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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현실, 살아서 바꿔내자"

덤프연대 상경 집회, 4000여명 국회 앞 운집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덤프 노동자 4000여 명이 운집했다. 이날 새벽 전국 각지에서 전세버스로 올라온 이들의 손에는 '차라리 죽여라'라고 적힌 빨간색 띠가 들려 있었다.

얼굴들에는 상경으로 인한 피로감이 묻어 있었지만 자신감도 배어 있었다. 각 건설현장에서 뿔뿔이 흩어져 있던 '동지'들을 한 곳에서 다시 만났다는 흥분이 집회장 도처에 퍼져 있었다.

'특수고용직 철폐하라', '유류보조금 지급하라' 등의 우렁찬 구호는 집회 시작 전부터 여의도 일대를 가득 메웠다.

오후 3시부터 민중의례를 시작으로 '총파업 출정식'의 막이 올랐다. 첫 발언은 덤프연대 김금철 위원장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발언의 많은 부분을 조직단결 강조에 할애했다.

"3박4일 상경투쟁이 진행되는 동안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덤프노동자가 처한 현실보다 더 고되지는 않을 것이다. 끝까지 힘차게 투쟁하자. 위원장이 앞에 서겠다"

다음 발언은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대표격인 박대규 건설운송노조 위원장이 맡았다. 박 위원장은 10여 일간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을 해왔다.

"우리는 살려고 왔다. 처한 현실이 죽을만큼 괴롭고 힘들어 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우자.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현실을 바꿔내야 한다. 싸우자. 죽지 말고 싸우자"

지난달 유류보조금 가압류 당해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화물차 운전 노동자 고 김동윤씨를 염두한 발언이다. '죽지 말고 싸우자'라는 박 위원장의 말은 '죽지 못해 사는' 덤프 노동자들의 일상을 웅변했다.

이날 집회는 1시간 남짓 진행된 후 끝났다. 영등포의 열린우리당 당사까지 행진을 비롯한 이후 일정들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3박4일간 서울에 머문다. 이 기간에 이들은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여는 한편 건교부, 재경부 등 정부 관련 부처를 만나 덤프 노동자의 애환과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집회가 끝나가는 순간에도 뒤늦게 도착한 덤프 노동자들이 깃발을 앞세우며 속속 도착했다.

매월 적자 100만 원, 4명 중 1명 꼴로 신용불량자라는 2003년 교통연구원 보고서는 덤프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말해준다. 이날 집회와 총파업은 정부가 손 대지 못하는 덤프 노동자의 현실을 덤프 노동자들이 직접 바꾸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였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날 덤프연대 총파업에 대해 "공사 및 차량운행 방해 등 불법사례가 있을 경우 면허취소 등 강력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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