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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우리가 총연맹 도움 받고 싸웠나…"

<기자의 눈> 지도부 사퇴의 파장…곤혹스런 레미콘 노조

"X팔, 자리 다툼하느라 다 가버리면 어떡해…. 현장은 다 죽어가는데…. 도대체 내일은 어떻게 하란 말이야!"

20일 오후 지도부 사퇴로 썰렁해진 민주노총 본부 2층 사무실에 난데없는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함소리의 주인공은 레미콘 노조 박대규 위원장.

박 위원장의 불만은 비정규 투쟁에 한창 불을 붙여도 시원찮을 판에, 지도부 사퇴 여부로 총연맹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데에 있었다.

또한 당장 21일 진행되는 레미콘 노조의 상경집중투쟁에 연대사를 해줄 총연맹 인사도 찾기 힘든 점이 박 위원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에이 씨, 낼 총연맹은 아무도 못 와요, 연맹에서 누구라도 발언해줘야지"라며 짜증섞인 목소리를 토해냈다.

레미콘 노조는 21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상경투쟁을 시작한다. 그 뒤 오후 2시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노동자 지위를 인정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로서 노동3권 보장을 비롯해 고유가에 따른 생활고 해소를 위한 유가보조금 확대지급, 과적을 강요한 사업주 처벌을 명시하는 도로법 개정 등을 이번 투쟁의 핵심 요구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총연맹 지도부 사퇴와 이를 둘러싼 정파간 대립과 갈등은 이들의 투쟁에 찬물을 붓고 있는 셈.

레미콘 노조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총연맹의 적극적 지지와 엄호 속에 투쟁을 벌여나간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총연맹 임원 중 누구라도 나와서 연대사만 해도 우리 레미콘 노동자들은 매우 힘이 날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레미콘 노조의 이같은 분위기를 전해들은 민주노총의 한 고위 간부는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총연맹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지 않냐"고 반문할 뿐 더 이상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정파들 간의 갈등은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대규 레미콘 노조 위원장의 일성 처럼 대다수 국민들과 일반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를 총연맹 위원장 자리를 두고 벌이는 '자리 다툼'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조합원들의 그 허탈한 마음을 붙들어주지 못하는 노선투쟁이 과연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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