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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끈이 길어 슬픈…"

[한국의 워킹푸어]'교수'라 불리는 '초단시간근로자', 대학 강사

학력이 낮을수록 워킹푸어(근로빈곤층)이 될 확률이 높은 게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학력이 낮을수록 비숙련 노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예외적인 집단이 있다. 군부독재정권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교원' 지위가 박탈당한 대학의 비정규직교수(시간강사)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학력자본은 최상위에 속하지만 노동시장에서 지위는 가장 취약한 '초단시간근로자'다. 정년이 보장된 전임교수를 정점으로 위계화된 학계의 질서는 고용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학의 경제적 이익과 맞물려 30년이 넘게 이 부당한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한국의 워킹푸어는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 비정규직 교수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어느덧 하나의 직업군이 된 시간강사 문제가 대학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2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교수님."

학생들이 이모(44) 씨를 부르는 호칭이다. 그러나 그의 지난 한해 수입은 900만 원이 채 안됐다. 그는 지방 사립대 시간강사다. 지난 학기 그는 3학점 두 과목의 강의를 맡았다. 그는 오전 9시께 학교에 나와 저녁 9시 퇴근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수업을 준비하고 과제물을 채점하는데 보내지만 강의시간만 일한 시간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1주일에 6시간, 시간 당 5만2000원이 그가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이다. 방학에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다.

4년제 대학 시간간사 연봉은 지난 2008년 평균 487만5000원이었다. 전문대학 시간강사들은 강의료로 연 평균 392만 원을 받았다(임해규 한나라당 의원, '전국 대학 시간강사 현황 연구'). 반면 국립대와 사립대를 평균한 정규직 교수의 연봉은 4123만8000원이었다. 시간강사 평균연봉의 10배 가까이 된다. 서울 한 명문 사립대 정규직 교수의 평균 연봉은 1억4000만 원이다. 실제 시간강사 평균 연봉의 28배다. 대부분의 시간강사들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1000만 원도 안 되는 이 씨의 수입은 고정적이지도 않다. 시간강사들은 학교와 매 학기마다 계약을 한다. 이 씨는 3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에 한 과목만 맡아 얼마 안 되는 수입마저 반토막이 나게 생겼다. 지난해 7월 크게 논란이 됐던 비정규직법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올 1월 국무회의를 통해 박사학위가 없는 대학 강사와 연구기관 연구원을 비정규직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업종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미 법안이 통과되기 전 상당수 대학이 박사학위가 없는 강사들을 무더기로 해고했다. 이 씨는 아직 박사 논문을 남겨 놓은 상태다. 그가 강의를 나가는 대학은 비정규교수노조와 협의를 통해 새 학기에 고용기간이 2년이 넘은 박사학위가 없는 시간강사에게 3학점만 강의를 맡기기로 했다. 이 씨는 3월부터 강사료로 월 60만 원을 받게 된다.

"2년을 벌었는데 논문 발표하러 갈 비행기 삯조차 없어"

현재 일하고 있는 대학의 강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다른 대학 강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전공이 사회학이라 강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문학은 수요가 있어서 다른 학교에 출강을 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인문사회과학은 수요가 많지 않다. 시간적으로도 무작정 여러 개의 강의를 맡을 수 없다. 강의를 제대로 하려면 수업 준비에 꽤 많은 시간이 든다. 또 강사료가 워낙 적어 다른 지역 대학 강의를 맡으면 교통비를 제하고 남는 것도 별로 없다.

"강의 시간이 줄어 수입이 줄었지만 오랫동안 끌어왔던 박사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문제는 논문을 다 쓰면 프랑스에 논문 심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그 비행기 삯과 논문 발표를 하고 심사를 받을 동안 머룰 체류비를 모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한국에 돌아와 2년 동안 강의를 했는데 박사 논문 심사를 받으러 갈 비행기 값도 벌지 못했다니..."

이 씨는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가 2007년 8월 귀국했다. 2008년 1학기에는 한 전문대학에서 강의를 맡았었다. 당시 강사료는 시간당 2만 원에 불과했다. 2008년 2학기부터 현재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지난 학기 6학점 수업을 맡으면서 학교 근처에 원룸을 얻어 부모 집에서 독립했다. 집 주인은 1년치 방세로 230만 원을 요구했다. 그는 갑자기 목돈을 마련할 길이 없어 6개월씩 2번에 나눠서 방세를 내는 대신 1년에 10만 원의 방세를 더 내기로 했다. 6개월치 방세 120만 원도 주위 사람들에게 꿔서 마련했다.

"방세와 공과금 이외에 거의 돈을 쓰지 않죠. 부모님이 쌀, 반찬 등 먹을거리는 주시고, 물건은 거의 안사요. 지금 들고 다니는 가방은 동생이 쓰던 거고, 얼마 전에는 고모가 옷을 한 보따리 챙겨 주시더라구요. 이렇게 살아도 통장에 남는 돈이 하나도 없죠. 나이 마흔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족들의 지원에 의존해서 사는 거 생각하면 서글프죠."

그는 워낙 돈 없이 사는 법에 익숙해져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새 학기에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게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굉장히 단순해져요. 사람 만나는 게 다 돈이니까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단순해지죠. 얼마 전에 어릴 적부터 친했던 친구가 제주도 여행을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런 건 꿈도 못 꿀 일이죠.

한 달에 60만 원을 받게 되면 방세도 걱정이지만 수업 듣는 학생들하고 밥 한번 먹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겠죠. 지난 학기에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면서 몇 개의 조로 나눠 과제를 제출하게 했어요. 그러면서 조별 토론을 하라는 취지로 1만5000원씩 지원했어요. 학교 근처라 물가가 싸서 2500원 짜리 칼국수집도 있어요. 칼국수라도 한 그릇씩 먹으면서 얘기하라고 얼마 안 되지만 돈을 지원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그것도 못하겠구나 싶죠.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시간도 문제지만 돈도 문제죠. 그게 제일 가슴 아파요."

▲ 대학의 비정규직과 정규직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점에서는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그 처우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광수

"언젠가 교수가 되리라는 기대, 이젠 접었다"

2009년 현재 전국 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실제 시간강사 수는 5만7894명이다. 이중 전업 시간강사 수는 전체의 40%에 가까운 2만3071명이다(임해규 의원, '전국 대학 시간강사 현황 연구').

"과거에 시간강사는 전임교수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졌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죠. 전에는 30-40대 초반의 연령대가 다수였는데 지금은 20년 넘게 강의를 한 50대 후반, 60대의 노강사들도 많아요."

시간강사가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를 잡게 된 이유는 배출되는 박사 수에 비해 정규직 교수 자리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특히 전두환 정권이 군부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뒤 내놓은 유화정책 중 하나인 대학정원 자율화와 대학설립 요건 간소화 정책이 현재의 적체 현상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당시 대학 정원 뿐 아니라 국내 대학원 박사과정 정원도 크게 늘었다. 그 당시에는 석박사 인력 공급이 늘어난 만큼 교수 수요도 크게 늘면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80년대 박사학위 취득자들은 물론 일부 석사학위 취득자들도 정규직 교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박사학위를 딴 사람들에겐 재앙이 됐다. 배출되는 박사 수는 계속 증가하는데 전임교수 자리는 늘지 않았다. 20년 넘게 시간강사를 하는 노강사들이 바로 90년대 초중반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들이다.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연간 배출되는 박사 규모는 1980년 524명에서 2008년 9369명으로 18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전체 박사규모는 15만1744명에 이른다. 80년대 한꺼번에 임용된 정규직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려면 아직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프랑스 유학을 결심한 게 하나가 국내 박사학위를 따는 것보다 전임교수가 되는데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지금은요? 정규직 교수가 되리라는 기대는 접었어요."

정규직 교수가 되는 게 워낙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기도 하지만, 채용에 있어 실력이나 학문적 성과만이 아닌 다른 요소도 많이 작용한다. 최근 검찰이 교육계 비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조선대, 서해대 등 교수 채용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해대의 경우 총장이 교수 채용을 2명에게 1인당 7000만 원씩 1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돈 뿐만이 아니라 학연, 지연 등 복잡한 알력 관계가 작용한다.

지난 2008년 2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살한 한경선 씨의 유서에는 시간강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부조리에 대한 절망이 절절히 드러난다.

"제가 삶을 마감하면서 이 글을 쓰는 것은, 더 이상은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그럴듯한 구호나 정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 없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사항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귀국 초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듯, 열심히 강의하고 논문 쓰면 학교에 자리를 잡을 수 있으리란 마음으로 하루를 쪼개어 고시원과 독서실을 전전하며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열심히 논문을 쓰며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이러한 연구업적과 강의경력과는 다른 무언가가 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기 위해서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뜻 맞는(이해가 맞는) 몇몇 학교들끼리 연합해서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한 특정인의 학교 임용을 가로막아, 그의 학문적 업적이나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경쟁에서 도태되어 결국엔 그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부양가족을 지닌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다년간 시간강사로 버티기는 불가능하고, 강의교수로 지내면서 임용에 필요한 정도의 논문을 쓰기는 사실상 거의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겪은 이러한 부조리와 모순은 열심히 연구와 강의를 하리란 초기의 순수한 열정에서 이 사회에 대한 환멸과 더불어 애초의 희망과 비전을 접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저와 같은 이가 있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기원을 위해 두서없이 이 글을 써서 전해 드립니다."

▲ 2008년 2월 27일 대학 시간강사 문제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항거한 고 한경선 교수. ⓒ김영곤
고 한경선 씨는 2004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건국대 충주캠퍼스 등에서 시간강사와 강의전담교수로 4년을 지냈다. 그는 2008년 2월 딸과 함께 투숙하던 미국 텍사스의 한 모델에서 음독자살을 시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한 씨가 자살한 날과 같은 날 서울대에서도 시간강사 한 명이 학교 화장실에서 자살하는 등 1998년부터 이제까지 7명의 시간강사가 자살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좁은 문'

10-20배에 이를 정도로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보상체계는 한국의 왜곡된 학계 풍토와 맞물리면서 오히려 시간강사가 직면하고 있는 부당한 현실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

정규직 교수가 되는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 게임은 실력만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페어 게임'이 아니다. 돈, 학연, 지연 등 각종 의외의 변수가 등장할 뿐 아니라 이미 정규직 교수가 된 이들과 학교의 눈 밖에 나면 교수 임용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정규직 교수라는 꿈을 쉽사리 접을 수 없다. 정규직 교수로 입성하는 길만이 그동안 들인 노력과 공을 정당하게 보상받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다보니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 또 학교는 시간강사의 불안정한 지위를 십분 활용한다. 매학기 계약을 새로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시간강사들은 쉽게 해고할 수 있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30년이 넘은 시간강사 문제에 대해 정부, 대학당국, 정규직 교수 등 시간강사 문제를 풀어야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덮어두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강사들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화를 시도하는 것은 사실 생존권 자체를 걸고 하는 일이다."

20년 넘게 지방의 사립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80년대 후반 강사협의회, 94년 비정규교수 노조 등 이 문제로 싸워온 한 시간강사가 털어놓은 고충이다.

정규직 교수가 되리라는 기대를 거의 접었다는 이 씨에게 어렵사리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었다.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고민이죠."

그의 대답이다.

박정희 정권의 희생양, 시간강사

"교수님"이라 불리지만 시간강사의 법적지위는 '교원인 근로자'가 아니다. 1949년 제정된 교육법에서는 강사도 '교원' 지위가 주어졌었다. 하지만 유신말기인 1977년 교육법 개정을 통해 교원 지위가 박탈됐다. 앞서 박정희 정권은 1975년 '교수재임용제도'를 만들었다. 일련의 조치는 저항적 지식인들에 대한 '재갈 물리기' 차원에서 진행됐다. 유신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지식인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수단이었다.

이어 전두환 정권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서 전국 대학에서 교수 200여 명을 '숙정(肅正)' 등 명분을 내세워 해직시켰다. 이 빈 자리는 상대적으로 덜 저항적인 지식인들로 채워졌다. 전두환 정권은 1983년 유화조치의 일환으로 해직교수들이 타 대학에 복직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이미 교수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바뀐 상태였다고 한다. 전두환 정권은 또 대학 당 전임교수 임용조건을 완화시켜 강사 3명을 전임교수 1명으로 인정해줬다. 이 조치는 시간강사 수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정치적 이유로 강탈된 시간강사들의 교원 지위는 '민주정부 10년'을 지나고도 회복되지 못했다. 이 시기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가 확산되면서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흐름을 대학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시간강사는 대학들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시간강사의 법적지위, 초단시간근로자

'교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시간강사의 현 법적 지위는 1주일간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근로자'다.

시간강사의 노동시간 산정은 논란거리 중 하나다. 강의시간만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와 강의 준비시간까지 통산해서 봐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견해가 절대적 약자인 시간강사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는 실제 강의시간만 노동시간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4대보험 가입도, 퇴직금 지급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때론 강의 준비시간까지 통산해 인정해 받기도 한다. 작년 여름 시간강사 무더기 해고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2년이 지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둔 지난해 여름 전국 대학에는 시간강사들의 집단해고 사태가 잇달았다. 박사학위를 딴 강사들은 전문인력으로 분류돼 비정규직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나머지는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2008년 2학기를 앞두고 고려대가 88명, 부산대가 70명, 성균관대가 8명의 시간강사를 해촉했다. 영남대도 100여 명의 시간강사를 해고하려다가 비정규교수 노조의 반발로 주당 5시간 미만의 강의를 주기로 했다. 2학기 개강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해고를 통보한 부산대도 해고된 시간강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부당해고로 제소하는 등 갈등을 거쳐 결국 주5시간 미만의 강의를 맡기기로 했다. 지난 해 하반기 노동부가 4년제 대학 153곳을 조사한 결과 시간강사 947명이 실직했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적용되려면 한 사업장에서 주당 15시간 이상을 일해야 한다. 시간강사의 강의는 한 학교에서 주 9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비정규직보호법의 사용기한 제한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시간강사들을 대량 해고했던 까닭은 법정 분쟁에 휩싸일 우려가 있기 때문. 2003년 고등법원은 "시간강사의 근로 시간은 강의 시간의 3배로 산정한다"는 판례를 남겼다.

이처럼 전국 대학에서 석사급 강사에 대한 계약해지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1월 대학 시간강사와 연구기관 연구원을 비정규직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비정규직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로 비정규직법을 명분으로 2년 넘게 일한 시간강사를 해고하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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