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의 30% 정리해고 계획을 놓고 지난해 연말부터 갈등을 겪어 온 양 측은 몇 차례 교섭을 벌였고, 노조는 최근 '인력감축으로 얻게 되는 비용 15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은 부담하겠다'는 최종안까지 내놓았지만 사 측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지 77일 만의 일이다. 한진중공업이 노동부에 신고한 정리해고 통보일은 3월 5일이다.
일단은 조선소 외부서 파업…社 "파업 계속하면 특단의 조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지회장 채길용)는 이날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14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오전 1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프레시안(여정민) |
노조는 일단 조선소 외부에서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도 이들은 출정식을 마친 뒤 창원으로 이동해 대림자동차의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쌍용자동차노조와 마찬가지로 공장 안에서 파업을 이어가는 '옥쇄 파업'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관건은 정규직의 2배에 달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다. 한진중공업의 최근 수주 물량이 모두 필리핀의 수빅조선소에 쏠려 있어 건조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250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파업과 관계없이 일을 계속할 경우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기 때문.
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와 협의를 계속하면서 희망퇴직을 추가 시행하는 등 해고 회피 노력도 병행하겠지만 노조가 총파업을 계속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노조의 최종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쳤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한 회사 임원 문책은 말도 안 되며 노조가 50억 원을 부담하겠다는 것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3년에도 사 측의 정리해고 계획으로 인해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김주익 지회장은 129일 동안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이다 목을 매 목숨을 끊었고, 이후 곽재규 씨가 도크 아래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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