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내린 폭우로 서울의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사실상 재난 상황이다. 서울 강남, 서초구 일대는 전기와 인터넷이 끊긴 곳이 많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에선 출입구가 물에 잠겨 출근을 포기한 주민이 많다.
강서구 화곡동 4거리를 비롯한 시내 주요 도로에는 물이 사람의 무릎 위까지 차올랐다. 지하철 2ㆍ4호선 사당역의 모든 출입구에 차단막이 설치돼 출입이 통제되는 등 지하철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EBS 우면동 사옥은 산사태로 침수됐다. EBS 측은 방송차질 및 중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현재, EBS 라디오 방송은 중단된 상태다.
재난 상황 전달은 뉴스보다 트위터가 빠르다. 무선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에서 시민들이 트위터 등으로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및 행정안전부는 늑장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행정안전부 트위터는 지난 22일 이후 올라온 글이 없다. 적어도 트위터 공간만 놓고 보면,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셈이다.
행정 기능이 충분하지 상황에서 트위터 이용자들은 서로 경험을 나누며, 피해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yohansaint'라는 계정의 트위터 이용자는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앞 버스정류장 근처 하수도가 역류하기 시작하면서 도로가 침수되고 있습니다. 역류로 인해 맨홀 뚜껑이 같이 흘러가서 굉장히 위험 합니다. 조심하세요"라는 글을 실었다.
그러나 재난 상황을 성토하는 글이 더 많다. 'iruaa'라는 계정의 트위터 이용자는 "광화문은 이미 워터파크"라며 탄식했다. 'amioenadia'라는 계정의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이 지금 광화문 스타벅스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폭우로 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해서 40분 정체됐고, 결국 오전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 근처 가게에 우산을 사러 갔다가, 가게가 침수돼서 갇혀 있었다는 사연도 곁들였다. 문을 열면, 물이 가게 안으로 쏟아질 상황이어서 가게 문을 열수 없었다는 게다.
하지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장삿속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빈축을 산 경우도 있다. 일부 정형외과 병원은 이번 폭우를 하지정맥류 수술을 광고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들 병원은 트위터를 통해 "비가 많이 와서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하지정맥류 때문에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지는 내용은 수술을 권하는 광고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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