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국 조계종 전 총무원장 종책특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발언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영국 전 종책특보는 '좌파' 발언이 나온 11월 1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함께 한 자리에 배석했었다.
김영국 전 종책특보는 23일 서울 장충동 참여불교재가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날(21일) 명진 스님이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며 "당시 그 자리(11월 13일)에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김영국 전 종책특보는 "명진 스님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말을 지난 21일 밝혔지만 안상수 대표는 이를 부인했다"며 "이에 내가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 확인을 위해 나왔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국 전 종책특보는 당시 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두고 "그 자리(11월 13일)는 내가 주도했다"며 "당시 직책인 종책특보라는 자리는 불교계와 행정부, 정당 간 정책 현황을 조율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영국 전 특보는 "그날의 자리는 정부의 문화 정책과 관련해 조정하고 조율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며 "하지만 애초 의도와 다르게 안상수 원내대표가 전혀 다른 발언을 해 오늘의 이런 사태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 봉은사에 대한 외압설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장충동 만해NGO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국 씨가 명진 스님의 발언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11월 정기 국회가 열리는 날이었던 그 날 자리에서는 템플스테이 예산, 불교계의 숙원 사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스님' 발언이 사실일 경우, '외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김영국 전 특보는 당시 자리의 분위기를 두고 "당혹스러웠다"며 "집권당 원내대표가 조계종 최고 어른인 총무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해야 할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구나 불교계의 대표 스님인 명진 스님을 지목해 좌파 스님이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이라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단지 농담으로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영국 특보는 "안상수 원내대표는 확실히 자기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인한다고 해서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특보의 이날 발언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해명을 일축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안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나는 봉은사에 가본 적도 없고 명진 스님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했고, "넷이 아니라 세 사람이 식사했다"고 김영국 씨가 당시 자리에 배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을 한 김영국 전 특보는 1983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중앙회장을 지냈으며, 1985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불교정책팀장, 2003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이후 고흥길, 서석재, 손학규의원의 보좌관을 거쳐 제32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정책특보를 지냈다.
조계종 "외압 논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조계종은 명진 스님과 김영국 전 특보 등의 주장을 놓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조계종 대변인이자 총무원 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봉은사의 직영 사찰 승인은 종헌종법 절차를 통해 대의 기구인 종회의 승인을 거친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원담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고흥길 위원장과 만나긴 했지만 취임 이후 만난 4000여 명의 사람 중 한 분"이라며 "총무원장 스님이 그 자리에서 봉은사 주지 교체에 대한 대화가 오갔느냐고 여쭈었더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꾸지람을 들었다"고 전했다. 원담 스님은 이어서 "조계종은 모 정치인이 움직이는 종단이 아니고 그 이상의 압력에도 움직이지 않는다"며 "과거 군부 독재 시절에도 종단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봉은사 직영 사찰 승인 문제는 지난 2005년 종회 때부터 이미 거론된 바 있는 15년 만에 일어난 획기적인 일"이라며 "명진 스님의 외압 이야기는 일고의 가치가 없으며 만약 외압이 있었다면 누구보다 먼저 종단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