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12월 24일 22시 46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이병한"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3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개벽파 선언'을 하다
후끈 달아올랐다. 흠뻑 땀을 쏟았다. 러시아식 사우나, 반야에서 몸을 한껏 데웠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면 문을 박차고 나가 풍덩 호수로 뛰어들었다. 한여름 8월의 바이칼은 여전히 시리다. 차디 찬 물속을 첨벙첨벙 가르며 열기를 식힌다. 해가 져도 하얗디하얀 하늘에는 빠꼼 초승달이 걸렸다. 시베리아의 북극성도 투명하게 빛을 내기 시작한다. 지도에서 보노라면 바이칼은 길게 찢어진 몽골리안의 눈 꼬리처럼 생겼다. 영롱하고 초롱한 시베리아의 눈망울에서 헤엄치는 양 상쾌하고 산뜻하다. 그제야 천근만근 근심이 녹아들었다. 무지근하던 마음을
이병한 개벽학당 당장
2019.08.14 08:28:17
"3.1운동 100주년, '개벽파'를 재건하자"
1. 천지개벽 설국열차는 느릿했다. 두 칸짜리 완행열차이다. 뜨문뜨문 간이역마다 한참이나 뜸을 들인다. 삿포로에서 꼬박 5시간을 걸려 이른 곳이 왓카나이(稚內), 일본의 땅 끝 마을이다. 북쪽 섬 홋카이도(北海道)하고도 최북단, 작은 마을에서 큰 바다가 펼쳐진다. 고즈넉하기 보다는 적막한 시골이었다. 하룻밤 새 통 눈이 그치질 않는다. 북쪽 섬과 북쪽 바다의 경계가 흐릿하다. 굳이 변경까지 찾은 것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때문이었다. 러시아와 일본 간 회심의 빅딜이 성사되었다. 사할린과 홋카이도를 다리로 잇겠단다. 그
이병한 역사학자
2018.12.25 18:33:39
흔들리는 유라시아...러시아를 주목하자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프레시안 창간 17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최원식 인하대학교 명예교수가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최 교수는 남과 북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상태"인 '남북 연합론'을 제시했다. '남북 연합'이란 '일국가 이체제'도 아닌, '이국가 체제'도 아닌 상태다. 최 교수는 "남북 연합론과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새로 상상하는 것 또한 함께 간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공동체는 구상하기 위해서 최 교수는 "한반도, 동아시아의 눈으로 세계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의 발제와 관
이병한 원광대학교 교수
2018.09.15 15:05:50
'84년 생 김정은'의 북한, '86세대'의 한국?
기자는 그의 첫 독자였다. 유라시아 대륙 100개 나라, 1000개 도시를 도는 그가 현지에서 보낸 메일에선 때론 모래 바람 소리가 들렸고, 때론 시큼한 땀내가 묻어났다. 물론 비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그의 원고를 편집하는 건, 그저 문장을 손질하는 일이 아니었다. 세상에 대한 감각을 새로 다듬는 일이었다. 역사학 박사 이병한의 원고를 담당했던 소감이다. 그가 연재한 '유라시아 견문'을 꾸준히 챙겨본 독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세상에 대한 감각을 바꾸는 글. 약 1000일 동안의 유라시아 공부 길을 마치고 돌아온
성현석 기자
2018.05.26 13:31:59
이병한의 유라시아 천일 대장정, '반전의 시대'를 묻다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이 천일 간의 유라시아 대장정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이병한 박사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총 3권으로 기획된 유라시아 견문 2권(이병한 지음, 서해문집 펴냄) 출간에 맞춰 '북콘서트' 형태로 진행된다. 5월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다. 강연과 토론으로 구성된 이날 행사는 박인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이 진행한다.(☞장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2길 49 가톨릭 청년회관 니콜라오홀 대강당.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3분.)(☞약
프레시안 알림
2018.04.19 09:33:35
"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었다"
1. 한양과 심양 시작은 미미했다. 끝은 창대했다. 1583년 일개 부족에서 출발했다. 장백산 기슭이었다. '장백혈통'의 태두, 누르하치 일대기를 기록한 만주실록도 장백산에서 시작한다. 높이 200리에 둘레 1000리, 산꼭대기에는 둘레 80리 호수가 있었다. 하늘을 닮은, 하늘을 담은 천지(天池)이다. 천지에서 발원하여 만주를 흐르는 강이 알루(압록강)와 아이후(두만강)와 훈퉁(송화강)이다.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이용했다. 몽골리아의 유목과 코리아의 농경이 공존하는 천혜의 장소였다. 반도에서는 고려인삼이 나고, 장백산에서는 목이버
2018.03.04 16:25:42
안중근을 민족주의와 천주교에만 가두지 말라
1. 아무르강과 흑룡강 이름이 많은 강이다. 러시아에서는 아무르강(река́ Аму́р)이라고 한다. 중국서는 헤이롱쟝(黑龙江)이다. 조선인들은 흑룡강이라고 불렀다. 몽골인들은 검은 강(Хар мөрөн)이라고 한다. 만주어도 보여주고 싶은데 특유의 세로쓰기 글꼴이 먹히지 않는다. '아무르'라는 지명은 시베리아 원주민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어의 '물'과 흡사한 발음이다. 일본어의 미즈(水, みず)와도 유사하다. 맑고 얕은 물에서는 피라미만 산다. 깊고 탁한 곳이라야 큰 물고기가 자랄 수 있다. 중국인들은 용이라도 살 것 같다하
2018.02.25 17:22:59
메이지 유신 150년, 반일(反日)은 쉽다
1. 단기필마 유라시아를 횡단한 동방의 사내가 있었다. 원대한 꿈을 꾸었다.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19세기 말이다. 고속철도도 고속도로도 없던 시절이다. 단기필마, 홀로 말을 타고 달렸다. 베를린에서 출발했다. 폴란드를 지나 러시아에 들어섰다. 볼가강을 따라 우랄 산맥을 넘고 시베리아를 통한다. 이르쿠츠크에 닿아 바이칼을 가슴에 담았다. 옴스크에서 남하하여 우르무치에 닿았다. 고비사막을 지나 몽골에서 만주로 질주한다. 아무르/흑룡강을 거쳐 지린과 훈춘에 이르렀다. 마침내 해삼위, 블라디보스토크에 당도했다. '동해!'라고 탄성을 지
2018.02.18 16:17:25
블라디보스토크의 뜻, 동방을 지배하라!
1. 러시아와 아시아 흑토가 적토를 지나 황토로 바뀌었다. 곧게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소나무가 늠름하다. 가지 끝에는 사뿐히 까치 한 쌍이 앉았다. 모스크바로부터 9288km를 달렸다. 166시간이 흘렀다. 망망대해가 눈에 든다. 대양은 대호와 대하와 또 다르다. 시베리아에는 세계 10대 강 가운데 4개 강이 흐른다. 가장 작은 강이 아무르라는데, '러시아의 어머니 강' 볼가 강에 견주면 1.5배나 크다. 그럼에도 대륙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펼쳐지는 바다의 쾌감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더구나 저 바다가 바로 동해렷다! 애틋
2018.02.04 13:45:55
'백년 지각'한 감각, '시비리' 향해 열리다
1. 모피길 : 대항하(河) 시대 시베리아가 없었다면 러시아 또한 없을 것이다. 러시아가 오늘의 러시아인 것은 오롯이 시베리아 덕분이다. 국토의 8할을 점한다. 77%가 시베리아다. 지구 지표면의 1할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이다. 시베리아만 따로 떨어뜨려도 유라시아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 된다. 중국보다 인도보다 크다. 시베리아 안에 미국과 유럽을 모두 우겨넣을 수 있다. 아메리카의 동과 서로 4개의 시간대가 지난다. 시베리아의 동과 서에는 8개의 시간대가 흐른다. 규모는 중요하다.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시베리아를 품음
2018.01.28 15: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