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과 통화스왑 6개월 연장 성공

올 10월이 만기…환율 다시 급등하는데 '약발' 받을까

한국이 올해 4월이 만기였던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과 통화스왑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행은 4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현행 통화스왑계약의 만료 시기를 금년 4월 30일에서 금년 10월 30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한국 뿐 아니라 미 연준과 통화스왑 계약을 맺은 호주, 브라질, 캐나다, 덴마크, 영국, 유로지역(ECB), 멕시코,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및 스위스 중앙은행의 통화스왑계약에 적용된다.

한은이 미국과 통화스왑 계약 연장에 합의함에 따라 정부가 환율 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지난 연말 정부의 강력한 개입 등으로 1200원 대로 안정을 찾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다시 1400원 선을 위협하는 등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억 달러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통화스왑 자금 없이 2000억 달러 지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1월 외환보유고는 2017억 달러였지만,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외환당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스왑 자금을 절반 넘게 풀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왑 연장 계약에 성공했지만, 이번 연장의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의문이다. 이미 시장에 통화스왑 효과는 충분히 반영된 상태이고, 여전히 300억 달러 한도라는 점에서 한은이 지금 현재 실제 풀 수 있는 자금은 130억 달러를 조금 넘는다. 이미 상당액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만기연장 조치가 국내 외화자금 사정 개선 및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국내 외화자금시장 동향을 감안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하여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