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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갈색의 화려한 부활, '대동 세계'를 꿈꿔라!
견문과 독서 견문의 일상은 단순하다. 보고 듣고, 읽고 쓴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다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응당 읽고 쓰는 것이 보고 듣는 것과 무관할 수가 없다. 독서의 궤적이 견문의 경로와 오롯이 포개지는 것이다. 한참 西域(서역)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중국 서남단, 운남성의 성도 쿤밍에 머물며 중국의 지리-문명-역사 감각을 새로이 익혀갔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의 서편, 내 나름의 西遊記(서유기)에 주력할 참이었기 때문이다. 갈수록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를 '동아시아 국가'보다는 '유라시아 제국'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병한 역사학자
2015.11.10 13:42:59
'산 미구엘' 맥주에 담긴 필리핀 '슬픈 민주주의'
피플 파워 vs. 가문 정치 다음 행선지는 필리핀이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마닐라까지, 남중국해를 가로질렀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이웃나라이지만, 국가의 성격은 전혀 판이했다. '아시아적 가치'를 앞장서 표방하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와는 달리 필리핀은 '아시아 속의 서구'라고 할 수 있는 나라이다. 일단 국명부터가 '필리핀',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 2세에서 따 온 것이다. 마젤란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세부에 정박한 이래, 필리핀은 말레이반도보다 멕시코와 더 가까웠다. 남중국해의 바닷길보다는 '스페인의 호수'라 불렸던 태평양의 겔론
2015.10.06 09:33:32
먹을거리 덮친 이슬람 쇼크, 맥도날드도…
할랄의 근대화 쿠알라룸푸르 입성 첫날밤, 캔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 이슬람 국가라 그런지 숙소 근방에 마땅한 술집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놀랬다. 온통 할랄 상품이었다. 우유, 요구르트, 커피, 초콜릿, 식용유, 케첩, 치즈, 마요네즈, 라면, 통조림 등 거의 모든 식품에 할랄 로고가 부착되어 있었다. 코카콜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치약과 샴푸 등 생활용품도 마찬가지였다. 할랄 식당도 굳이 찾아다닐 이유가 없었다. 대부분이 할랄 인증을 받은 곳이었다. 10여 년 전만해도 공간적 분리가 여전했다고 한다. 할랄 식당은 말레이계나
2015.09.29 10:14:46
"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
이슬람 은행 출발에는 역시 이슬람이 있었다.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메카를 방문하는 것이 일생의 소원이다. 말레이시아는 그 13억 이슬람 세계의 동쪽 끝에 자리한다. 거리가 가장 멀다. 응당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메카 순례를 위해서 평생을 준비하곤 한다. 약 50년 전, 순례자 자금 위원회(Lembaga Tabung Haji)가 출범한 까닭이다. 처음에는 오로지 성지 순례를 준비하는 저축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예금액이 금세 불어났다. 신도는 많았고, 신심은 두터웠다. 그래서 그 목돈을 종자돈 삼아 투자 및 수익 사업을 시작했다.
2015.09.22 10:44:46
"돈 빌려주지만 '이자'는 없습니다!"
1997 : 복습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길은 버스를 이용했다. 1965년 싱가포르가 떨어져나가기 전까지 한 몸이었던 나라이다. 과연 입출국 절차는 간단했다. 출국 수속을 공항이 아니라 버스 정류장에서 밟았다는 점이 특이한 경험이었다. 지금은 쿠알라룸푸르까지 직행하면 다섯 시간 남짓 걸린다. 착공 중인 고속철이 완공되면 한 시간 대로 줄어든다. 탈식민의 여로에서 갈라섰던 두 나라가 재차 긴밀히 엮이고 있는 것이다. 분리 독립에서 대통합으로 판세가 뒤바뀌고 있다. 견문이 늘 계획처럼 되지는 않는 법이다. 예기치 않게 싱가포르
2015.09.08 08:06:50
요가와 쿵푸가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
지구적 근대 : 영성과 양생 프라센지트 두아라를 만났다. 이미 국내에도 번역된 책이 여럿일만큼 저명한 학자이다. 뜻밖이었다. 싱가포르에 있는 줄 몰랐다. 초빙교수로 잠시 머문다는 소식만 접했다. 시카고 대학으로 돌아간 줄로 알았다. 그런데 보직까지 맡았다. 현재 싱가포르 대학 아시아연구소 소장이다. 닻을 내린 모양이다. 어울린다. 적임자이다. 진작부터 국가와 민족에 구애받지 않은 역사 서술이 돋보이는 연구자였다. 혼종과 융합의 도시, 싱가포르와도 궁합이 맞는다. 그간에도 인도 출신으로 중국사를 연구하는 장점을 십분 발휘해 왔다. 대
2015.09.01 11:57:21
싱가포르, 자동차 없는 '미래 도시'를 꿈꾼다
(☞관련 기사 : 키쇼어 마부바니와의 대화① 싱가포르는 '독재 국가'가 아니다) 녹색 성장과 창조 경제 이병한 : 작년(2014년)부터 'Big Idea'라는 이름으로 독립 100주년(2065년)에 대한 청사진을 제안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자동차 없는 싱가포르를 만들자는 제안이 가장 솔깃하더군요. 칼럼만 읽고서는 싱가포르도 교통 체증이 상당한 줄로 알았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캄보디아와 필리핀에 다녀왔는데요. 프놈펜과 마닐라도 차가 엄청 밀리더군요. 하노이나 자카르타는 이미 악명이 높고요. 어디서도 감히 운전대를 잡을
2015.08.25 11:02:20
싱가포르는 '독재 국가'가 아니다!
지식의 재균형 싱가포르다. 오래 벼르던 곳이다. 불과 몇 달 전, 리콴유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이끌었던 싱가포르의 독립 50주년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것이다. 장례식을 전후로 말이 참 많았다. 그러나 대개 뻔한 말들이었다.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되, 정치적으로는 독재자였다는 흔한 설명이 반복되었다. 나는 몹시 못마땅했다. 진부하고 지루했다. 그래서 몇 마디 보태고 싶었다.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꾹 참기로 했다. 50주년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쓰기로 작정한 것이다. 나름 묵혀두고 담금질을 했던 셈이다. 지금 이 문장을
2015.08.18 11:20:24
킬링필드의 진실, 그 때 미군 폭격이 있었다
킬링필드 산업 캄보디아는 근 10년 만이었다. 2004년 초, 배낭여행으로 갔었다. 단편적 기억만 있다. 아침으로 바게트 빵을 먹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신기했고, 시엠립에 있는 평양식당에서 처음으로 북조선 사람들을 접했다. 앙코르와트에서는 화양연화를 흉내 내며 첫사랑을 마감하는 허세를 부렸고, 프놈펜에서는 킬링필드의 비극을 애감해하는 상투적인 포즈를 취했다. 한참 빠져있던 미니홈피에는 당시의 풋내 나는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렸고, 어설펐다. 그 사이 나는 사회학도에서 역사학자가 되었고, 서방의 이론(theory)을 섬기기보
2015.08.04 08:32:36
이란, 미국을 버리고 중국을 취한다!
이란 : Look East 캄보디아 견문에 앞서 이란부터 짚는다. 원체 중요한 일이 있었다. 핵 협상이 타결되었다. 녹록치는 않았다. 예정되었던 6월을 넘겨 지루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몇 차례 합의 무산의 위기도 넘겼다. 앞으로도 합의 이행 과정에서 갈등과 마찰이 빚어질 소지는 있다. 그럼에도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짧게는 12년 서방의 경제 봉쇄가 일단락되었고, 길게는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이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새 천년 '그레이트 게임'의 향방을 가늠해
2015.07.28 07:4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