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교육과 아동 성폭력범을 연관지어 물의를 빚은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정권에 비판적인 부자 절 주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 문제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 파장이 일 전망이다.
명진스님 "내 말이 거짓이면 제발로 봉은사 걸어나갈 것"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21일 경내에서 열린 일요법회 법문에서 "지난해 11월5일 취임한 후 11월13일 오전 7시30분 프라자호텔 식당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두면 되겠느냐'라고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당시 배석한 김영국 거사가 11월20일 (나를) 찾아와 당시 안상수 원내대표와 함께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도 있었다면서 이 내용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안 원내대표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봉은사를 조계사 직영으로 전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고, 결국 조계사가 봉은사 직영 전환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명진 스님의 주장이다.
명진 스님은 "저의 말이 근거 없는 허황된 말로 밝혀진다면, 제 발로 봉은사를 걸어 나갈 것이며, 조계종 총무원에 가서 승적부에서 내 이름을 스스로 지워 버리겠다"며 직영 사찰 전환 철회를 요구했다. 명진 스님은 "만약 안상수 원내대표가 자승 총무원장과 야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계에서 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또 "안상수 원내대표가 용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봉은사에서) 1억 원을 지원했던 것을 두고 '돈을 함부로 운동권에 갖다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이는 시정잡배들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명진 스님은 "안상수 원내대표는 자기 부인이 밥을 못해도 좌파, 자기 자식이 공부를 못해도 좌파, 지나가던 개가 짖어도 좌파 개라고 할 것"이라며 "모든 것에 좌파 딱지를 붙여 민족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안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에서 물러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작년 11월 30일 자승 총무원장, 불광사 지홍 스님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총무원장에게 '총무원장 된 다음에 청와대나 다른 곳에서 나에 대한 압박이 안 들어오는가'하고 물었더니 자승 총무원장이 '좌파 주지가 돈 많은 자리에 앉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 내가 '아무데나 좌파, 좌파 하는데 도대체 좌파의 개념이 뭐냐'고 따졌다"고 불만을 표했다.
안상수 "사실무근"…불교계와 갈등, 지방선거 악재 되나
안 원내대표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다.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사실관계 여부와 별개로 이처럼 불교계와의 마찰이 불거지는 것은 지방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총무원장과 명진스님은 3월초 조계종 임시총회 개회전 면담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자승 총무원장은 '입이 열개라고 할말이 없습니다'고 말씀했다고 한다"며 "명진 스님의 법문에 대해 안상수 원내대표는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측근인사로 권력기관은 사유화하고(검찰, 국세청, 국정원 등) MB 낙하산 인사를 투입해 언론사 장악, 언론통제를 일삼아 왔다"며 "(조계사 압력 의혹도)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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