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나비맛의 <수줍은 노래>는 자신의 꿈과 생활을 위해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노래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든, 자신의 생활을 위해 버티고 있든 삶은 그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은 산행과도 같은 것. 그래서 때로는 자신의 꿈을 낮춰 현실에 자신을 맞추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하고 포기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순간순간을 나비맛은 '수줍은 노래'라고 표현했다.
삶의 순간순간 자신과 세상을 향해 털어놓은 속내들이 바로 노래와 같다며 그 노래가 멀리 멀리 퍼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삶은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진솔함과 열망이 있고 그래서 세상은 뜨겁게 돌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삶으로 쓰고 부르는 노래는 비록 수줍지만 바람이 들었을 것이고, 이미 뜨거운 노래이기에 멀리 퍼지지 못해도 괜찮다는 것이 나비맛이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다.
하고 있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세상마저 우리의 염원과는 반대로 돌아가는 요즘, 밴드 나비맛의 노래는 편안한 리듬감과 감성적인 멜로디로 듣는 이들을 다정하게 끌어안는다. 강렬한 일렉트릭 사운드 대신 어쿠스틱 기타와 퍼커션, 신디사이저만으로 꾸려지는 소박한 연주도 매력적이고 친화력 높은 멜로디 역시 입에 쩍쩍 달라붙는 익숙함으로 금세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특히 보사노바 스타일의 편곡이 주는 여유로움과 '가슴 아픈 너를 대신할 노래, 니가 흘린 눈물과 땀방울과 어딘가 외쳤을 바람이 들었을 수줍은 그 노래' 부분에서 반복되는 멜로디의 애잔한 아름다움은 현실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흔들어 버린다. 이처럼 밴드 나비맛은 <수줍은 노래>를 처음 듣는 노래같지 않은 완성도로 주목하게 만든다.
그것은 조금은 독특한 이름을 가진 밴드 나비맛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밴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초 첫 앨범을 발표한 밴드 나비맛은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다 최근 서울로 터전을 옮긴 밴드로서 첫 앨범에서 어쿠스틱하면서도 정통에 가까운 록스타일과 한국적인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최근의 트렌드보다는 복고적인 스타일을 탄탄하게 들려준 나비맛은 올해 7월 헬로루키에 뽑히면서 그 음악성을 더욱 인정받기도 했다.
실력으로만 따지자면 더욱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아 마땅한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편중된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현실 속에서 원하지 않는 비주류의 길을 가고 있는 밴드인 것이다. 특히 이들의 1집을 들어보면 탄탄한 음악적 저력과 함께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잃지 않는 가슴 따뜻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1집 수록곡 <나단>은 분단의 아픔을 다룬 곡이며 2집에 수록될 곡들에서도 나비맛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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