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신경민 앵커가 13일 남긴 마지막 '클로징 멘트'를 놓고 누리꾼들이 안타까움과 더불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지·못·미)"며 사과의 마음을 댓글로 전하고 있다. "이제 MBC 뉴스는 보지 않겠다"는 선언도 이어졌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에는 200여 개의 댓글이 달려 신 앵커에게 못 다한 말들을 표현하고 있다. 같은 <뉴스데스크>에서 방송된 다른 기사에 달린 댓글이 많아야 10여 개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누리꾼의 관심이다.
"당신의 클로징 멘트는 우리의 희망…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비록 그대는 떠났지만 그대의 정신은 제 가슴속에 살아 있습니다. 그대의 꿋꿋한 신념과 흔들림 없는 집념은 동시대를 산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이었습니다." (아이디 'BBANDAKE')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착잡한 마음을 토로했다. 'SUNK1129'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이 그냥 뚝 떨어진 적도 있고, 속이 시원해지고 때로는 힘이 나기도 했고, 때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한 적도 있다"며 "이제 들을 수 없다니 진짜 총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HOYADOL2)도 "항상 답답한 뉴스가 가득한 날이면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기다렸다"며 "답답한 뉴스 사이에서도 항상 희망과 가야할 길, 누군가는 소리 내야 할 말을 해줘 클로징 멘트를 보며 웃고, 기운내고, 억울해도 이겨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신 앵커의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에 대한 회고도 이어졌다. 아이디 'BBANDAKE'를 쓰는 한 누리꾼은 "그의 클로징 멘트를 보면서 이런 것이 진정한 뉴스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대의 뉴스는 멈췄던 제 눈과 귀를 자극했고 끊임없이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누리꾼들은 신 앵커를 향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를 청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ZACTOR)도 "신 앵커가 흘린 땀 한 방울, 눈물 한 방울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못 지켜 드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다"고 고백했다.
"MB,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무서웠나? 국민도 무서워해야 하는데"
신 앵커 하차를 놓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댓글들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아이디 CHOEJH)은 그의 하차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무서웠나보다"며 "국민도 무서워해야 하는데"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L529EB'도 이명박 정부를 향해 "군사정권과 진배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전에 대머리란 이유로 방송에 못 나오던 시절처럼, 우선은 소신껏 외치는 사람들이 방송에 못 나오게 됐다"며 신 앵커의 하차에 정부의 외압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원하신 대로 MBC <뉴스데스크>와도 작별입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던 중립성이라는 포장 아래 날카로운 비판을 숨기는 것을 정당화하지 않았던 신 앵커의 하차를 결정한 것은 MBC였다. 누리꾼은 문화방송과 엄기영 사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JOOUHU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기자 출신 엄 사장이 후배 기자들의 방패가 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 결정을 내린 경영진을 비판했다.
"더 이상 MBC를 보지 않겠다"는 선언도 다수였다. 아이디 'KBLUEWOLF'를 쓰는 한 누리꾼은 "그동안은 본방을 못 볼 경우 지금처럼 인터넷으로라도 확인을 했었지만 이젠 MBC <뉴스데스크>를 볼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DISBTM)도 "신경민 앵커를 끝내 하차시키다니, 원하는대로 이제 MBC 뉴스는 안 보겠다"고 밝혔다.
"언젠가 다시 복귀할 것 믿는다…할 말은 많아도 여기까지"
떠나며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는다"고 얘기한 신경민 앵커에게 누리꾼 역시 희망을 다짐했다.
한 누리꾼(아이디 'HIGHNDRY')은 "본래 폭풍은 휘어지지 않는 가지부터 부러뜨리는 법"이라며 "비록 지금은 상황에 떠밀려 물러나지만 언젠가 다시 <뉴스데스크> 앵커에 복귀하실 거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잊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SILVERSOUP')도 "당신이 있어 고단한 일상과 힘겨운 싸움을 내려놓고 밤 깊이 웃을 수 있었다"며 "엄혹한 시절을 뒤돌아 볼 때 당신의 용기를 기억하게 될 것이며 그 전에 다시 당신은 MBC 뉴스데스크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다"던 신 앵커의 말을 인용해 한 누리꾼(아이디 'SPEEDJO')은 이렇게 자신의 댓글을 마무리했다.
"신경민 앵커의 중도하차에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할 말은 많아도 제 코멘트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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