이 비를 뿌리고 있다. 현재 한반도 동쪽에 있는 두 고기압 덩어리 때문에 온난 습윤한 공기가 에너지를 모두 소모할 때까지 당분간 폭우는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기상청은 27일, 폭우는 29일까지, 최대 250mm 이상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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