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농민들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팔당 4대강 승소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 승소로 지켜낸 두물머리 일대의 농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팔당 농민들이 시민들과 함께 가꾸어온 '팔당 명랑 텃밭'. ⓒ팔당공대위 |
이날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 공대위)' 유영훈 위원장은 "승소 판결이 난 이후 9일 동안 향후 어떻게 두물머리를 가꿔야할지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면서 "2500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이기도 한 팔당 상수원 일대의 농지를 수도권 시민들에게 내어놓겠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번 법원 판결은 수십년 동안 팔당을 가꾸어 온 유기농의 공익적인 가치에 대한 존중이었다"면서 "그 가치를 지켜가면서 시민들과 함께 생명과 평화의 공감대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팔당 농민들은 지난해 4월에도 두물머리를 비롯해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의 유기농지에서 '팔당 명랑 텃밭'을 시민들에게 분양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공동으로 경작해 공동으로 수확하는, 일종의 '토지 공유' 개념을 4대강 사업 저지 운동에 도입한 것.
유 위원장은 "수도권 시민들이 팔당에 내려와 협동과 상생, 생명을 체험할 수 있도록 누구나에게 유기 농지를 열어놓는 '개방형 농장'으로 운영하겠다"며 "4대강 삽질과 생명의 농업 중 과연 어느 것이 팔당에 어울리는지 시민들이 직접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자회견을 마친 팔당 농민들과 4대강 범대위 회원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유기농으로 재배한 상추 모종을 나눠주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한편, 이날 팔당 공대위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팔당 농민들의 승소 판결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진영의 쾌거"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두물머리를 유기 농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마을로 꾸리려는 '퍼머 컬쳐(permaculture·생태학적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농촌 공동체 운동)' 대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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