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사업 시행자인 국토해양부는 공공연히 '사업권 강제 회수' 의사를 밝히고, 경남도는 "법적 대응하겠다"고 맞서면서 낙동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한나라당 도의원 '김두관 사퇴 압박'
▲ 김두관 지사. ⓒ프레시안(선명수) |
이들은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적 동의를 받은데다 대다수 주민들이 적극 찬성하고 경남도의회의 과반수가 찬성하는 국책 사업인데, 김 지사는 반대로 일관한 채 사업 시행권마저 반납하지 않겠다며 여론을 외면하고 있다"며 "김 지사가 '낙동강 사업 반대 공화국'으로 몰아가는 무능 도정, 아집 도정을 계속한다면 머지않아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협의회는 "정부는 현재의 지역 업체 참여 비율 유지를 전제로 낙동강 사업권을 즉시 회수해 직접 시행해야 한다"고 정부에게 경남도에게 배정된 사업권을 가져가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함안-합천-밀양-김해 주민들 "사업권 회수는 전쟁 선포"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시장·군수들이 김 지사를 협공하고 있지만 정 반대 입장의 주민들 입장도 만만치 않다. 하루 앞선 1일 낙동강 사업 구간 주민들은 "사업권 회수는 곧 전쟁 선포"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불법 매립 폐기물이 대량 발견된 김해시 상동면 주민대책위원회 등 4대강 공사 지역 4개 주민대책위원회는 "정부가 공사 착공 전부터 주민들의 문제제기를 단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더니, 이제 정부 방침과 다른 경남도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사업권 회수를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4대강 사업에 대한 경남도의 입장은 피해주민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정부의 사업권 회수는 곧 경남도와 피해주민에게 4대강 사업을 두고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김해상동면주민대책위원회, 함안보피해주민대책위원회, 합천보건설관련덕곡면주민대책위원회, 밀양둔치경작자주생존권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가 참여했다.
▲ 최근 발견된 낙동강 김해 지역 페기물 매립지. ⓒ연합뉴스 |
"정부 사업권 회수, 명분도 권한도 없다"
경남도 역시 정부의 낙동강 사업권 회수 방침에 대해 "회수 자격도, 명분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낙동강사업재검토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남도 강병기 정무부지사는 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정부와 경남도 사이에 맺은 협약서 내용을 보면 도에서 중요한 귀책 사유가 있을 때만 사업권 회수가 가능한데, 도가 사업을 일부러 지연시켰다든지 불법 행위를 하는 등 귀책 사유가 없다"며 "중앙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권을 회수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강 부지사는 최근 경남지역 일부 시장·군수와 도의원들의 '4대강 찬성' 입장 발표에 대해서도 "사업에 대해 찬반 입장이 있을 수 있으나, 발표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이라며 "시장군수협의회의 발표 이후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방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강 부지사는 김두관 지사와 함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연대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충남과 경남이 힘을 모아서 중앙정부에 맞서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만약 사업권이 일방적으로 이 두 지역에서 회수된다면, 어쩔 수 없이 함께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 그런 사태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병기 부지사는 "도 입장에서도 (사업권 회수가) 정치적으론 편할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낙동강 사업이 도민과 도의 장래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가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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