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급등하는데 실물은…1분기 -4.3% 성장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건설 경기부양이 '버팀목'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앵그리 머니'(Angry money)로 연일 연중 최고점을 찍고 있는데 실물경제의 '봄날'은 아직 멀었다.

한국 경제가 연속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9년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다. 작년 4분기(-3.4%)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외환위기(98년 4분기)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시 -6.0%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0.1%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워낙 낮은 성장률(전기 대비 -5.1%)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또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다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정부가 기대하는 '경기회복 속도'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비해 '짜게' 성장률을 전망하는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서 1분기 0.2%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었다.

건설업 성장률, -4.2%에서 6.1%로 급반전

부문별로 보면, 건설업이 두드러진다. 건설업 성장률은 작년 4분기에 -4.2%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6.1% 증가로 반전됐다. 정부가 올해 들어 재정지출 속도를 1.5배나 늘리는 등 토목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에 힘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금융보험업이 늘어나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하지만 제조업의 상황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3.5%나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도 3.2% 감소했다. 그나마 반도체와 영상음향 통신 등 전기전자가 증가해 이정도 수준에서 멈춘 것이다.

한편 민간소비도 아직은 냉기가 풀리지 않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4.6%를 기록, 1998년 4분기(-13.4%)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기 대비로는 소폭(0.4%)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감소세도 이어졌다. 전기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작년 4분기 -14.2%에서 올해 1분기 -9.6%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특히 작년 동기 대비로는 -22.1%를 나타내 1998년 4분기(-42.3%) 이후 가장 낮았다.

수출도 여전히 줄고 있다. 운수 장비와 기계류 등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3.4% 감소했으며 작년 동기 대비로는 -14.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