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1일 "낙동강 사업이 국책사업이기는 하지만 '성역'은 아니다"고 정부의 조정협의회 거부 및 사업권 회수 방침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에서 열린 직원 정례회의에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 한 마디 하겠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4대강 사업은 헌법이나 민주주의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정부가 낙동강 사업 조정협의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이를 살펴보고 수정, 보완해 해소하는 것이 소통의 양식"이라며 "경남도가 국책사업에 왜 아무런 이유와 명분, 검토 없이 반대하겠나. 소통을 위해 '낙동강 사업 조정협의회'를 만들자는 것인데 정부 측이 수용하지 않고 강경하게 추진하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부산·경남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금강·영산강과 사정이 다르다"며 "도민들이 식수원의 오염을 우려하기 때문에 협의회를 구성해 수정·보완하자고 정부에 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 일대에서 산업폐기물이 대량으로 매립된 것으로 알려지며 경남도는 공사를 중단하고 폐기물 조사 및 처리 대책부터 세우자고 촉구하고 있다.
김 지사는 "경남도는 낙동강 사업을 방해했다는 것 또한 왜곡"이라며 "문화재 조사는 애초 11월 말에 끝나기로 예정돼 있고, 와중에 불법폐기물이 발견됐으며, 7~9공구 구간은 주민들 보상이 거의 안 된 것이지 경남도가 실제 사보타주를 한 적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정부가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도청에서는 침수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인 함안·합천·김해·밀양지역 주민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민심을 어지럽히는 낙동강 사업권의 회수 방침을 철회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처지와 마음을 헤아려 4대강 사업에 대한 경남도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주 시장군수협의회가 김두관 지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시민단체들과 침수 피해 주민들이 잇따라 반박성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역 내 여론전도 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30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남도의 낙동강 사업 영향을 받는 경남·부산·울산 주민 56.1%가 사업권 회수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38%에 그쳤고, 전국적으로도 53.9%가 사업권 회수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