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나라당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우리당이 대전과 전북에서, 민주당이 전남과 광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당의 자존심인 울산에서 최초 광역단체장 배출을 노리고 있고, 국민중심당은 충청권 맹주 자리를 엿보고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런 판세가 굳어지면 한나라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중 11곳을 쓸어 담았던 2002년 지방선거의 결과가 고스란히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3곳 : 서울-경기-인천 모두 한나라 우위
최대 관심사인 수도권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3군데 모두 한나라당이 앞서고 열린우리당이 그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두 자리 수를 훌쩍 넘기는 만만찮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서울과 경기에서 오세훈, 김문수 등 한나라당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한 5월 초순까지는 반격의 발판을 마련해야 마지막 역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인천에서도 우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최기선 전 시장을 영입해 안상수 현 시장의 대항마로 내세웠지만 최 후보가 '비리', '철새'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에선 오히려 15%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가 "큰 사고 한번 치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충청 3곳 : 우리당 대전에 기대…충남북은 한나라 강세
충청권에서는 당초 국민중심당 돌풍이 점쳐졌으나 내홍 끝에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들이 후보로 나서면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충남에서는 이명수 전 지사와 이신범 전 의원 측의 갈등이 격화,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도 못했다. 이인제, 심대평 두 거물급 인사가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전에서는 한나라당에서 우리당으로 간판을 바꾼 염홍철 현 시장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충남에서는 행정복합도시 열풍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이완구 후보가 행자부 장관 출신 우리당 오영교 후보를 앞서고 있다. 충북에서도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이원종 전 지사의 후계자를 자임하고 있는 우리당 한범덕 후보에 우세한 양상이다.
호남 3곳 : 광주·전남은 민주, 전북은 우리당 강세
광주, 전남에서는 민주당 강세, 전북에서는 우리당 강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 지역 후보 출마를 목표로, 당선보다는 바닥 다지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박주선 전 의원의 서울전략공천 등 교통정리 끝에 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하는 박준영 후보가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전 교육부 차관인 우리당 서범석 후보가 뒤를 쫓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박광태 현 시장을 우리당 후보로 나선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과 김재균 시당위원장이 뒤쫓고 있다.
다만 이 지역에서 무성한 공천 잡음과 지자체 공무원 불법 입당 등 부정선거 사례들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전국농민회 간부들을 전진 배치한 민노당은 한미FTA, 쌀개방 등의 문제를 지렛대 삼아 지지율 제고에 힘쓴다는 목표다.
전북에서는 강현욱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과 유성엽 예비후보의 고발 등 수난 끝에 우리당 후보로 확정된 김완주 전 지사가 여유롭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영남 5곳 : 한나라 또 '싹쓸이'?
영남권은 여전히 한나라당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김두관(경남도지사), 이재용(대구시장), 오거돈(부산시장) 등 장관출신 우리당 후보들의 생환 여부가 관심사다. 한나라당 소속인 박맹우 현 시장과 노동운동가 출신 민노당 노옥희 후보의 맞대결이 벌어지는 울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당내 경선에서 권철현 의원을 여유 있게 따돌린 허남식 현 시장이 현재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당 오거돈 후보는 '한나라당 장기집권 저지'를 명분으로 민노당에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민노당 김석준 후보 측은 "부산시장 선거는 '한나라-민노' 싸움이라면서 제안을 일축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 세 번째 나선 우리당 김두관 최고위원과 민노당 문성현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김태호 현 지사에게 도전장을 낸 경남에서는 현재로서는 김 지사가 상당한 격차를 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는 정무부시장에서 조해녕 현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와 우리당 간판으로 재도전하는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의 맞대결 양상이다. 현재는 이재용 후보가 김범일 후보를 뒤쫓고 있다. 민노당 이연재 후보도 지지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구미시장을 지냈던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와 공무원연수원장을 지낸 우리당 박명재 후보만 출마했다. 현재로서는 김관용 후보가 우세하다.
울산시장은 관료 출신 한나라당 박맹우 현 시장과 해직교사, 노동운동가 출신인 민노당 노옥희 후보의 대결에 우리당 심규명 후보가 뒤쫓는 판세다. 노옥희 후보는 지명도에서 훨씬 앞선 김창현 전 사무총장을 꺽은 당내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당선을 노린다는 목표지만 '노동계 밖'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현재는 박맹우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다.
강원·제주 2곳 : 우리당 고전…제주 무소속 강세
강원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일찌감치 확정된 김진선 현 지사의 우세가 압도적이다. 엄기영 MBC 특임이사, 김택기 전 의원 등의 연이은 고사로 후보 선정에서부터 곤욕을 치른 우리당은 결국 이창복 전 의원을 내세웠지만 판세를 뒤집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별법 통과로 시장 임명권한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된 제주도지사 선거는 3파전 양상이다. 현명관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영입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장고 끝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김태환 현 지사가 현재는 앞서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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