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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쉿! 쓰레기 더미라고?…'희망 창고'라니까!"

[권은정의 'Social Job'] '희망자원' 문윤식 실장

<프레시안>은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최근 큰 관심을 모으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repreneur)'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더 나은 모습을 찾는 새로운 인터뷰 연재를 마련한다.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 씨가 직접 한국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가를 찾아가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이 연재는 총 20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이 연재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소장 이영환 교수)는 사회적 기업가 인적 자원 개발 교육과 사회적 기업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하는 성공회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이다. (☞사회적기업연구센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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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자원 문윤식 실장. ⓒ프레시안

나주 너른 평야에는 벌써 여름기운이 퍼지고 있었다. 들판을 한참 지나서 국도에서 벗어난 작은 길로 접어드니 '희망자원'이 보인다. 재활용품 선별 사업장이다. 작업장 주위에 종류별로 묶어둔 재활용품 더미는 멀리서 보면 무슨 조형 예술품처럼 보인다. 희망자원의 문윤식(36) 실장은 선별장에서 작업 중이었다.

손님이 왔다는 소리에 그가 땀을 훔치며 나왔다. 집게차로 물건을 운반하던 중이었다. 애초 광주에 있는 사무실에서 먼저 만나고 작업장에 들를 계획이었는데 문 실장이 중간에 전화를 했다. "갑자기 반원 다섯이 결근해서 일손이 달린다, 나주 작업장으로 나가봐야 한다." 서둘로 나주로 방향을 바꿨다.

일하던 차림 그대로 문 실장이 자리를 잡았다. 두어 개의 책상과 간단한 집기가 있는 컨테이너 사무실에는 주위와 그다지 어울린다고 할 수 없는 화려한 문양의 의자 세트가 있었다.

"예식장에서 나온 재활용품입니다. 아직 쓸만 해서요. 앉으세요."

문 실장은 자신의 복장이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다들 양복을 입던데 이렇게 티셔츠 차림으로 인터뷰를 하는 게 실례가 아닌지 신경을 썼다. 무슨 상관이겠느냐고 하자 그가 안심하는 웃음을 지어 보이는데 청년처럼 맑은 미소였다.

쓰레기더미에서 희망을 발견한 사람들

희망자원은 그전에 자활근로사업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운영해오다가 2008년 7월부터 자활공동체로 독립했다. 동시에 작년 말에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았다. 현재 희망자원에서 일하고 있는 인원은 18명. 최근 1명이 탈퇴했기 때문이다.

"계속 안 나오시면 그냥 탈퇴라고 봅니다. 연락이 안 되니까요. 참여하는 분들 중에 현장과 안 맞으면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가 버리시니까요."

그리고 얼마 전 3월부터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로 15명의 인건비 지원을 배정받았다. 그중에서 9명이 지금 일하고 있다. 노동부가 예비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해 지정한 사업이다. 희망자원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모델 발굴형 사업으로 별도의 아이템을 신청했다가 채택된 것이다.

인큐베이팅 형태인 이 사업은 한시적으로 6개월간만 지원받으며 운영할 수 있다. 작업 내용은 스티로폼 감융(녹이기) 작업과 소형 가전제품 해체 작업이다. 스티로폼을 가루로 만들어 재활용 제재로 만들고, 소형 가전제품이나 쇠붙이가 포함된 큰 장난감류를 분해 해체하는 작업이다.

문 실장은 이야기 도중에라도 연신 바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트럭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바로 옆에서 일하던 여직원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총무님, 저 트럭 저기서 짐 부리지 말라고 좀 해주세요."

그래도 못미더웠던지 벌떡 일어나 나갔다 온다. 일손이 모자라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 물량은 계속 들어오니 자칫 작업장 마당에 온통 짐이 쌓일 판이었다. 적어도 입구는 열어 놔야하는데 그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나주 작업장으로 하루에 5톤 트럭 3대가 번갈아가면서 물품들을 수거해온다. 한 달 평균 180톤의 물량을 선별해낸다. 이 물품들은 거의 대부분 광주 지역에서 들어오고 나주, 화순 지역에서 오기도 한다. 5개 공동주택에서 거두어 오는 것도 있고 고물상을 통해 직접 매입하기도 한다.

수익은 괜찮은지 궁금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가 최근 손익을 맞추는 셈이지요. 노력한 결과인지 올 상반기 동안에는 별다른 지원 없이 손익을 맞출 수 있게 되었지요. 월 5500만 원에서 6000만 원 정도 매출이 되면 19명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맞출 수 있거든요. 작년에는 월 평균 4800만 원 정도였거든요.

인건비는 최저 임금 120만 원 정도입니다. 수익금 중에 사회 환원금도 내고 또 이익 배당을 위해 적립을 하고 있는데 올 초에는 이익 배당을 해봤지요. 1인당 120만 원에서 180만 원 정도 돌아갔습니다. 월평균 50만 원 정도라고 볼수 있지요."

잘사는 지역 공동체를 꿈꾸다 보니…

▲ 문윤식 실장은 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다. 졸업 후 그는 함께 잘 사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자 빈민운동에 뛰어들었다. ⓒ프레시안
재활용품 선별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이 재활용품이지만 실제로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야할 물품도 많이 섞여 들어온다. 그러니 작업이 고되고 힘들지 않겠는가. 작업 환경도 다른 일과 달리 그리 깔끔할 수 없는데다 종일 서서 해야 하니 몸도 힘들 것이다. 이 사업을 같이해 온 이들의 끈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4년 넘게 일해 오신 분들이 여덟 분 정도 됩니다. 나머지는 계속 들락날락해온 편이고, 지금 1년 미만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7월 이후 인원 변동은 크게 없습니다."

문 실장 자신은 희망자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게 2005년 중반 무렵부터이다. 자활근로사업단에 처음 들어온 것은 그보다 한 2년 전쯤이다. 대학 다닐 때 열심히 학생운동을 했던 그는 졸업 후에도 사회활동가로 살기로 마음먹고 그에 맞는 일을 찾았다. 애초 지역단체로 갈려고 농민운동도 고민해보았다.

하지만 집안 여건상 쉽게 판단을 하지 못하다가 잠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다 아는 사람을 통해 광주 동구 지역자활센터(센터장 정향자)를 알게 되어 직원 채용에 응시했다. 그에게는 함께 잘사는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데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문 실장은 초기에 자활기관 실무자로 일하면서 여러 사업단을 경험했다. 청소 사업, 간병 사업 등. 기관 실무자로 일하면서 이 방면을 두루 꿸 수 있었다. 그렇지만 희망자원은 쉽지 않았다. 원래 재활용 사업장을 맡고 있던 이가 있었지만 그 사람이 자리를 옮겨가는 바람에 문 실장이 이곳 일을 맡게 되었다.

어디나 제일 어려운 일은 '사람 관계'

▲ "사람 간의 관계, 그게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모습을 보이려고 포기하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올 3월부터는 더 이상 자활센터 직원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희망자원에서 노임을 받는 근로자가 되었다고 그가 덧붙인다. 그런데 그의 표정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사업장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모양이다. 정향자 대표에게 사표를 여러 번 제출했다는 말을 이미 들은 터였다.

광주 지역 실업운동의 대모인 정 대표는 문 실장의 어려움을 모르는바 아니었지만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필요한 사람이니까 잡아두려고' 그의 사표를 캐비넷 안에 그냥 던져뒀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 실장이 겪은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았다.

"일반 기업체에서 말하는 노무 관리, 그거죠. 그게 정말 어렵습니다. 이곳 참여자들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이지요. 어려운 분들끼리 서로 이해하지 못해서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툼이나 일상적인 내부 갈등,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지요. 제가 그런 문제를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나가야하는데 그게 딱 잘라서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문 실장은 사람들이 자신을 우유부단하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즉, 사람들에게 못된 소리도 하고 악역을 제대로 해내야하는데 마음이 약해서인지 그게 잘 안 된다는 말이다.

"일이 힘들거나 일하기가 싫으면 그냥 안 나오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요.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비오는 날인데 아침에 수거 팀 여섯 명이 몽땅 못 나오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비 맞으면서 일을 하겠느냐고, 아침부터 모여서 술 마시면서 못 온다고, 완전 통보식이었지요. 오후에라도 나오라고 했는데 술이 취해서 못나온다고 했지요.

그때 책임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하니 의리를 지킨다고 전부 집단행동을 했습니다. 결국 6명이 다 그만두었지요. 그날 우리 기관 실무자들이 전부 와서 수거 작업을 하느라고 아주 애를 먹었지요. 나중에 인원을 다시 채용하고…. 그런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먹기도 하고 또 저를 칼로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기를 징계했다고 말이지요."

문 실장이 아주 고단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험한 행패를 부리거나 욕지거리를 해대는 일은 약과에 속할 정도로 더한 일도 많았다. 화재가 나서 몇 달씩 직업장문을 닫아야했던 일도 있다. 일의 내용이나 팀원 전체의 성격을 맞춰나가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닌듯했다. 용케 잘해나가고 있다고 하니 그의 대답이 이렇게 돌아온다.

"사실 저만 힘든 것은 아니지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 자기 근로 능력보다 더 많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저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사실 인력이 체계화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온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운전기술자 1명 뽑기가 힘듭니다. 5톤 차도 몰고 집게차도 몰아야하는데 할 줄 하는 사람이 없어요."

사표를 몇 번이고 던지기도 했지만 그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일해 온 과정이 너무 안타까워서입니다. 어떻게든 이 팀이 안정적으로 독립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늘 마음먹었지요. 결국 이제는 제가 이렇게 눌러 앉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후임자가 없기도 했지만요. 사실 젊은 사람들은 와도 참여자들과의 관계에서 버텨내지 못합니다. 경험도 없고 해서인지 현장을 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정에 많이 이끌려 끊고 맺는 게 없다는 점을 그 자신도 솔직히 인정한다. 그런데 요즘은 문 실장도 강단이 세졌다.

"지금은 일하기 싫으면 그만 두십시오!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합니다."

▲ "일반 시장에서 도태된 사람들을 다시 등 떠밀어 시장으로 내보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프레시안

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다시 시장으로?

문 실장은 참가원들의 근황을 이야기 하다가 자활 쪽에서 일하는 이들의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주로 자활근로 대상이 취약계층이 아닙니까, 그분들은 일반 시장에서 도태된 분들입니다. 건강상의 이유나 기타 다른 이유로 현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밀려난 분들이지요. 심지어 우리 자활근로 때도 그런 분들은 역할을 다 못해냅니다. 한 명이 할 일을 두세 명이 해야 하기도 하니 결국 한 사람이 두세 사람 몫을 해내야 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공동체로 독립할 때 그분들을 다 끌어안고 나왔지요. 다 같이 가야하니까요."

일반 시장에서 탈락한 이들을 또 등 떠밀어 내보내지 않았다는 말이다. 개인의 근로 능력에 상관없이 다 보듬어 안고 일한다는 것은 보통의 자본논리나 일반 기업 논리와는 맞지 않는다. 힘든 점이 여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근로 능력이 없는 이들은 근로 의욕마저 없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인건비 지원 나오는데 왜 굳이 일해야 하느냐? 많이 해도 똑같은 노임이다, 일을 안 해도 ,수급자의 경우에는 결근을 해도 생계비가 지원되는데 뭐 하러 뼈 빠지게 일하겠느냐, 그런 식이지요. 근로 의욕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처음엔 생산성이 하나도 없었어요. 자활근로에는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구조가 안 되어 있거든요. 이런 정책 구조 때문에 날마다 술 마시고, 고집 피우는 사람이나 기술을 갖고 일하는 기술자나 80만 원 임금이 똑같아요. 열심히 해봐야 달라질게 뭐냐는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 실장은 근로 의욕, 근로 능력이 부족한 이들과 함께 현장에서 일해 온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현재 자활 쪽에서 지원하는 인건비 사업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구나 자활사업의 취지가 처음보다 빛이 많이 바랬다고 지적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현재 정책은, 자활근로 참여자에게 필요하면 기술교육도 하고 각종 교육이나 훈련을 시키고 그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개발해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게 하라는 논리죠. 그런데 제가 수십 명을 만나봤지만 자활 사업에 오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개인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분들입니다. 혹은 몸을 다쳤거나 일반 사업장에 적응이 어려운 분들이지요. 장애가 있거나 모자 가정도 많습니다. 애들 양육 때문에 일상적으로 조퇴해야하는 이들, 주말에 일 나가기 어려운 분들이지요. 이런 분들에게 다시 시장 진입을 강요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문 실장은 이들 취약계층이 진정으로 자립하게 하려면 안정적인 일자리 공간을 마련해주는 일이라고 강변한다. 결코 단순하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안정적 일자리 공간 마련은 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간병 사업이나 집 수리, 환경 재활용, 도시락 배달 같이 공공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야말로 혜택을 받을 수혜자들이 있고, 지자체는 완수해야할 의무가 있고, 또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니 세 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활 쪽 참여자들로 구성된 무료 간병 사업단 20명이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무료 간병 수혜자 1~200명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해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시스템이 되는 것이지요.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서비스 질도 높이고 안정적으로 일하는 가운데 일하게 되면서 스스로 근로 의욕이나 성취감도 당연히 올라갈 것이고요! 그런데 이들에게 좀 잘한다 싶으면 공동체로 독립해라, 그러는데 그것은 유료 간병인이 되라는 말이거든요. 개인 영업으로 시장으로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것이지요."

문 실장은 자활 현황 자료에서 공동체 성공률이 설사 자료상에서는 10퍼센트라고 할 수 있겠지만 완전한 독립 공동체는 단 몇 퍼센트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활 자체가 많이 변화한 것 같다'고 그래서 잘못 가는 자활 정책을 지적하려고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도하고 천막농성도 했노라고 했다. 그런데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먹히기란 쉽지 않더라고, 그리고 집단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 "지역 사회 활동을 키우면 자활은 당연히 따라옵니다. 돈 몇 푼 쥐어준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프레시안

"돈 쥐어준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는 지금 전개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도 일침을 꽂았다.

"지금 사회적 일자리도 자활의 복사본입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다는 취지는 좋지요.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 독립시킨다는 그 명분도 좋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사회적 일자리나 기업은 일단 지원해준다니까 신청해보는 형태가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인건비 지원해 준다는데 일반 기업체 같은 데서도 마다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의 주장은 이것이다. '지역 사회 활동을 키워주라, 그러면 자활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 완전한 자활, 완전한 사회적 기업이 되려면 전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단순히 인건비 지원으로 이뤄지는 그런 쉬운 일은 없다는 사실, 그냥 수익을 맞추는 것만으로 뭔가 해내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문 실장 만큼 온몸으로 깨달은 이가 있을까? 제대로 일하면서 얻는 희열, 그것을 통해서만 인간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분명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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