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가 노동 위기로 이어지면서 "양대 노총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요구가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5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노동포럼에 참석한 김동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두고 "큰 사안은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업에) 투쟁도 있어야 하지만 한국노총처럼 국민들 안에 녹아들어가기 위한 부분도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공동의 이익 찾기 위한 노력, 현 시점에서 필요"
현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개정을 비롯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복수노조 허용 등 쟁점이 되는 법안을 놓고도 각각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반대'라는 입장은 같지만 한국노총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주노총은 투쟁을 통해 이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목적이 같다는 점을 놓고 이날 포럼에서는 "함께 힘을 합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동만 부위원장은 과거 한국노총의 선거운동을 언급하며 "후보자가 노동조합 간판이 걸려 있으면 오히려 표가 줄어든다고 노동조합 사무실과 다른 사무실을 썼다"며 "투쟁일변도인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서로 간에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금융노조, 공공서비스 등은 단위 노조들은 서로 연대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중앙 조직간에는 연대가 안된다"고 거듭 밝혔다.
김동만 부위원장은 그 배경과 관련해 "장석춘 위원장이 출범한 이후, 직간접적으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대화의 손길을 뻗었지만 이석행 위원장은 인터뷰나 기자 회견을 통해 거부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쪽에선 러브콜을 계속하지만 민주노총에서는 거부하니, 자꾸 이렇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사실 외부에서는 양대 노총을 같은 노총으로 보고 있다"며 "심지어 민주노총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진 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왜 그랬냐'고 전화가 쏟아졌다"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계획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었다. 단순히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애둘러 말할 뿐이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한국노총에 이어 6일에는 임성규 민주노총 비대위 위원장을 초대해 노동 현안과 관련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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