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준양 회장 인선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고위층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포스코에 이사회 의사록을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경제개혁연대(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앞서 포스코에 2009년 초 회장 후보 선출 과정과 관련한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 및 등사를 요청했으나, 포스코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6월 30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포스코의 CEO후보추천위원회 및 이사회 의사록 열람 허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허가한 것. 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정준양 회장 인선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월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올해 초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 대통령과 절친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등이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유력한 포스코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이 우 의원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지난 1월 열린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폭로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법원은 "경제개혁연대 등 신청인들이 주주의 지위에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 과정에 의혹이 있는 부분에 관한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 및 등사하고, 열람 및 등사 결과 이사회 결의과정에 하자가 확인될 경우 그에 따라 이사회결의무효확인소송 등의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업무운영 또는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경제개혁연대의 열람 및 등사를 허가했다.
다만 법원은 회장 인선 관련 안건을 다룬 이사회(2009년 1월 15일자, 2009년 2월 6일자, 2009년 2월27일자) 의사록 중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 대표이사 회장 선임 등과 관련한 부분의 열람 등사만을 허락했다. 녹취록 또는 속기록 형태의 이사회 회의록과 CEO후보추천위원회 의사록에 대해서는 "포스코의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상법상 이사회 내 위원회에 해당되지 않기에 주주의 의사록 열람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열람등사신청을 기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0일 "경영활동을 저해한다며 법으로 보장된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막는 기업들의 최근 행태에 경종을 울린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법원이 열람등사신청을 기각한 부분에 대해 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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