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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머리카락’과 ‘털’
아침에 보낸 SNS 문자를 보고 후배가 투덜거리며 답장을 보내왔다. “형님 왜 굳이 머리카락이라고 합니까? 털이라고 하면 되는 것을……”이라고 하면서 굳이 투덜거렸다. 그래서 답신으로 “그러면 윷가락은 윷털, 젓가락은 젓털, 가락국수는 털국수라고 할텨?”라고 보냈다. 아침마다 보내는 글에 그나마 답글이라도 올려준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자고 올린 글이다. 우리말에서 ‘조금 가늘고 길쭉하게 토막진 물건의 낱개’를 이를 때 ‘가락’이라고 한다. 문제는 ‘머리카락’은 왜 ‘가락’이 아니고 ‘카락’이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원래는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4.05.17 06:45:2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때다’와 ‘떼다’
5월6일은 어린이날 대체 공휴일이라 집에 쉬었다. 종일 비가 내려서 집 앞에 인천대공원을 두고도 가 보지도 못하고 거실에서 서재로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 종일 빈둥거렸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도 볼 것이 별로 없다. 한참을 돌리는데 기와를 만드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하는 곳이 있었다. 오랜만에 기와 굽는 것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서 거기서 멈춰 끝까지 보기로 했다. 기와를 만드는 과정 중에서 장작을 때서 1200도 이상으로 온도를 높여야 하는 내용이 나왔다. 화면에 나오는 이는 제대로 말을 했는데, 자막은 계속해서 틀리게
2024.05.10 08:41:2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솜이불’과 ‘홑이불’
한국인들은 모두 자신이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역에 따라 방언도 있어서 발음의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이상하게 쓰는 사람들도 많다. 경상도 사람들은 ‘어’와 ‘으’의 발음이 명확하지 않고, 전라도 사람들은 ‘의’ 발음이 ‘으’나 ‘이’에 가깝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쓸 때도 그렇게 쓰는 것이 문제다. 외국인 학생들이 오히려 발음이 정확할 때가 있다. 이들은 문법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틀리지 않는다. 그리고 표준어는 늘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 쓰던 습관대로 쓰면 틀리는 경우도 있다.
2024.05.03 10:53:5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한국어와 ‘표준 발음’
봄이 왔다. 봄에는 축제가 참 많다. 우리 학교도 곧 축제가 있을 예정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젊은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나이 먹은 사람도 봄이 오면 설레는 모양이다. 40년을 문학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터라 강연회 요청도 제법 많아졌다. 지난 주에는 ‘꽃뜰힐링낭송원 창립 기념 콘서트’에서 개최한 포럼에 참석했다. 한국어 발음에 관한 발표를 했는데, 반응은 좋았지만, 한국어의 발음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는 얘기도 들어 왔다. 필자는 학부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한국어교육을 공부하였다. 그래서 한문을 번역하는 능력은
2024.04.26 10:04:3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버스킹 공연’과 ‘거리 공연’
언제부터인가 ‘버스킹’이라는 말을 우리말처럼 쓰고 있다. ‘버스킹’으로만 쓸 때도 있고, ‘버스킹공연’이라고 쓰일 때도 있다. 신문도 제 각각이다. 대부분은 ‘버스킹 공연’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짧은 말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인지라 그냥 ‘버스킹’이라는 말로 대신할 때도 많다. ‘버스킹’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서 여는 공연”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우리말 규범 표기는 없다. 일종의 신조어라고 하는 것이 좋다. 영어로 ‘busking’라고 하면 “길거리 라이브”라고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버스킹
2024.04.19 17:05:48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한글과 언문(諺文)
필자는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토론하는데 활용할 때가 있다.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다 보면 언젠가는 학생들의 입에서 답이 나오게 마련이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하여 질문을 던지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보통은 학생들의 입에서 답이 나오는데, 한국어, 훈민정음, 한글, 언문 등에 관해 정의를 내려 보라고 하면 제대로 답을 하는 학생이 별로 없다. 물론 한국어사를 배우지 않은 학생도 있을 수 있고, 외국인이 많아서 힘들 수도 있으나 기본적인 것은 알아야 한국어 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단어들이다. 대부분의 현대
2024.04.12 09:06:4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꼽주다’와 비속어 유감
논문의 계절이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다 마쳤어도 논문을 쓰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없다. 물론 요즘은 석사학위를 학점으로 취득하는 제도도 생겼지만 박사학위는 아직 논문을 써야 한다. 한 학기에 한 명하기도 힘든 것이 논문지도인데, 갑자기 필자가 은퇴한다는 소문을 듣고 너도나도 논문을 쓰겠다고 덤벼들었다. 준비가 안 된 녀석(?)들을 뒤로 하고 몇 명 어렵게 지도를 하고 있다. 논문은 건조체로 쓰기 때문에 한국인도 지적당하는 것이 많은데, 외국인이 한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것과 그를 지도하는 것은 전쟁을 치르
2024.04.05 09:33:1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남자(男子)’와 ‘수컷’
얼마 전에 ‘개’의 문화문법에 관한 글을 썼다. 과거에는 ‘개’라는 접두사가 원래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나 ‘모자라는 것’에 붙었는데, 지금은 ‘아주 좋다’는 의미로 바뀌었다고 했다. 물론 아직 이런 것이 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젊은이들은 모두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좋아!”, “개미쳤어(아주 잘한다, 대단하다는 의미로 쓰임)”, “개멋있어!” 등과 같이 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와 현대의 젊은이들과는 소통의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에 일본 순사를 ‘개나리’라고 부르던 것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격세
2024.03.29 07:22:2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가게’와 ‘마트’
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지나치게 감상적인 글이 많다. 신문 기사는 수필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실만 전달해야 한다. 사람들은 신문에 난 글자는 모두 신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잘 모르는 상황일 때 “이거 봐, 신문에 났잖아.”, “여기 신문에 있어.”라고 하면 더 이상 부언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신문 기사는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언론을 제3의 권력이라고 한다. 기사를 쓸 때는 남들이 다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고, 문헌을 찾아 확실하다고 인식했을 때 문자화해야 한다. 아침 신문 기사
2024.03.22 10:30:05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훔치다’와 ‘빼앗다’
얼마 전에 충남 아산에서 복면을 한 강도가 나타나서 MG마을금고(은행)를 털었다. 속보로 방송사에서 보도를 보냈는데, 유명한 언론사에서 방송한 내용이 한결같이 “은행에 강도가 침입하여 1억여 원 상당을 훔쳐갔다.”고 했다. 혹시나 하고 다른 방송을 틀어도 똑같이 ‘훔쳐갔다고’고 표현하고 있었다. 한국의 방송사 수준이 여기인가 싶어서 한숨이 나왔다. 둘 중 하나는 그래도 바르게 표현할 줄 알았는데, “<전략>이번 사건에서 A씨는 총 1억2천488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를 받고 있습니다.”라고 한 것이 대부분이다.
2024.03.15 09:4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