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0일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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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이 많은 작가들은 왜 강으로 갔을까?]<2> 도종환 시인
그들은 왜 강으로 갔을까. 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파괴'의 현장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록했을까. 이제는 막바지에 치달은 4대강 사업에 관한 세 권의 책이 출간됐다. 고은 외 99명이 쓴 시집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
도종환 시인
모과꽃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8ㆍ끝>
지난 일 년 간 이삼일에 한 통씩 여러분들께 엽서를 보냈습니다. 엽서를 여기까지 쓰고 저도 잠시 쉬겠습니다. 지는 꽃잎과 함께 "향기 나는 듯 마는 듯" 그렇게 있을까 합니다. 그동안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늘 청안하시길 바랍니
들은 꽃을 자라게 할 뿐, 소유하려 하지 않습니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7>
봄이 오면 들은 많은 꽃을 피웁니다. 그 언덕에 크고 작은 많은 꽃들이 피게 합니다. 냉이꽃, 꽃다지, 제비꽃, 할미꽃, 노랑민들레가 다투어 피어나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꽃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내어 줍니다. 계절이 바뀌고 새
고맙고 대견한 꽃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6>
피반령 고개를 넘어오다 진달래꽃을 보았습니다. 차창을 열고 진달래꽃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을 아름답게 확인시키는 것이 봄꽃이라서 봄꽃이 더 아름다운지 모르겠습니다. 산수유꽃은 제밀 먼저 피는 꽃이라서 사랑받습니다. 누구든지 저렇게 먼저
꽃소식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5>
아침에 집을 나서다 막 피기 시작하는 개나리꽃을 보았습니다. "어, 개나리 피었네!" 하는 소리가 나오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좋아서 혼자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어쩌면 좋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나리꽃이 피었다고 뭘 어찌 해야 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어
민들레 뿌리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44>
날이 가물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때가 되면 햇살 가득 넘치고 빗물 넉넉해 꽃 피고 열매 맺는 일 순탄하기만 한 삶도 많지만 사는 일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치 않아 어느 해엔 늦도록 추위가 물러가지 않거나 가뭄이 깊어 튼실한 꽃은커녕 몸을 지키기 어려
꽃은 소리 없이 핍니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3>
꽃은 어떻게 필까요. 꽃은 소리 없이 핍니다. 꽃은 고요하게 핍니다. 고요한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핍니다. 꽃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그러나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습니다. 아우성치지 않으면서 핍니다. 자기 자신으로 깊어져 가며 핍니다. 자기
봄은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2>
그래서 봄에는 모든 것들이 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못가의 풀들은 죽었다 봄이 되면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닙니다. 자세히 보세요. 그 풀들은 누렇게 시들어 몸을 땅바닥에 바짝 붙인 채 겨울을 보낸 뒤 봄이면 다시 맨 아래쪽부터 서서히 푸른빛을 끌어올려 제 모습을 찾
봄은 차례차례 옵니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41>
그래서 봄은 차례차례 옵니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의 몸속에 우주의 섭리가 들어 있기 때문에 질서정연하게 옵니다. 우주의 커다란 계획 속에서 차례차례 옵니다. 꽃다지 보다 민들레가 먼저 피는 법이 없습니다. 민들레는 꽃다지가 들판 가득 자기의 날들을 만드는 것
봄은 소리 없이 옵니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140>
봄은 소리 없이 옵니다. 겨우내 언 나뭇가지에 내려와 온종일 그 나무의 살갗을 쓰다듬으면서도 봄 햇살은 말이 없습니다. 메마를 대로 메마른 나무 둥치에 내려 나무의 살 속으로 들어가려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자 더 많은 친구들을 불러와 기어코 단단한 각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