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0월 13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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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세종대왕과 최만리
오늘은 늘 하던 이야기와 조금 다른 차원의 논지를 전개하고자 한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인데, 원래는 음력으로 1397년 4월10일을 기념해서 만든 날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우리의 큰 스승은 세종대왕이고 그분의 생일을 양력(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면 5월15일이라 그날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다. 그래서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에 반포에 관련된 몇 가지 문제를 논해보고자 한다. 세종대왕은 젊은 학자와 노신들과의 논쟁을 즐겼다. 젊은 사람은 진취적이고 늙은 대신은 보수성향이 강하다. 이들이 만나면 주로 노인들이 이야기하지만, 철학 논쟁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3.05.05 09:08:4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안’과 ‘속’의 차이
예전에 중등 교사 시절에 시험 철이 되면 참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많다. 초임 교사 시절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절이었다. 흔히 말하는 ‘가리방(がり版)’이라고 해서 등사판이라는 것이 있었다. 기름종이에 철필로 써서 기름 종이를 하나하나 손으로 밀어 찍어내는 방식으로 시험지를 인쇄했었다. 그러다가 옵세트 인쇄기가 나와서 손으로 쓴 것을 복사해서 활용하였고, 그 후 한참 지나서 컴퓨터(물론 이전에는 워드프로세서라는 것이 있었지만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로 문제를 만들게 되었다. 그때 많은 교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시험
2023.04.28 09:23:0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선비’와 ‘고삐리’
오늘은 아재 개그부터 시작해 보자. 어느 젊은 스님이 목욕탕에서 때를 밀고 있었다. 옆에 있는 학생에게 “이봐, 나 등 좀 밀어줘.”라고 하니 학생이 “ 넌 뭔데 반말이야?” 하니 스님이 “응, 나 중이야.” 그랬더니 학생이 스님을 노려보며 기가 차다는 듯이 내뱉었다. “야, 인마! 난 중3이야.”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은 중2병이라고 해서 사춘기라는 말을 대신한다. 그들을 이르는 말에 ‘질풍과 노도’는 이미 해묵은 얘기고 ‘중딩이’라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고등학생을 고딩이 혹은 ‘고삐리(고비리)’라고 한다. 도대체 이런
2023.04.21 09:02:45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왠지’와 ‘웬(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이 ‘왠지’와 ‘웬(지)’의 구별법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발음도 비슷하다. 대학원에 다닐 때 한국어교육 담당한 교수께서 ‘외(대), 왜, 웨’를 발음해 보라고 한 시간이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나름대로 입술을 오무렸다 폈다 해 가면서 발음을 해 보았지만 세 가지 모두 발음이 비슷하게 들렸다. 그분의 말씀이 “한국이도 발음하기 어려운 것을 외국인들이 어찌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발음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셨다. 그 이후로 필자도 가능하면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충청도에 오
2023.04.14 09:46:3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한글 맞춤법’이야기 중에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이 ‘부딪치다’와 ‘부딪히다’의 구별에 관한 내용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세한 설명을 보태려 한다. 사실 우리말을 제법 안다는 사람도 이에 관해서는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은 사동이나 피동을 의미하는 선어말어미가 비슷한 것(이, 히, 리, 기)이 있기 때문이다. ‘먹다’의 경우 ‘먹이다’와 ‘먹히다’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남을 먹여주는 것인지, 남에게 잡아먹히는 것인지 의미상 구분이 확실하게 되는 경우다. 그러나 ‘부딪치다’와 ‘부딪히다’는 발음이 같기 때문에 어느
2023.04.07 09:08:0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썩이다’와 ‘썩히다’
살다 보면 속상한 일이 참으로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음이 울적해지고 불편하다. 이런 것을 일컬어 속상하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것도 문화문법만으로 해석해야 의미가 잘 통한다. 마음이 불편하고 우울해지면 그 스트레스로 인하여 속(위장)이 상한다. 그래서 위암의 주범이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이다. 술을 먹지 않는 사람도 속상한 일을 많이 당하면 위암에 걸린다. 그러고 보면 참 우리말은 원인을 잘 찾아서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우리 민족이 그만큼 똑똑하다는 말이다. 요즘 필자도 속이 상하는 일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억울한 얘기도
2023.03.31 17:04:4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억지’와 ‘떼거지’
1997년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중부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했다. 처음에는 대전 둔산동에 자리를 잡았으나 이왕 지방으로 내려왔으니 시골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금산군 진산면의 작은 농가를 구입하여 입주하였다. 작은 오두막집이었으나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기에는 제격이었다. 마침 동네 어른이 주변에 밭이 있으니 사라고 해서 480평이 조금 넘는 땅을 사서 고구마 농사도 짓고, 각종 야채도 심어서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주말마다 내려와 즐기는 공간이 되었다. 특히 주변에 계룡대가 있어서 당시 육군대학에 있던 친구들이 매주 와서 주말농
2023.03.24 09:06:4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살코기’과 ‘암비둘기’
지난 번에 강의할 때 ‘ㅎ종성체언’에 관해 설명했더니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외국어에도 이러한 발음이나 표기는 많다. 인도네시아어에서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Trima kasih.’라고 하는데 필자가 “뜨리마 까시!”라고 했더니, “그것이 아니고 끝에 ‘h’발음을 약하게 넣어 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h’ 발음이 단어의 끝에 들어가는 경우는 여러 나라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니까 “뜨리마 카시ㅎ”라고 발음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우리말에도 이러한 발음이 숨어 있는 것이 많은데, 그 중에 ‘ㅎ종
2023.03.17 09:17:43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바리 맨’과 ‘쿠킹 포일’
아침이면 일어나서 신문을 펼쳐 보던 것이 옛일이 되었다. 조간 신문을 보면서-희한하게 신문은 읽는다고 하지 않고 본다고 표현한다- 화장실에 가서 읽던 버릇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화기를 들고 가서 뉴스를 훑어 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 되었다. 전화기를 열면 뉴스가 많이 읽은 순서대로 떠오르고 관심 분야를 읽어 보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도로 위 수상한 봉고차..그걸 알아챈 남자’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 왔다. 내용인 즉 1차선에 화물차 한 대가 가드레일을 계속 박으면서 가고 있는 것을 뒤에 따라가던 운전자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을 직
2023.03.10 08:52:1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출생률’과 ‘난임’
필자는 베이비 부머라고 하는 세대의 중앙에 태어났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늘 들었던 말이 ‘산아제한(産兒制限)’이라는 용어였다. 지나치게 많은 아이를 낳아서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 조금만 낳자는 말이다. 그래서 나온 표어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고, 어느 시절부터인가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잖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그래서 둘 이상 낳으면 야만인 취급을 받았고, 셋째 아이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그 당시 이러한 표어를 만들고 그렇게 교육하도록 했던 사람들은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었겠지만,
2023.03.03 08:5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