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윤증현 장관, 뭘로 부동산 투기 잡을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윤증현 장관, 뭘로 부동산 투기 잡을래?

토지정의 "투기억제책 다 풀어 놓고 투기 잡겠다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했다. 윤 장관은 지난 12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어느 지역이든 부동산 투기 조짐이 보이면 투기지역 지정이든, 금융규제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반드시 잡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사람은 많다보니 경제운용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부동산 문제"라면서 "투기 재발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되며 불로소득으로 돈을 버는 것을 용납하게 되면 결국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윤 장관은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문제에 대해 "아직은 검토를 유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800조 원의 단기 부동자금이 다시 강남 재건축 시장 등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자 경제팀 수장으로 투기세력에 강한 경고를 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 장관은 '경고'가 얼마나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윤증현 경제팀은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1가구 다주택자(3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를 놓고 여당인 한나라당과도 티격태격했다. '투기꾼에 대한 감세'라는 비난이 두려운 한나라당은 1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머뭇거렸고, 정부는 '강행'을 주문했다. 정부여당은 결국 투기지역인 강남 3구에만 최대 10%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선에서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했다. 얼마 전까지 부동산 투기억제책을 풀어주기에 바빴던 윤증현 장관이 갑자기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니 어색할 따름이다.

"으름장 놓으면 시장이 속아 넘어가나?"

토지정의시민연대도 13일 논평을 내고 윤 장관 발언의 모순에 대해 지적했다.

"이명박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종합부동산세를 없애기 위해 온갖 시도를 벌이다가 결국 종부세를 무력화시키더니 최근에는 양도소득세 중과마저 무력화시켰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무력화시켜버리고 정작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니 다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이들은 "윤 장관은 부동산 투기를 일으키는 원인인 토지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종부세와 양도세를 무력화시켜놓고 완장 차고 으름장 놓으면 부동산 시장이 마음대로 움질일 것이라고 생각하냐"며 "시장(市場)이 그렇게 바보로 보이냐"고 반문했다.

또 윤 장관이 제시한 투기억제책에 대해서도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투기지역 지정과 대출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했으나 이는 "규제완화와 시장친화를 이명박 정권의 방침과 정반대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토지정의는 "토지불로소득을 토지보유세를 통해 환수하면 국민들의 경제생활에 제한을 가하면서까지 규제를 할 필요도 없고 시장 원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투기지역 지정과 대출규제를 대응책으로 언급했지만, 이는 강남 3구의 투기지역 지정을 풀어주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이다.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안 하면서 '의지'만 표명한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세력과 싸움은 '의지'만으로는 실패한다는 것을 노무현 정부가 5년 내내 보여줬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 윤 장관의 '경고'는 별다른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가 무력화시킨 종부세와 양도세를 원점으로 돌리지 않고 투기세력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투기세력을 제압할 '무기'도 없이 전장에 나서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