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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난 대통령,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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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난 대통령,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RevoluSong] 정문식의 〈2MB Blues〉

대통령에 대해 생각한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할 대통령의 의무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에게 과연 그 의무를 다한 대통령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한다. 현재 우리 이명박 대통령이 그 의무를 얼마나 다하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물론 지지자에 따라 평가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 어떤 이들에게는 부자들 배불리는 정책으로 평가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강을 살리는 정책이 어떤 이들에게는 강을 죽이는 정책으로 평가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사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행정부의 수반일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어 정부의 상징처럼 보여진다. 대통령은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국정의 운영을 책임지는 최고권력자이며 군의 최고 통수권자. 그러므로 그가 국회 다수당의 조력을 받게 되면 못할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바꿀 수가 있다. 지금 우리는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대치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면서도 그로 인해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처럼 만신창이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것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중도적이며 실용적인 길을 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며 오랜 민주화운동과 두 차례 자유주의 개혁세력의 집권으로 다져진 절차적 민주주의가 그다지 쉽게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우리의 찬란한 착각이었음이 불과 1년 만에 실로 비참하게 밝혀졌다.

밴드 더 문(Mu:n)의 리더 겸 보컬인 정문식이 만든 <2MB Blues>는 바로 이러한 이명박 현 대통령의 실정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곡이다. 기존의 민중가요 진영과는 별 관계 없이 음악을 해온 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비판은 어느 누구보다 신랄하고 적확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 실용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던 약속,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던 약속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고발한다.

또한 독재정권처럼 언론을 장악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으며 자연을 파괴하고 부자중심의 경제 정책을 펼쳤던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용산의 참사가 빠질 수 없고 경쟁으로 내몰린 교육문제가 빠질 수 없다. 도저히 묵과하고 인정할 수 없는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그의 결론은 단호하다.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 이제 그만 편히 쉬라는 것.



<2MB Blues>

작사·곡 정문식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너무 잘난 대통령 이제 그만 집에 가세요

당신이 했던 약속 모두 그림의 떡
당신이 하는 말은 아주 속빈 강정
경제를 살리겠다 함께 잘해보자
국민을 섬기겠다 나를 믿어달라
아 그러나 당신 모두 거짓말이었네요

사람들의 입과 눈과 귀를 틀어 막으려
신문 방송 인터넷 학교까지 제 맘대로
아 당신의 욕심 정말 너무 한심하네요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너무 잘난 대통령 이제 그만 편히 쉬세요

멀쩡한 강 파헤치고 땅부자들 배불리고
빼앗기고 억울해서 우는 사람 죽여놓고
아이들도 줄세워 지옥으로 밀어 넣네요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하지 마셈
너무 잘난 대통령 이제 그만 편히 쉬세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마셈 (하지 마셈)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마셈 (하지 마셈)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물론 정치적 입장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를 가장 편견없이 바라보는 한 사람의 예술가가 이처럼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것은 그만큼 현 대통령의 모습을 긍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모르긴 해도 이 곡은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 나온 노래들 가운데 가장 직설적이며 비판적인 노래일 것이다. "음악인들의 의미있는 행보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그 덕분에 우리는 정통 록음악을 추구해온 실력있는 밴드의 리더가 만든 괜찮은 곡을 한 곡 얻게 되었다.

▲ 밴드 더 문(Mu:n)의 리더 겸 보컬인 정문식. ⓒ정문식

이 곡 <2MB Blues> 덕분에 우리는 블루스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록큰롤로도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고, 끈적하고 고전적인 일렉 기타연주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부당한 현실에 분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경쾌하고 맛깔스러운 록 넘버를 만들 창작동기를 선사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현실과 예술은 근원적으로 불화할 수밖에 없다지만 그가 펼친 정책은 비판 이전에 너무나 한심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처럼 부정적인 평가들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도 여전히 자신의 길을 고집스럽게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난 해 법을 준수하느라 명박산성 앞에서 발길을 돌렸던 우리의 자화상, 반등했던 주식시장에 열광했던 요즘 우리의 자화상이 새삼 아프게 다가오는 오늘이다.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200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매주 화, 목요일 <프레시안>을 통해서 발표될 이번 릴레이 음악 발표를 통해서 독자들은 당대 뮤지션의 날카로운 비판을 최고의 음악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 "다시 음악으로 희망을 쏘아 올리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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