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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장 뽑아놨더니 교과부가…"

계속되는 교과부의 '진보 교육감 태클'에 부글부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3일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를 통해 뽑힌 서울 영림중과 강원도 춘천시 호반초의 교장 임용제청을 거부하자 교사, 학부모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와 강원도의 고교 평준화 정책에 제동을 거는 등 '진보 교육감'의 정책을 사사건건 걸고 넘어가자 갈등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교사들과 학부모 단체 등은 '강원‧경기‧서울 교육주체결의대회'를 열어 고교평준화를 촉구하고 내부형 공모교장 임용제청 거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고교평준화에 빨간색 딱지를 붙이고, 내부형 교장공모제도 제동을 거는 등 교육정책을 오로지 정치논리로 몰아가고 있다"며 "교육자치가 말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4일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강원·경기·서울 교육주체 결의대회'가 열렸다. ⓒ프레시안(이경희)
"교육자치가 말살 당하고 있다"

김익록 강원도 원주 대성중 교사는 "강원도민이 (민병희) 교육감을 왜 뽑았겠느냐, 평준화를 해 달라고 뽑은 거다. 그런데 교과부가 도민들의 평준화 염원을 꺾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도 이충익 지부장도 "의정부에서 20년간 교사를 했고 고교 평준화 운동은 10년 이상 했다"며 "어떤 정책이 70% 이상의 주민이 찬성하는데도 이뤄지지 않는가, 나는 그런 정책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경기도는 평준화를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준비부족이라는 이유는 말이 안된다"라고 교과부를 비판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대한 교과부의 발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23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교과부 결정에 항의하며 삭발을 한 영림중학교 김경숙 학교운영위원장도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김 위원장은 "학부모들이 심사를 위해 애썼는데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며 "괜찮은 교장을 뽑았다고 생각해 모두 자긍심에 차 있었는데 이를 교과부가 거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들인 열정과 열망이 무너져 내린다"라며 "우린 공정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교육자치가 말살됐다"는 그는 잠시 모자를 벗어 삭발한 머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교조 역시 성명을 통해 "지금의 연공서열과 근무평정에 기반을 둔 승진 제도는 능력 있고 혁신적인 교육관과 마인드를 가진 교사들은 도태시키고, 수업과 교육보다는 행정과 상급자 예우 능력으로 승진을 보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지 오래다"라며 부패하고 침체된 교육계의 혁신을 위해서라도 내부형 교장공모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계에 장천감오(長千監五, 교장은 천만원 교감은 오백만원의 상납이 기본이라는 교육계의 공공연한 은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만 봐도 혁신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전교조는 "이번 사태는 교총의 기독권 수호 의지와 교과부가 진보 교육감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치 논리가 함께 만들어 낸 추악한 작품이다"라고 비판했다.

영림중·호반초 임용 예정 후보자들, "행정 소송 낼 것"

한편 교과부는 이들 두 학교 교장의 임명 거부 사유에 대해 "영림중이 1차 심사에서 서류심사, 학교경영계획 설명회, 심층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도록 한 교과부와 시교육청의 지침을 어기고 서류심사만으로 지원자 14명 가운데 5명을 탈락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부 심사위원 사전연수를 실시하지 않았고, 외부위원 중 학부모위원 3명이 불참한 상태에서 서류심사를 진행해 시교육청 지침을 위반했지만, 시교육청 조사에선 위반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호반초에 대해선 "학교운영위원회가 주관한 1차 심사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특정 심사 대상자의 심사표를 공란으로 둔 평정 항목을 0점 처리한 뒤 단순 합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1명만 적격자로 심의·추천해 3배수를 추천하라는 교과부와 도교육청 지침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영림중 교장공모 절차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만한 문제점이 없었음에도 교과부가 임용 후보자의 임명 제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도 "춘천교육지원청이 여러 차례 행정지시를 통해 교장 공모과정을 바로잡아 최종적으로는 3배수 추천 지침을 지켜 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영림중과 호반초의 교장 임용 후보자였던 박수찬, 이병덕 교사는 조만간 이번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 소송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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