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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사 "명진스님 말 100% 사실"…안상수 "본질은 종단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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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사 "명진스님 말 100% 사실"…안상수 "본질은 종단분쟁"

야당 "안상수는 '공공의 적'"…봉은사 외압 논란 확산일로

'봉은사 직영 전환 외압'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외압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안 원내대표와 조계사 총무원장 자승 스님, 그리고 종교 정책 등을 다루는 국회 문방위 고흥길 위원장의 지난해 11월 13일 회동 사실과 주고 받은 발언 등을 명진 스님에게 전한 '김거사', 김영국 씨는 22일 <불교포커스>를 통해 "명진 스님의 이야기는 100%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진 스님의 주장에 의하면 당시 안 원내대표는 자승 스님에게 "강남의 부자 절에 좌파 주지(명진 스님)를 놔두면 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봉은사 주지스님이 누군지도 모른다. 사실무근"이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총무원과 안상수 대표는 부인하지 말고 사실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필요하다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안상수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그러나 그 자리에 동석했던 고흥길 위원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11월 13일)당시 (불교계) 예산 관련된 얘기를 (자승 스님과) 했었고,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스님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자리에서는 템플스테이 예산, 불교계의 숙원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 스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민감한 문제인 예산을 논하는 자리에서 안 원내대표가 '좌파 주지'에 대한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제기했을 경우, 자승 스님에게는 '외압'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된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찰 운영권을 둘러싼 조계종 종단내 분쟁인만큼 명진 스님 주장에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또 "종단 분쟁에 왜 나를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면서 "문제를 제기했으려면 지난해 11월에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명진 스님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명진 스님을 정말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4대강 사업 등 비판하던 명진 스님 '길들이기'?

표면적인 쟁점은 여권의 유력 인사가 영향력을 행사해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배제한 채 조계사 총무원으로 하여금 봉은사 직영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느냐 하는 점이다.

명진 스님은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귀신이 씌인 것 같다'고 답하더라"며 외압이 있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평소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를 대폭 물갈이해왔던 이명박 정부 방침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명진 스님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은 안 원내대표가 봉은사 직영의 방식으로 명진 스님의 입지를 좁히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명진 스님은 최근 4대강 사업 국민소송단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행보를 취해왔다.

4대강 사업 국민소송단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는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소송단을 구성할 때 명진 스님을 두 번 만난적이 있다"면서 "당시 명진 스님이 '안상수 원내대표가 어느 자리에서 강남 한복판에 있는 봉은사 주지가 좌파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굉장히 기막히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당시 "스님하고 우리는 그런 말을 나누면서 가볍게 웃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이렇게 심각한 진실게임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천주교 주교단이 4대강 사업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종교계와의 '총체적 마찰'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계 유력 인사와의 이같은 마찰은 향후 지방 선거에서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미 지난 16일 명진 스님은 "전국 사찰, 신도를 대상으로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에 반대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는 '공공의 적'"…"한나라당 대표가 사과할 일"

야당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안상수 대표가 명진 스님을 몰아내거나 최소한 그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진행된 이 사건의 전모를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이것은 안상수 대표의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소속 문방위원인 김창수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만약 명진 스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헌법 정신 위반, 악의적 색깔론 제기 등을 제기한 안 원내대표는 대국민사과와 함께 대표직을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종교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같은 당 문방위 상임위원장까지 동원해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 문제 등을 거론하며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한 것은 원내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만약 명진 스님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이제는 이명박 독재정권이 방송 장악, 사법부 압박에 이어 종교계까지 탄압의 손길을 뻗치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권력을 국민의 뜻과 다르게 오만한 독재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과오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번 6.2 지방선거를 통해 반드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에까지 정치적 억압을 가한 도전 행위며 종교 탄압"이라며 "안 원내대표는 최근에 좌파 정권 때문에 흉악범이 양산됐다는 망발을 한 바 있다. 그대로 지켜보기 위험한 수준으로 '공공의 적'"이라며 "안 원내대표에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이 문제는 한나라당 대표가 국민에 사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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