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0일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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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편이 중국을 사로잡았다
묵직한 정치 부패 스캔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 한 편이 최근 중국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후난(湖南) 위성 TV에서 제작한 55부작 장편드라마인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가 얼마나 폭발적인지 드라마 속의 갈등 요소가 중국기업의 입사시험문제로 출제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한 허난(河南) 성의 한 기관에서는 당간부들에게 이
강귀영 한양대학교 중국연구소 연구원
청렴하고 지성 있는 개혁가, 왜 실패했나?
선거를 앞두고 너도나도 개혁을 부르짖는다. 모두 개혁의 화신처럼 보이며 다들 개혁의 성공을 자신한다. 인간은 공부를 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줄 알기 때문에 개혁은 어느 때든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사람은 오랜 훈련과 반복을 통해서 생존능력을 기르는 존재여서 과거를 지키려는 보수의 세포를 몸속에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이면 누구든 한편으론
장현근 용인대학교 교수
미국과 중국의 '힘'은 거짓말을 안 한다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던진 미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의 일성이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도 비난했다. 한국 내 주류 언론은 틸러슨의 발언에 환호했다. 한국 편에서 중국을 비난했고 또 북한에 대해서 군사적 조치까지도 고려한다는 보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의 자기희망이었음이 드러나는데 채 이틀도 걸리지
박홍서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
이정미 재판관이 말한 '법의 이로움' 속뜻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놓은 집안은 전쟁이 나거나 흉년이 들어도 따뜻하게 살 수 있다. 반면 잘 먹고 잘 입으며 편안하고 즐거운 일로 서로를 보살피는 집안은 재난이 닥치면 처자식을 팔게 된다. "법을 치국의 원칙으로 삼으면 처음엔 고생스러우나 오래 이익을 얻게 된다." 반면 인(仁)을 치국의 원칙으로 삼으면 일시적
만약, 사드 배치가 미국의 '北 선제타격' 징후라면?
최성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사드(THAAD) 배치로 인해 요즘 한중관계가 매우 껄끄럽다.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는 그 기능상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고성능 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중국의 시각이다. 나아가 한·미·일이 통합된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구축하는 것은 동북아의 군사적 균형을 심각하게 손상하여
격동기 지식인의 일갈 "정치개혁으로 혁명을!"
중국 저장(浙江) 성은 오늘날 대학입시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인 공부 잘하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도 과거 시험에서 장원이 많이 나왔으며 근대에도 뛰어난 지식인이 여럿 출현했다. 근대 중국에서 창조적인 학문성과를 많이 낸 두 명의 국학대사 장빙린(章炳麟)과 왕궈웨이(王國維)도 저장성이 낸 대표적 인재들이다. 그들은 가까운 이웃 동네 사람이었으나 평생 만남이 없
'위대한 대통령' 되겠다는 욕망이 재앙의 뿌리
장자를 읽을 때면 잠이 몰려온다. 눈을 감는다. 나는 붉은 노을을 가슴으로 안으며 황야를 걷고 있다.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낯선 이국의 왁자한 시장터에 추레한 모습으로 서 있곤 한다. 깨어나면 다시 찬란한 태양을 등에 지고 사랑하며 싸우며 일상을 산다. 그리고는 이 시끄러운 부대낌의 현장을 홀연히 떠나 천하를 주유하고 싶어진다. 주유(周遊), 장자의 본명은
트럼프에게서 진시황의 그림자를 보다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혼란한 시대였다. 천자의 권위는 허울뿐이고 제후국들끼리 서로 잘났다고 끊임없이 세력 다툼을 벌이던 전쟁의 시대였다. 그렇게 된 데에는 경제적 조건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철제 농기구가 보급되어 생산력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인구가 급격히 늘었는데 여기에 덧붙여 제후의 역량에 따라 힘의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춘추시
1500년 보수의 벽이 깨지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을까? 종교인들에게 이 질문은 터무니없이 들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고 해본 적도 없었을 테니. 그래서 정치를 '변화하는 생물'이라 여기는 정치인이 종교를 믿는다는 말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진리와 변화의 실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학자가 종교를 믿는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
'공자의 덕'에 가려진 중국의 알맹이 '상앙의 채찍'
천년고도 시안(西安)을 가면 진시황의 무덤뿐만 아니라 한당(漢唐) 시대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다. 여유가 되어 화산에 오르면 그 장엄함에 감동하게 된다. 그 외에도 시안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다. 시안시 창안(長安)구는 주나라의 수도 호경(鎬京)이 있어 세계 역사상 최초로 서울 경(京)자를 지명으로 가진 곳이다. 연접한 북쪽엔 진(秦)나라의 수도였던 셴양(咸
시진핑 '대개혁' 열쇳말은 관행과 제도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교수
2016년 중국 내부 정치의 작동 메커니즘을 보면 관행과 제도가 중첩되어 나타났다. 즉 어떤 부분에서는 관행과 관례의 선택적 수용과 계승이 유지되었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사안에 따라 새로운 관행과 관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7년에도 이러한 관행의 지속과 새로운 관행의 출현이 하반기 개최 예정인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천만 촛불에서 되돌아 본 어느 시골 소년의 꿈
촛불의 이미지는 조용함이며 타오름이며 빛이요 희망이다. 천만의 촛불, 그 고요한 함성의 궁극적 지향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주역의 마흔아홉 번째 혁(革)괘는 불 위에 물이 놓인 형상이다. 백성의 요구에 부응하여 천명이 바뀌는 것이어서 혁명이다. 혁명은 조건이 성숙되는 때와 맞아야 성공한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혁명(Revolution)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중국은 과연 바다를 지배할 수 있을까?
세계의 문명은 큰 강 주변에서 발생했고, 강한 문명은 그 강들을 육로로 연결했다.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고 인더스강 유역의 문명이 더 강한 문명이 되기 위해 서로 경쟁했다. 한때는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들을 연결하여 헬레니즘 문명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황
'과거시험' 권력자들이 아직도 모르는 주자의 가르침
대강남북(大江南北)의 명산대천을 돌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 나는 어느 바닷가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가슴의 외로운 짐을 부리고픈 사치스런 꿈은 꾸어보지 못했지만, 어느 고요한 산자락에 초막을 짓고 책을 벗 삼아 하늘 위의 진리를 깨치는 데 매진하고 싶은 생각은 더러 한다. 머물고 싶은 곳, 무이산 주희(朱熹)가 성장기를 보내고 나중에
최순실과 록히드 마틴의 수상한 거래?
"메를린 휴슨 록히드 마틴 회장은 최순실과 만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 사드 배치 결정 이전 최순실과 록히드 마틴 회장이 만났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록히드 마틴이 신속히 내놓은 답변이다. 그만큼 민감한 문제라는 걸 암시한다. 비선 실세와 세계 최대 군수 기업의 결탁 여부를 떠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무기 도입 사업 전반에
사드와 '한한령' 속에서 살아남는 법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한국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조짐과 반무역, 반세계화 정서의 확산에 따라 세계 교역과 지역 경제 통합 논의가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 주도형 국가들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칠 가능성 또한 확대되고 있다. 지구촌 각지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경기 변화에 매우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한중 양국의
맹자의 가르침 "도적 같은 왕은 바꿔라"
국정 '농단'으로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결국 이 아픔을 이겨내고 새 시대를 열 것이다. 농단이란 말의 출처는 맹자에서 비롯되었다. 맹자 공손추 하편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 시장에서의 교역은 자기에게 남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자기에게 없는 물건으로 바꾸었으며, 담당관은 그것을 감독했다. 그런데 어느 천박한 사내가 나타나더니 바락바락 높은
트럼프 당선에 대만 '멘붕', 이유는?
공유식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미국의 대선은 대만(타이완)에게나 우리에게나 초미의 관심사이다. 냉전의 유산(legacy)뿐만 아니라 강대국의 패권 경쟁에 민감한 곳이기 때문에 대외 관계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대만의 풍경은 우리의 그것과 비슷하다. 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다. 그러다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라는
부활하는 공자, '중국의 품격' 이끌까?
김윤태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중국은 최근 유가 사상을 정권 통치에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지도부는 외교 무대에서 종종 공자의 말을 인용하고, 최근에는 중국의 전통을 특히 중시하며 유가 사상을 중화민족 문화의 유전자로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국가 이데올로기도 사회주의에서 유가 문화로 바뀌고 있다. 국민을 한데 모으는데 전통과 유교 문화의 역할을 매우 중시하고
100만 촛불을 보며 강유위를 생각하다
100만의 인파, 그 넘치는 에너지가 분노를 넘어 미래의 길을 밝히는 데 쓰인다면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인은 언제나 어두운 현실과 불투명한 이상에 대해 갈등한다. 백여 년 전 당대의 지식인 최익현 선생은 촛불이 일렁이는 광화문 바로 그 자리에서 도끼를 등에 지고 엎드려 일본 사신을 처단하라고 상소를 올렸다. 그는 먼 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