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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일부 "4대강 사업은 '이명박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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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일부 "4대강 사업은 '이명박의 난'"

[현장] 4대강 사업 중단 촉구하는 '4대강 생명살림수륙대재'

"누구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연을 파괴할 권한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4대강 사업은 국토와 국민을 상대로 하는 '이명박의 난'입니다. 4대강 개발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이자 화계사 주지인 수경 스님은 시종 강한 어조로 발언을 이어나갔다. 수경 스님은 4대강 공사 현장이 한 눈에 보이는 경기도 여주 신륵사 입구에 '강처럼 사는 집'이란 뜻의 여강선원(如江禪院)을 짓고 무기한 천막 정진을 진행 중이다.

4대강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4대강 생명살림수륙대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렸다. 수륙대재는 인간을 위한 개발과 성장 과정에서 희생된 혼의 넋을 위로하는 재다.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위기에 처한 뭇생명의 넔을 위로하는 자리인 셈이다.

이번 행사는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에코붓다 등 불교계 20여 개 단체와 조계사, 도선사, 화계사 등 20여 개 사찰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수경 스님은 이 수륙대재추진위원회의 상임추진위원장을 맡았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4대강 생명살림수륙대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누구도 이러한 권한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주지 않았다"

수경 스님은 "모든 만물은 연결돼 있다"며 "우주 만물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부처님의 세계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국토와 생명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개발 신화, 대기업 신화, 명문대 신화, 부동산 신화 등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 결과가 4대강 사업입니다.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을 뽑을 때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이 부자가 될 거라는 신화에 사로잡혀 그의 부정을 눈 감아줬습니다. 하지만 지금 어떻습니까?"

수경 스님은 "4대강 사업을 수수방관한다면 우리 역시 떳떳하게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권력의 폭력 앞에 주저앉으면 안 된다"며 "행동해야 한다. 수행자가 가야할 길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내 안의 괴물을 퇴출시키는 게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법"

이 자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장 주경 스님,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정토회 법륜 스님 등이 참석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 등도 참석했다.

백낙청 교수는 "4대강 사업은 불법이고 헌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죄를 지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는 반면 토건업자의 살만 찌우는 사업이라는 것.

백낙청 교수는 "무엇보다도 4대강 사업은 천지에 죄를 지는 것"이라며 "사람만이 아니라 날짐승, 들짐승, 초목들, 물, 모래까지 모두가 우리가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이들을 파괴하는 게 4대강 사업"이라고 말했다.

백낙청 교수는 "이렇게 4대강 사업은 골고루 죄를 지는 사업"이라며 "앞으로 이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걱정"이라고 일갈했다. 백 교수는 "정부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마음의 탐욕, 내 안의 괴물을 퇴출시키는 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이것이 괴물 정부를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위정자의 맹신적 욕구가 국가 기반 전체를 붕괴"

수륙대재 참가자는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중단을 촉구하는 간절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명박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 행위는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발 지역의 침수와 발암 유발 물질 추출, 수천 마리의 물고기 떼죽음, 희귀 동·식물 멸종, 문화재 훼손, 유기농 농민들의 축출 등 우려했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보다 심각한 것은 개발과 탐욕에 눈 먼 위정자들이 자연의 고통과 신음을 철저히 외면한 채 개발의 속도를 부추겨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맹목적 개발지상주의가 가져다 줄 자연의 재앙과 폐해는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며 "위정자의 맹신적 욕구가 국가 기반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후손들의 삶 기반마저 훼손할 것"이라며 "지난날 탐욕을 겸허히 성찰하고 뭇 생명이 공존하는 세상을 참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다시 한 번 불자와 국민의 목소리를 모아 4대강 개발 행위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륙대제에 참여한 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한나라당사를 방문하기로 했던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이를 취소했다. 불교계 관계자의 전언을 종합하면, 지난 11일 법회 발언 이후 불교단체 대표자들이 명진 스님에게 자중할 것을 요구했고 그가 이를 받아들인 것. 명진 스님은 18일 법회에서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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