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대한산악연맹, 불교환경연대, 백두대간보전회, 진보신당 서울시당, 초록생명평화센터,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환경연합, 환경정의 등의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북한산성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계 훼손이 불보듯 뻔한 케이블카를 건설사들의 이익을 위해 강행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앞으로 시위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일 산상시위, 1000일로
전 지리산 연하천대피소 소장 김병관 씨가 지리산 천왕봉과 북한산 백운대에서 지난 200일 동안 이어온 산상시위를 1000일까지 이어가는 한편, 설악산에서는 오체투지와 함께 케이블카 예정지 생태조사를, 지리산에서는 11월 6일 성삼재에서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선포식을 연 뒤 지리산권 5개 시·군 자치단체장에 대한 면담 등을 통합 압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3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범대위도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관련기사: 산에 '왜' 올라가십니까? )
▲ ⓒ프레시안 |
이들이 이와 같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 1일 부로 자연공원법 시행령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달 20일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연장을 2km에서 5km로, 정류장 시설물 높이 제한을 9m에서 15m로 완화시키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관련기사: 정부, 케이블카 설치 규제 완화…전국 산에 '난립 위기')
이에 설악산, 지리산 주변의 지자체들이 케이블카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악산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지구와 설악산 관모능선 4.73km를 가로지르는 '오색로프웨이' 설치를 추진 중이고, 경남 산청군은 중산리 관광지에서 제석봉 해발 1800m 지점까지 5km 가량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설치를 기정사실화 시키고 있다.
이밖에 경북 문경시도 최근 문경새재 입구부터 주흘산의 8부능선인 관봉 아래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놔 논란을 빚고 있다. 북한산도 국립공권관리공단이 북한산성 입구부터 승가봉을 지나 보현봉까지 이르는 4.2km의 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전국적으로 추진 중인 곳만 10곳에 이르고, 자연공원법 시행령 통과 이후 케이블카 추진 지자체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생태훼손·수익성 논란 가열될 듯
반대 측에서는 케이블카가 자연경관을 해치고 생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고, 찬성 측에서는 오히려 등산로를 폐쇄해 생태가 더 건강해지고 장애인 및 노약자에게도 관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관련기사: 장애인 때문에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한다고?")
무엇보다 찬성 측에서는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자체들은 케이블카 설치로 관광객이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한 자연훼손과 수익성 논란이다.
▲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연합뉴스 |
지리산의 경우 걸어가면 천왕봉까지 5시간 거리이나 케이블카를 이용할 경우 20분만에 종점인 제석봉까지 올라가 천왕봉까지 1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지리산 종주 인파가 대폭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이에 천왕봉 탐방 예약제를 검토한다지만 이 경우 케이블카 이용객에게 일반 등산객이 제약 받을 수 있다. 일반 등산로 머리 위로 지나가는 케이블카에 대한 반발 여론도 무시하기 힘든 요소.
공사비도 설악산과 지리산 모두 45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사업이어서 지자체의 재원 마련과 운영 수익 적자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국·도립공원에만 10여 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는데 인구 밀집지역인 서울 남상과 수학여행객이 많은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등 2~3곳을 빼고는 모두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논란이 일자 추진 계획을 보류하고 타 지역의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키로 했다.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는 공원계획변경신청, 환경영향평가 등의 과정이 남아 있어 논쟁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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