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2일 "정 전의장의 정계개편론 때문에 호남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면서 "민주당과의 연대는 결단코 퇴보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퇴보…김근태는 민주개혁세력 상징성"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 등 3개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나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우리당이 정계개편보다는 당의 쇄신을 중심에 놓고 수습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정동영 당의장의 정계개편론 때문에 오히려 민주당이 호남지역에서 선전했고 다른 지역에서 보면 민주노동당의 개혁세력 교체론 내지 대표론이 상당히 먹혀 들어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것보다 김근태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해서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28일에는 정 의장의 의장직 사퇴와 탈당까지 촉구했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년 동안 당의 지도노선이 실용주의에 가깝게 무게중심을 두고 당 운영을 했다면 김근태 최고위원은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른 차원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김근태 의장직 승계론'을 주장했다.
그는 또한 "언론에서 친노직계들이 정당을 만들어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창당초심을 지키면서 당을 새롭게 혁신하는 가운데 김근태 최고위원이 이야기한 민주대연합의 상황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계 "김근태 당 의장 승계 전제조건은 김두관 퇴진"
선거 참패로 뒤숭숭한 가운데 김 최고위원이 또다시 '정동영 때리기'에 불씨를 지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정동영계 일부 의원들은 "김근태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는 반대하지 않지만 김두관 만은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 일괄사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결코 최고위원직에 연연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야파 소속의 한 초선의원은 "투표 사흘 전에도 사고를 치더니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 뒤에서 꼭 저런 식으로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과 연대를 막기 위해 '선수치기'에 나서는 것 같은데 나도 민주당과 선(先)연대에는 부정적이지만 지금은 김두관이 당내 최고 '리스크 요인'이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과 같은 참정연 소속의 한 의원도 "전체적 의견은 나도 비슷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오버'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면서 "자칫하면 분란의 책임을 뒤집어 쓸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반감이 자칫 김근태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론 자체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진화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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