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아침 추미애 위원장실에서부터 전운이 고조됐다. 추 위원장은 이날 노조법에 대해 '토론'을 하겠다면서 전체회의를 소집했는데, 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추 위원장을 찾아와 "법안심사소위에서 더 논의를 해야 한다"며 항의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의원단도 참여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이미 충분한 논의를 했고, 소위에서 더 논의한다고 합의점을 찾을 일이 아닌 것 같다.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면서 법안심사소위 개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쟁점은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느냐 여부. 추 위원장은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무력화하는 개악"이라며 반발하며 서로 틀어진 상태였다.
▲ ⓒ프레시안 |
차명진 "추미애 위원장이 민주당 대표 아니냐"
추 위원장과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소위 개최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사이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등장하며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차 의원은 "결혼식 날 신부가 바뀐 느낌"이라며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위원장이 민주당 대표인 줄 알고 어제까지 협상해 합의를 했더니, 민주당 의원들이 왜 이제 와서 다시 논의하자고 하느냐"며 '민주당 당 내 분란'을 자극했다.
차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창구 단일화와 타임오프제를 주고 받은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도 이익단체들로부터 욕을 먹으며 다 양보했는데, 민주당은 한 번도 양보 안 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상희 의원이 "왜 당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이용하느냐"고 반발하는 등 설전을 벌이는 사이 추 위원장은 위원장실을 빠져나가 전체회의를 개의했다.
결국 전체회의장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추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를 개의하는 사이 국회 경위들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환노위 회의장 문을 걸어 잠갔고, 김상희 의원 등이 입장을 하지 못해 복도에서부터 소란이 벌어졌다.
소란을 벌어지는 사이 김 의원 등과 함께 민주노동당 강기갑, 곽정숙, 이정희 의원 등이 회의장에 들어가 추 위원장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명진 의원이 보고를 진행하자 뒤늦게 들어온 김상희 의원도 추 위원장에게 '독단적 운영'이라며 거칠게 항의를 했다.
▲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김상희 의원(오른쪽)과 고개 돌린 추미애 위원장(왼쪽). ⓒ프레시안 |
위원장석을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거칠게 진행되자 이번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며 야당 의원들에게 비난을 퍼부었고, 급기야 강성천 의원 등 남성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몰려와 김상희, 이정희 의원의 팔을 붙잡고 끌어내며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차명진 의원 등은 기자들에게 무조건 "나가라"고 밀어내다 몸싸움이 벌어지자 결국 추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 이정희 의원의 팔을 잡고 끌어 내고 있는 한나라당 강성천 의원. ⓒ프레시안 |
노조법, 추미애 위원장의 선택은?
회의장 분위기가 정리된 뒤 전체회의를 열어 토론을 진행 중이나 여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또한 추 위원장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직권상정을 통한 표결 처리 등 한나라당이 원하는 회의 진행 방식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야당 의원들과 추미애 위원장의 감정의 골도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민주당 김재윤 간사는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가 안 됐기 때문에 지금 전체회의를 열면 추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추 위원장의 중재안은 빠지고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안이 상정된다"며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안이 통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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