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은 26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당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이 이상득 의원을 데리고 왔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에 와서 스님과 신도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명진 스님에게 이명박 후보를 봉은사에 데리고 오겠다고 제안했지만 명진 스님은 "종교를 정치에 깊이 들여놓으면 안 된다"며 "금도를 넘지 말라"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명진 스님. ⓒ봉은사 |
이 같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행보는 그가 이명박 대통령과 특별한 사이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압력을 받아 봉은사를 조계종 직영 사찰로 지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의 입지가 더욱 좁혀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당시 자승 총무원장의 직책도 문제가 된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으로, 국회로 치면 국회의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되는 자리임에도 한쪽 후보의 편을 들었다는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실제 자승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두고 불교계 내부에서 회자가 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명진 스님은 최근 봉은사 직영 사찰 결정이 자승 총무원장의 친여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좌파가 그렇게 싫으면 왼쪽 눈, 왼쪽 발도 쓰지 마라"
한편, 명진 스님은 인터뷰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와 조계종, 정부 등을 두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우선 명진 스님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두고 "병역은 용케 면했지만 부처님 자비의 죽비는 피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직영 사찰과 관련해 "외압은 없었다"는 조계종의 주장을 두고도 "지난 11월 자승 총무원장이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문화재와 관련한 예산을 부탁하는 자리"였다며 "이 자리에 앉자마자 '좌파 주지를 그냥 놔두면 되겠느냐'라고 말한 게 외압이 아니면 대체 뭐가 외압인가,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외압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이명박 정부를 놓고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국격을 높인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산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국격의 바탕은 신뢰와 존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야만 대화가 된다"며 "국격을 높이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허언이 안 되려면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일관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또 명진 스님은 "안상수 원내대표는 물론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좌파, 좌파 하는데 좌파가 그렇게 싫으면 왼쪽 눈도 감고 다니고 왼쪽 팔도 쓰지 말고 오른쪽 손, 발만 쓰고 다녀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명진 스님은 28일 오전에 열리는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총무원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 추가 폭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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