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미디어행동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문화행동 참가단체'는 25일 서울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지켜져야 하지만 한국 정부는 24일에도 이것을 어겼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면 어떠한 형태든 어떠한 방식이든 검찰과 경찰의 폭력에 시달려야 하는 억압의 현실"이라며 "전날 대한문 앞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어김없이 경찰 폭력이 자행됐고 토론회 중단과 시민 연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 25일 시민단체들은 전날 벌어진 연행에 대해 강력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 |
"피켓도 들지 않고 촛불도 들지 않았는데 불법 집회라고?"
24일 오후 7시께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문화행동 참가단체' 주최로 열린 '굿 나잇 앤 굿 럭'에 참여하기 위해 대한문을 찾았다. 당초 문화행동 참가단체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현 상황에서 시민들과 이에 대한 토론의 자리를 만들겠다"며 24일 저녁 '굿 나잇 앤 굿 럭'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불법 집회로 규정, 결국 8시 30분께 대한문 앞에 앉아 있던 시민들을 대한문 앞까지 밀어 붙였다. 경찰 측은 "신고하지 않은 모임이 불법 시위로 변질돼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따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9명의 시민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후 밤 10시 40분께는 분향소 철거에 항의하며 차로를 점거한 14명의 시민들이 추가로 연행됐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촛불도, 피켓도 들지 않고 조용히 토론만을 진행했지만 경찰은 대한문 앞에 앉아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을 연행했다"며 "아직도 연행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왜 연행됐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 반하는 발언을 하면 마구잡이식으로 연행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폭력도 행사하지 않은 시민들을 단지 불법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붙여서 잡아갔다"고 비난했다.
경희대학교 이기형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권 정치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지 못하면 이에 대한 문제점을 거리에서 시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하지만 시민들은 광장에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눈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정권은 힘의 우위로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말하는 '소통의 달인'이 할 짓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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