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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지사, '석연찮은' 우리당 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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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지사, '석연찮은' 우리당 입당

우리당, 우세지역 3곳으로 늘렸지만 '철새영입' 비난 봇물

지난 2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태환 현 제주지사가 4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키로 했다. 당초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던 그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우리당 입당과 경선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적지 않은 혼란이 일고 있다.

진철훈 예비후보측 격렬 반발…내홍 조짐

김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주 특별자치도의 완성과 한미FTA 협상에 따른 지역 1차산업 보호 등 당면 현안사항을 무리없이 해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을 옮기는 데 따른 철새 정치인 비난은 제주도가 잘 사는 미래를 위해 감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입당을 확인하며 "김태환 지사가 입당하기로 결정했고 진철훈 예비후보와 경선을 통해 오는 8일 우리당 제주지사 후보가 가려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3:2:5 방식(기간당원 30%, 일반당원 20%, 도민 50%)로 여론조사를 할지, 일반 도민만 대상으로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오늘 저녁까지는 확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철훈 예비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격렬히 반발했다. 그는 "중앙당 XXX들이 마음대로 하건 말건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무소속 출마도 불사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후보 측은 전날도 "새정치와 개혁을 외쳐 온 중앙당이 당헌 당규까지 고쳐가며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당적을 바꿔 온 철새 정치인을 받아들인다면 당원들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창당정신과 정체성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행위"라며 "김태환 지사의 입당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음을 경고한다"고 격렬히 반발했었다.

같은 날 '김태환 입당을 반대하는 제주도당 기간당원' 명의로 중앙당에 '사법당국 수사 중인 김 지사 영입을 중단하라'는 항의문이 전달되기도 했다.

이 같은 반발은 진철훈 후보도 경선에 합의했다는 우상호 대변인의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당 제주도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경선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더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진 후보 쪽에서 쉽게 합의를 안 했을 텐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김 지사가 막판에 우리당 행(行)을 택함에 따라 당내 경선이 성사된다고 해도 사실상 김 지사가 우리당 제주지사 후보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전제한 상태에서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단연 선두를 달렸기 때문이다.

제주지검 전격수사와 김 지사 영입 관련있나?

결국 김 지사의 갑작스런 우리당 입당은 한 자리가 아쉬운 열린우리당의 다급함과 당선 뒤 여당 프리미엄을 내다본 김 지사의 입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주 제주지검이 도지사 공관과 지사 특보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던 점에 비쳐 모종의 입당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과 민주당 제주도당은 "결국은 무시무시한 공권력에 굴복해 '도민 배신의 길'을 선택했다"며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김태환은 제주도를 떠나라"고 비난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며칠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공무원 조사가 갑자기 이뤄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정했다.

김 지사의 공천이 확정될 경우, 우리당은 전국 16개 지역 가운데 2곳에 불과한 우세지역을 3곳으로 늘리게 되지만 그 가운데 애초부터 우리당적을 가졌던 사람은 김완주 전북지사 후보가 유일하다.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는 김 지사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공천으로 3기 단체장에 당선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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