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성인오락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은 대여 공세에 더욱 날을 세웠다. 한동안 침묵하던 이재오 최고위원와 홍준표 의원이 가세했고, 이른바 '민심대장정' 중에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패륜아'라는 단어를 써 가며 정부를 공격했다.
이재오 "정권창출 위한 정치자금 아닌가"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권력자는 대개 정권 말기가 되면 다음 정권의 창출을 위해 돈을 모아놓기 마련"이라며 "노무현 정권은 도박장을 통해 만든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쓰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야당으로서는 의혹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풍토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정책실패일 뿐"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정부정책의 최종 책임자는 바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이 어떤 수준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의원도 "이번 '바다이야기' 사건의 본질은 13년 전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빠친코 사건과 같은 권력비리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번 사건은 정관계 배후세력과 비호, 탈세, 조직폭력이 함께 어우러진 권력형 부패 커넥션"이라며 "배후에 있는 정관계 고위층을 적출하는 것이 이 사건 해결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게이트의 '몸통'을 향해 수사를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오염된 바다'가 단순한 정책오류를 넘어 정-관-폭력조직의 세 축이 돈과 이권을 주고받아 온 권력형 도박게이트라는 사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나 대변인은 "검찰 수사가 권력의 핵심에 다가설 때마다 엉거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기억한다"며 "만에 하나 이번 권력형 도박게이트에서도 이러한 일이 되풀이된다면 특검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패륜아들"
'민심대장정' 행보에 한창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이날 강한 어조로 대정부 공세에 동참했다. 직접적으로 '권력형 게이트'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손 전 지사의 비판도 한나라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쥐꼬리만한 하루 일당 받고, 그걸로 한탕 잡아볼까 하는 마음에 다음 날은 일도 안 나가고 게임방으로 가는 노무자들의 가난한 마음을 노략질하는 나쁜 놈들"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그는 "성스러운 삼일절에 관련 업자와 골프 치고 며칠 뒤 업체 지정을 해주는 뻔뻔함은 이 정권의 도덕이 어디까지 갔는지를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며 "서민들을 팔아 정권을 잡고는 그 불쌍한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나라를 거덜내는 이 패륜아들을 어찌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정희-전두환의 군사독재 시절에도 재벌의 등은 쳐 먹었지만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이런 식으로 긁어내지는 않았다"며 "국민은 이제 지칠 대로 지치고 절망에 빠질대로 빠져서 분노마저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한나라, 지자체 조사부터 나서라"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청와대 행정관이 상품권 업체 주식을 일부 보유한 사실을 두고 권력형 게이트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고 방어했다.
민 위원장은 대신 "오락실 인허가 문제는 지자체의 업무에 속하는 만큼 지자체를 거의 100%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해당 지자체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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